글.유박사 SCM 칼럼니스트
오늘날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데이터’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들의 수요를 예측하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자 한다. 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해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해 내는 능력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공급망관리(SCM)와 수요관리 프로세스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성공 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적인 관리의 토대가 되었다.
▲ 공급망관리와 수요관리 두 프로세스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디맨드 플래너’
수요를 다루는 ‘디맨드 플래너(Demand Planner)’는 공급망관리와 수요관리 두 프로세스의 중심점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수요 정보에 관한 검토, 분석, 의사소통과 더불어 공급 및 재무부서와의 조정 및 동기화를 담당하고 있다. 향후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디맨드 플래너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앞서, 이번 기고에서는 수요관리 프로세스의 기본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예측’과 ‘계획’의 차이점
위 대화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휴가계획’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렇다면 유 차장과 한 차장 두 사람의 답변 중 무엇이 예측에 또는 계획에 가깝다 말할 수 있을까? 수요관리 프로세스에서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예측과 계획의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아래 웹스터(Webster) 영어사전의 정의를 살펴보자.
먼저 ‘예측’이란 아직까지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으며, 때문에 통제가 결핍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계획’은 사전에 준비된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누군가가 상황을 통제하며, 의지를 가지고 취해야 할 어떤 행위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대화에서는 한 차장의 답변이 계획이라 볼 수 있다. 휴가계 제출(시점) 및 비행기와 호텔 예약(확약)은 실행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즉, 예측과 계획의 차이점은 상황을 추정한 후 실행 약속의 유무에서 발생한다.
▲ 휴가‘계획’이 되려면 행위의 결정, 실행 약속이 포함돼야 한다.
수요계획과 판매계획
기업의 수요관리 프로세스는 수요예측, 수요계획 그리고 판매계획으로 분류 및 단계별로 운영된다. 필자가 컨설팅 중에 경험한 바, 수요예측은 잘 맞지 않다는 가정 하에 곧바로 계획을 작성하거나, 단순 통계적 예측에 국한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요예측은 과거 수요에 대한 질문으로 최소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통계적 예측 기법으로 시간에 흐름에 따라 연속된(일별, 주별, 월별) 과거이력자료(실적 또는 고객발주)를 활용하여 유사패턴을 가지고 미래 수요를 예상할 수 있다. 이렇듯 시계열 기법을 사용한 통계적 예측은 과거 수요를 살펴보는 기본 시각을 제공한다.
수요계획은 수요를 창출 및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의 판매 및 마케팅 활동의 결과물로, 향후 18개월 이상 판매할 제품/서비스 전체 수요에 대한 계획을 다룬다. 수요계획은 통계적 분석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업, 브랜드 그리고 제품개발부서의 의견을 토대로 계획 및 이를 뒷받침하는 가정 사항(Assumption)의 업데이트, 유관부서 간의 합의과정(Cross-Functional Process)을 포함한다. 또한 미래 지향적인 정보(프로모션, 가격책정, 신제품출시)는 수요의 역동성과 복잡성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월별 판매운영계획(S&OP, Sales & Operation Plan)의 목적은 수요계획을 공급 및 재무계획과의 조정, 이로써 수요에 대한 공급을 동기화 시키는데 있다. 공급담당부서(생산, 구매, 물류)는 제품을 생산하여 고객에게 운송, 납품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결정한다. 재무부서는 매출액, 현금흐름 그리고 이익의 재무적 효과를 검토 및 결정하게 된다. 이렇듯 판매계획은 수요 측면에서 판매운영계획의 결과물이다.
수요관리는 단지 예측이 아니다
수요관리 프로세스는 예측 이상의 것을 포함한다. 즉, 수요예측은 미래의 고객 수요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과 정보적으로 결합될 때 가장 유용해질 수 있다. 수요관리는 ① 수요에 대한 계획, ② 수요에 대한 공급 및 재무부서와 의사소통, ③ 수요에 대한 영향력(마케팅, 영업계획 실행) 그리고 ④ 수요에 대한 우선순위의 설정과 관리를 포함한다.
따라서 수요관리는 한 달에 한 번 발생하는 단순 반복적 업무가 아니라, 매달 수요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가정 사항(Assumptions)들을 검토 및 조정해 합의 과정을 거치는 재계획 Replanning 이자 지속적인 개선 Continuous Improvement 프로세스다. 결국 이 과정을 거치며 부서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예측의 정확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 차장의 휴가계획은 성공적이었을까? 이어지는 시리즈를 통해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