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짜장’, ‘전 짬뽕’, ‘으음~ 볶음밥’. 점심 식사로 중화요리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동료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불현듯 떠오른 의문점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메뉴를 주문한 사람도, 식대를 결제한 사람도 없었는데, 어떻게 배달이 왔지?” 식사 중에 “이거 누가 시켰어?”라고 물었더니, 후배왈 “엄기자가 주문 했는데요.”
“잉? 언제 전화했냐, 음식값은?” 그러자 후배들은 ‘저 아재(아저씨)를 어떡하냐’ 싶은 눈초리로 필자를 쳐다봤습니다. “선배, 요즘 누가 전화로 배달음식을 주문해요.”
기업과 고객의 소통 수단으로 ‘메시징(Messaging)’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배달앱이나 모바일 쇼핑 방식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 즉 대화형 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지금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문자로 요청하면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처럼 내게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모바일 세대에게는 문자를 이용한 소통 방식이 더 유창하고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월 사용자가 약 4000만명, 대한민국 인구의 약 8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는 수치에서도 이런 현상은 잘 나타납니다.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늘어나면서 2015년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의 22%는 통화 기능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메신저 사용이 늘면서 음성통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모바일 세대의 등장으로 메신저는 강력한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메신저 기능을 추가한 대표적 사례는 중국의 타오바오(Taobao)로 이 회사는 1대1 상담 시스템 ‘아리왕왕(阿里旺旺)’이라는 메신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아리왕왕을 통해 상품 구매 전 판매자와 대화하면서 제품, 배송 등에 대해 문의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에게 문의를 통해 가격 흥정도 가능하고 거래 방식도 결정하는 식입니다. 마치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과 거래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 모바일 상에서 구현된 것입니다.
이번호 기획 특집은 ‘이커머스를 지배하는 메시징의 시대’입니다. 올 4월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 2016’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향후 10년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신저에 있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메신저는 고객과 일대일 관계를 구축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상품 구색과 가격, 맞춤형 배송 등 기능적 요구 사항이 모두 충족된 다음 전장(Battle field)은 감성적 영역입니다. 본지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가장 효율적인 소통 채널로 대두되고 있는 ‘메시징’에 대한 혜안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