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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는 상점도 살린다(?)‘ O2O가 뭐길래’

by 김철민 편집장

2014년 08월 01일

쇼핑의 재구성… O2O 마케팅

 

 

글. 송인택 인턴기자 | 김철민 기자


직구(역직구), 옴니채널, 쇼루밍(역쇼루밍)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간 경계의 벽이 허물면서 물류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서비스의 요체는 간단하다. 물건은 좀 더 싼 가격에, 주문은 좀 더 편리하게, 배송은 좀 더 빠르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모바일 메신저의 등장으로 주목받는 새 트렌드‘O2O’(Online to Offline)도 마찬가지다. O2O는 오프라인 상점 마케팅을 온라인으로 돕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인 비즈니스로 텅쉰(騰訊·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적극 나서고 있고 요식업체, 패션업체, 결혼업체 등 유통·서비스업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의‘공동 프로젝트’, 네이버의‘라인’, 그리고 SK플래닛‘시럽’등이 모바일은 죽어가는 오프라인 커머스를 살릴 기회라며 야심차게 O2O를 준비 중이다. 변화하는 e커머스 물류시장, 이번호에서는「모바일 커머스의 뉴 트렌드 O2O」에 대해 알아봤다.


‘O2O(online to offline)’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대금 결제를 한 후에 현장에서 상품을 수령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것을 뜻한다. 사실 O2O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의 실생활에 존재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독자들도 온\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가 제공하는‘바로드림’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드림’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도서를 주문하고, 1시간 이후부터 자신이 지정한 교보문고 영업점 ’바로드림 존’에서 주문 도서를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직접 살펴보고 인터넷의 ’가격경쟁력’이란 혜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현재 모바일 매출 중 30%를 차지하고 있다.


상생과 협업이 기반

온라인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온라인 기업과 이미 존재하던 오프라인 기업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서로 결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력을 키울 때 쓰인다. 클릭 앤모르타르(Click & Mortar, 용어설명 참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난 2000년부터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다. 방송사와 포털의 제휴, 아마존과 소매업체들의 제휴, 구글과 소상공인들의 제휴 마케팅, 신문사와 포털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모델들이 상생과 동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것이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및 마케팅 채널을 확대함으로써 현실계와 가상계가 하모니를 이루는 트렌드를 뜻한다. 1990년대 PC의 등장과 2000년 대 웹의 보급으로 온라인 시대가 개막된 이래, 디지털 산업은 성장한 반면 순수 오프라인 산업은 위기를 겪어왔다. 신문이 포털로, 도서관이 검색으로, 백과사전이 위키피디아로, 방송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로, 워크맨이 MP3로 대체되어 왔듯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발달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대체재를 넘어 보완재가 되면서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시장과 기업의 경계는 허물어지는 추세다.

페이팔이나 애플에서 제공하는 BLE 비콘은 오프라인 상점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프로모션 정보나 상품 상세정보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따로 밴(VAN) 단말기를 이용해 카드를 긁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 쉽게 결제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오프라인 결제 장비나 매장·고객관리용 비즈니스 솔루션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확장돼 적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O2O 포문 연 모바일

모바일 메신저인‘라인’과‘위챗’은 O2O 전략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 브랜드·상점들이 라인에 계정을 만들어 고객들을 만나고 단골들을 관리할 수 있게 쿠폰 및 각종 프로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위챗 역시 유통·제조사들이 위챗을 통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O2O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마케팅은 기존 지역광고 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아마존의‘대시’(DASH)는 자주 구매하는 생필품을 스마트폰이나 PC의 도움 없이도 쉽고 빠르게 아마존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 월마트와 같은 기존 유통산업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월마트는‘스캔 앤 고’서비스를 통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보다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모바일을 이용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 합병, 첫 프로젝트

국내 유통기업들의 O2O 진출 사례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닷컴에‘스마트픽 2.0’서비스를 개설해 가격할인 비용 절반을 자신들이 부담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고객이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다. 동일한 상품이더라도 롯데닷컴의 판매 가격이 백화점보다 평균 5~10%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부담하면서까지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합병을 선언한 국내 2위 포털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가 첫 번째 공동 프로젝트로 O2O를 선택했다. 다음의 다양한 컨텐츠와 위치정보 등의 데이터베이스와 카카오톡의 플랫폼이 만나 온\오프라인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오프라인 상점 또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확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전체 유통시장이 제2의 부흥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로컬에 특화되어 있는 강점을 살려 대한민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혁신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변함없는 물류의 중요성

O2O의 영향은 유통업뿐 아니라 제조업에도 미치고 있다. 순수 오프라인 완구 기업인 레고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프로그램이 가능한 자동기기 제작 키트인‘마인드스톰’을 내놓으며 온라인과의 결합을 추진한다. 바비인형을 만드는 마텔사도‘앱티비티’라는 사물 인터넷 이용 장난감을 통해서 디지털 기반의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성숙과 함께, 기업은 성장이 아니라 당장의 생존을 위해 혁신을 추구하는 O2O 패러다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방식에 IT기술 대응을 했다고 해서 고객만족과 수익창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온오프라인의 재고관리를 개별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통합 관리를 통해 배송해야 하며,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온라인 구매 제품의 반품과 같은 역물류까지 고려해야 한다. 매장에 재고가 없으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하는 전략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O2O서비스 성공의 열쇠는 물류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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