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철민 CLO 기자
“마트와 작별하고 새벽배송. 예민한 먹거리도 새벽배송. 농장에서 하루만에 새벽배송. 퀄리티 있게 새벽배송. 내일의 장보기, 마켓컬리.”
신선식품 이커머스 플랫폼인 마켓컬리 새벽배송 광고에 유명배우 전지현 씨가 나온다. 퀄리티 있게~ (출처: 마켓컬리 홈페이지)
최근 마켓컬리 광고가 화제입니다. 유명배우 전지현 씨가 나오는 30초 짜리 광고를 살펴보면 국내 신선식품 시장과 물류 서비스 역할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한 줄로 요약하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사 먹고, 집밥보다는 가정간편식을 즐기고, 식재료는 새벽에 배송 받는걸 즐긴다’로 정리가 될 겁니다.
검색 키워드와 숫자로도 신선식품 시장을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우선 포털에서 신선식품을 검색하면 상위 키워드로 ‘온라인’, ‘가정간편식(HMR)’, ‘새벽배송’ 세 단어로 압축됩니다.
또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선식품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 중이고, HMR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가까이 커졌는데 이는 5년 동안 3배 성장한 속도라고 합니다. 특히, 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서비스인 물류, 즉 새벽배송 시장 또한 3년 전 100억원 정도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40배 껑충한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신선식품 시장의 폭풍적 성장세는 ‘새벽배송’이라는 물류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좀 다른 이야기 입니다만 얼마전 후배 기자가 SNS 담벼락에 올린 질문이, 하던 일을 멈추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십여년 ‘물류’를 주제로 글줄을 채우며 수백번도 넘게 듣고, 던졌던 질문이 바로 ‘물류란 무엇인가’ 였습니다. 물류업계에서 경력을 쌓았기에, 후배의 질문은 제가 하는 ‘일의 본질’에 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물품이 오가는 사이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과 기술 기반 서비스에 대한 관찰과 해석이 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물류의 본질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물품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서 교차되는 생활 영역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제조업 중심의 전통산업에서 물류는 좀더 확장적 의미를 갖고 있겠으나,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생활용품이 오가는 유통업 관점에서 물류는 생활에 대한 관찰이자, 소비자의 감정 소비에 대한 연구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실제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신유통채널은 온오프라인 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연구하고, 이를 알고리즘화(化)하는 작업을 물류 실행단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물류는 ‘생활의 발견이자 소비자의 감정 소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세대를 이해하고, 생활을 반영하며, 기술을 만난 식품의 상품성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생산부터 판매, 그리고 집앞 배송까지 전 영역의 과정을 공급망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30년전, 우리집 새벽 초인종을 울리던 서울우유와 야쿠르트 아줌마는 새벽배송의 원조였습니다. 온라인화가 가장 더딘 신선식품 유통시장의 갈길 바쁜 성장세가 결국 또 동네골목에서 터줏대감 물류를 만나 핫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죠.
물류는 곧 생활의 발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