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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왕 구글, 내일은 물류왕' 6년전 기사를 다시 꺼내며

by 김철민 편집장

2018년 11월 23일

[김편의 C애로우(Arrow)] 구글이 물류기업이냐고? 질문이 잘못됐잖아!

글. CLO 김철민 기자

 

10년전 이맘때쯤 일입니다.
필자가 모 일간지에서 쫓겨나듯 도망 나와 1년 동안 밤에는 대리기사로, 낮에는 블로거(김편의 SCL리뷰)로 지내던 시절. 과거를 청산하고 현재의 CLO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민정웅 인하대 교수와의 만남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안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는 이 시대의 레어템 서적 <미친 SCM이 성공한다>의 저자. 

 

그 시절 마지막 인터뷰이(interviewee)기도 했던 민교수는 미 스탠포드에서 학업을 마치고, 인하대 교수로 부임한지 3년차 되던 때였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교수님, 저 기자생활 그만둬요. 마지막 인터븁니다.” / “왜요? 기자님.” / “(물류시장이) 폼이 안나요.” / “그러긴 하죠. 저도 현장에 와서 보니 공부할 때랑 괴리가 너무 커요.” / (블라블라~)

 

이후 민교수와 필자는 술을 참 자주 마셨더랬습니다. 자그마치 1년 동안. 술자리 단골 메뉴는 ‘물류’ 였습니다. “기자님, 바야흐로 물류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 “IT 생태계 포식자들이 물류에 도전하고 있어요.” / “신유통 채널들의 승부처는 물류일 겁니다.” / (또 블라블라~) 

 

지금 생각해보니 둘다 미쳤던 것 같습니다. 밤낮으로 서로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어쩌면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며 자위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그분이 필자의 스승이 되어 계시더군요. 고백컨대 필자의 물류 개념 정립과 사상적 본원은 민 교수와 그 궤를 같이 합니다.  

 

2012년 12월, 필자가 <검색왕 구글, 내일은 물류왕>이란 제목의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본지가 세상에 태어난지 그해 첫 번째 기사입니다. “구글이 물류를 한다고요?”, “그렇다면 아마존은 물류기업인가요?” 6년이 흐른 지금도 이 질문은 과연 유효할까요. 과거에 썼던 기사를 왜 다시 꺼내는지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관련기사> 검색왕 구글, 내일은 물류왕
<관련기사> IT의 습격, 물류 생태계 붕괴한다


잘못된 대답 보다 더 큰 실수 '잘못된 질문' 
“누구냐, 넌”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극중 오대수(배우 최민식)가 15년 동안 왜 자신을 감옥에 가뒀는지 이유를 묻자, 이우진(유지태)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질문이 잘못됐잖아.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찾은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아저씨는 참~ 왜 내가 15년 동안 가뒀는지 궁금해 하시면 안되고, 왜 내가15년 만에 풀어줬는지를 궁금해 하셔야지…”

 

‘왜 내가 널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널 15년 만에 풀어줬을까’
 

필자가 학교에 가면 학생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폰 만드는 애플은 제조업체일까요? 나이키와 유니클로는 의류기업인가요?” 그러면서 이들 기업이 왜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를 잘하는 업체들인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자라(ZARA) 등은 왜 또 혁신기업으로 불렸는지 이들의 혁신사례 공통점으로 SCM 역량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동안 제 질문이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기업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 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느냐라고 물어봤어야 했던거죠.  로버트 사이먼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전략을 보는 생각 Seven Strategy Questions, 2015> 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실수는 잘못된 대답이 아니라, 잘못된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비롯된다.”

 

자율차, 빅데이터, 그래서 물류랑 무슨 상관인데
구글과 아마존 관련 기사들이 포털에 넘치고 있습니다. IT를 대표하는 양사가 각종 뉴스 소재가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눈여겨 볼 점은 뉴스의 절반 이상이 ‘물류’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다음달 미국에서 자율차(로보) 택시를 유료화 한다는 구글의 웨이모(관련기사)도 그랬고


한국판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쿠팡이나 신세계, 롯데 등 국내 커머스들의 연이은 투자 유치나 전략 발표(관련기사)도 또 그랬고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아마존식 규모의 경제인 풀필먼트 모델을 선택할 것(관련기사)이란 소식까지 아무튼 그렇습니다. 

 

<관련기사> 물류로 돈번다는 아마존 '풀필먼트로 본 규모의 경제'

 

‘구글과 아마존이 물류기업인 까닭’ 에 대해서는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가 쓴 <미친 SCM이 성공한다, 2014> 를 읽으면 다 나옵니다. 복잡한 퍼즐 속에서 명쾌하게 그 단서 를 찾을 수 있으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을 집필하기 전인, 2012년 12월 민교수와 인터뷰했을 당시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구글이 물류에 관심을 보이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Bits(정보)와 원자(Atoms)의 결합을 통한 제3의 산업혁명의 창출로 볼 수 있다. 18세기 시작된 제1의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촉발을 가져왔다. 산업혁명은 제조 및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산업을 새롭게 정의했고 이를 통해 인류사회에 물질적인 풍요를 안겨주었다. 뒤이어 1990년대 시작된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제2의 산업혁명을 불러일으켰으며, 디지털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산업의 생성과 함께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생활패턴을 가능케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글은 비록 제2의 산업혁명을 통해 존재하게 된 기업이지만, 여기에 제1의 산업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제조업의 패러다임(Atoms)을 인터넷 산업의 패러다임(Bits)에 변증법적인 관점에서 하나로 합치는 그러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고, 이러한 합성의 과정을 매개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물류를 활용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물류인들이 공급망관리를 처음 접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물적 흐름과 정보 흐름의 연계>라는 자명한 명제를 구글은 새로운 관점에서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속의 모든 혁신과 발견이 그러하듯 SCM의 평범한 진리에서 출발한 구글의 물류산업 전략은 또다시 새로운 변혁과 혁명의 시발점이 될 확률이 크다. '오픈 소스(Open source)'를 기반으로 자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협력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구글의 가치와 전략은 공급망을 구성하는 공급자, 고객, 물류기업, 그리고 심지어는 경쟁자에게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시장을 독식하는 공룡으로 등극방향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구글의 물류 잠식이 제3의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점잖은 표현 대신 생태계 붕괴혁명을 가져올지 모르고, 그 점에서 구글의 빅데이터는 산업의 핵심네트워크로 부상하는 물류와 물류기반의 시대를 습격하고 있다. 이래서 구글이 강자고 무섭다.”

 

출처: 구글 비트와 원자 결합 개념도, 미친 SCM이 성공한다 2014

 

<관련기사> 구글, 비트와 원자를 결합한 물류기업
<관련기사> 퍼즐로 맞춰본 아마존 물류
 
다시 말씀드리지만 위 내용은 6년전 인터뷰 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학자나 기업가라도 미래를 100% 내다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현상들을 분석하고, 이를 다시 종합해 본다면 향후 어떠한 흐름이 지배적이게 될지 관측할 수 있을 겁니다.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구글은 과연 어딜 향해 가고 있나요?”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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