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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쫓는 쿠팡의 ‘B-side’ 이야기

by 김철민 편집장

2018년 10월 31일


[김편의 C애로우(Arrow)] 물류부문 떼네 적자 털고, 택배회사 붙여 수익 창출(?!)

글. CLO 김철민 기자

 

[viewpoint]
첫째, 쿠팡은 택배시장의 ‘메기’가 될수 있을까? 
둘째, 택배 진출은 적자 구조를 떼내는 묘수인가? 
셋째, 아마존은 여전히 롤모델인가? 


 
“쿠팡, 요즘 어때요?”, “내년도 전망은 괜찮은가요?”
몇몇 대기업 오너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쿠팡에 대한 이야기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질문이 ‘적자인 쿠팡이 언제까지 버틸수 있겠느냐?’입니다. 재계에서는 ‘쿠팡이 위기인가, 아닌가’를 가늠할수 있는 단서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쿠팡에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를 투자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화법(話法)’에서 그 힌트를 얻을수 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손 회장의 칭찬이 '투머치(과하면)'하면 (그 대상을, 그 대목을)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는 것인데요. 귀동냥하는 기자에게는 꽤 설득력 있어 보였습니다. 기자라고 뭔들 다 알고 있겠습니까? 그러니 판단의 몫은 독자에게 돌립니다.  

 

그런 쿠팡이 ‘택배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CJ대한통운, 롯데, 한진처럼 택배운송사업자들과 동등한 자격을 갖춘다는 것인데요. 

“쿠팡이 원래 택배하지 않았어요?”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새삼 놀랍지도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쿠팡맨’, ‘로켓배송’은 대한민국 국민(10~30대 젊은 세대)이라면 잘 아는(유명한) 배송 서비스인지라, 쿠팡이 진작부터 택배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거든요. 주문한 물건을 내 집앞까지 잘 갖다주면 될뿐 ‘이게 택배인지’, ‘쿠팡맨 배송’인지 소비자들은 별반 관심이 없어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진 설명: 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쿠팡맨이 택배상자에 그린 그림과 메시지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감성택배'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출처: 구글 검색결과)

 

여기서 잠깐!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택배’와 ‘쿠팡맨’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른바 ‘3PL(3자물류, Third Party Logistics)’ 개념에서 구분됩니다. 


“기자 양반, (물류에) 관심없다는데 왜 자꾸 어려운 용어를 또 쓰는거야?” 
(죄송해요~)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CJ대한통운 등 일반 택배사들은 11번가, 지마켓 등 고객사가 판매한 물품을 소비자에게 대신 배송해줍니다. 즉, 이커머스가 직접 배송에 참여하지 않고 택배사에게 화물을 위탁(맡기는)하는 구조이죠. 반면 쿠팡맨은 자사에서 구입(사입)한 물품에 대해서만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즉, 쿠팡의 택배업 진출은 자신들이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물품 이외에도 타사(예를 들어 11번가 등)의 화물에 대해서도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죠. 이게 3PL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 택배의 자격에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노란색 번호판(영업용)’입니다. 노란색 번호판이 아닌 ‘흰색 번호판(자가용)’이 달린 화물차량으로 돈을 받고 물건을 운송하는 것(유상운송행위)은 불법입니다. 그동안 택배업계와 쿠팡이 서로 ‘너도 택배니?’, ‘응, 나는 쿠팡맨!’, ‘너 불법?’, ‘응, 나 불법아니야!”라며 양측 간 진흙탕 싸움을 벌이다 정부가 중재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정부는 쿠팡맨 서비스에 대해 자사의 물량만 운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운행을 허가했고, 일반 택배사와의 마찰에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사진 설명: 쿠팡맨 서비스는 일반 택배차량과 달리 영업용 번호판(일명 노란색 번호판)이 아닌 자가용 번호판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일반 택배차량도 자가용 번호판을 달고 운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쿠팡은 택배업 진출 선언으로 이제부터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이 필요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쿠팡은 자사 물량이 아닌 다른 업체(화주)의 물건에 대해 돈을 받고 배송을 해주는 ‘유상운송행위’를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기자 양반! 듣다보니 질문이 하나 생겼소~ 그래서 쿠팡의 택배 진출이 뭐가 그리 중요하오?”
맞습니다. 소비자들은 쿠팡의 택배 진출이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다만, 쿠팡을 둘러싼 유통이나 택배, 그리고 금융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몇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첫째, 쿠팡은 택배시장의 ‘메기’가 될수 있을까? 
둘째, 택배 진출은 적자 구조를 떼내는 묘수인가? 
셋째, 아마존은 여전히 롤모델인가? 
 

 

하나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질문부터.
쿠팡이 택배(물류)를 수익모델로 선택한 것에 대해 업계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쿠팡은 택배업 진출로 택배업계와의 해묵은 마찰(불법 유상운송행위 논란)을 종결시킬수 있습니다. 또 쿠팡은 택배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도 있게 됩니다.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조원 규모인데요. 이중 쿠팡이 시장의 10분의 1만 챙겨도 한해 5,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 택배시장이 녹록지 않습니다. 기존 택배사들은 박스당 원가를 1,500~1,900원대에 배송해 수익을 남기는 구조로 만들어 놨습니다. 20년 넘는 택배시장의 업력(업체간 치킨게임을 통한 치열한 가격경쟁 속에서)은 하루이틀에 만들어진 것은 아닐겁니다. 현재 쿠팡은 박스당 3,000~4,000원 수준의 원가를 확보한 수준에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입니다. 이런 쿠팡이 과연 기존 택배사를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또 기존 택배의 경우 <집하-환적-배송>의 단계를 거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지역간 이동에 필요한 간선 운행입니다. 이를 다른말로 ‘환적(중계) 터미널’의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쿠팡의 배송 프로세스는 택배사와 좀 다릅니다. 관할구역 내 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분배(Distribution)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아직까지 간선 기능(지역간 이동)이 빠져있습니다. 또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가한 노란색 번호판(택배용 ‘배’ 번호판)을 쿠팡이 신규로 발급 받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택배 기사를 모집해야 합니다. 앞으로 쿠팡의 행보에 대해 좀 더 관찰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쿠팡은 지난해 약 6,400억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2016년 5,650억원, 2015년 5,470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3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1조7,000억원인 셈이죠. 재무제표의 확인이 필요하지만, 쿠팡 적자의 주된 원인은 쿠팡맨, 로켓배송 등 고원가 서비스에서 기인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입니다. 이에 대해 쿠팡은 ‘물류비’라 부르지 않고 ‘서비스 비용’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일반적 개념상 쿠팡맨과 로켓배송 서비스는 ‘물류’에 속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쿠팡이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한 것을 놓고, 쿠팡이 만성적자 요소인 ‘물류’를 떼내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쿠팡은 ‘그거 아니거든’, ‘잘못 짚었어’라는 입장을 고수 중입니다. 그래서 사실 판단 유무는 아직 이른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쿠팡이 내년을 넘길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전망을 심심치 않게 내놓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쿠팡이 추가 투자유치나 M&A(인수합병)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적자구조를 개선하는 자구책(돌파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좀 어렵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유추는 ‘쿠팡은 아마존을 여전히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인가’란 ‘가설(假設)’에서 시작됩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이제부터 기자의 견해는 소설이 될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판단의 몫도 독자에게 넘깁니다. 다만, 예측이 아닌 관측이라는 관점에서 쿠팡이 흘린 정보의 부스러기(조각)들을 하나, 둘 살피다보면 그려지는 그림이 있는데요. 예상했듯이 바로 ‘아마존’입니다.

최근 쿠팡이 대학생, 가정주부 등 일반인을 통한 배송실험에 나선 ‘쿠팡플렉스’, 또 자사 에 입점한 판매사들의 물류를 대행해주는 ‘풀필먼트센터(FC, Fulfillment Center)’, 심지어 지역배송거점을 캠프(Camp)로 불리는 것조차 ‘아마존의 그것(Amazon Flex, Fulfillment by Amazon)’과 너무 닮았습니다. 지난해 쿠팡에서 퇴사한 헨리 로 수석부사장(로켓배송 총괄)을 비롯해 아마존 출신 인사들이 경영일선 곳곳에 참여한 것도, 아마존을 쫓는 쿠팡의 단상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쿠팡은 과연 아마존이 될수 있을까요? 

 

쿠팡이 국내 물류시장(택배 포함)에 던진 화두는 유의미합니다. 바로 ‘실험 정신’입니다. 이커머스발(發) 물류 혁신에서 디지털 중심의 생태계 전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쿠팡은 물류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서비스를 혁신해야 하는지를 쿠팡맨과 로켓배송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또 전기화물차 도입을 통한 친환경 배송과 ICT기술력을 통한 효율적인 물류 관리와 배송을 한다고 발표한 것도 시장 변화에 더딘 대형 택배사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친절 등 택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신뢰로 반전시킨 쿠팡맨과 로켓배송 서비스는  시장의 혁신 사례로 수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본보기가 됐습니다. (이또한 쿠팡의 사업성공 여부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화제의 쿠팡이 택배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쿠팡이 대기업 중심의 택배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기대하는 업계의 시선이 늘고 있습니다. 최대 수혜자는 소비자들이 될 공산이 큽니다. 왜냐하면 ‘메기 효과(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뜻함)’가 먹힌다면 택배시장이 물량경쟁에서 품질경쟁으로 변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연이은 적자의 시련 속에서 쿠팡이 ‘물류’라는 새로운 기회를 찾았습니다. 쿠팡맨, 로켓배송에 이은 쿠팡발 물류 실험이 시장에서 또 통(通)할지, 실패할지 섣부른 판단은 유보해야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선 그게 ‘팩트(Fact)’입니다.

 

<참고하면 좋은 기사>

로켓배송 위법논란 총정리, 1년 반의 기록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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