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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물류 ‘데이터 패권’에 맞서다, 자발적 해운물류 협의체 ‘GSDC’란

by 신승윤 기자

2019년 07월 26일

디지털 전환 대응 위한 자발적 협의체,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GSDC)

GSDC의 목표는 무엇이며, 기존에 등장한 협의체와 어떻게 다른가?

'갈증'으로 탄생한 협의체, 뚜렷한 '성과'만이 발전 및 존속 가능케할 것

글. 신승윤 기자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Global Shipping&Logistics Digitalization Consortium, 이하 GSDC)은 물류, 해운, 제조 분야 기업들과 더불어 공공기관과 연구소 등 총 20여 개 조직이 참여한 자발적 협의체다. 지난 17일 창립 예비모임을 가졌으며, 향후 회원사 간 합의 및 협정서 작성 과정을 거쳐 9월말 정식 발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모인 GSDC 회원사들은 급격한 글로벌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개별적 대응의 한계를 인식하고, 협업 및 공유 기반의 공동 대응을 위해 한데 모였다. 그 가운데 특이한 점은 해당 컨소시엄을 기획 및 주도하는 업체가 작년인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 ‘밸류링크유’라는 것이다. 관련해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를 통해 GSDC의 설립 목적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1. GSDC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한 모임인가?

 

국제 물류서비스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장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이며, 그 가운데 트레이드 렌즈나 DCSA( Digital Container Shipping Association)를 통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글로벌 1위 해운 기업 머스크(Maersk)의 데이터 패권 전략은 향후 글로벌 해운 시장 내 절대자로 군림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머스크는 엔드-투-엔드 통합 물류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데, 이는 해운산업뿐만이 아닌 물류시장 전체에 큰 파장으로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데이터나 기술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택은 회원사나 사용자로 참여하는 수준, 즉 종속적일 역할 밖에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SDC는 국내 기업들의 연합을 구축, 협력과 공유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를 헤쳐 나가려 한다. 디지털 전환에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돕고, 데이터 표준화 이상의 제반 기술들을 함께 적용해나갈 방법을 찾아나감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글로벌 해운 시장의 데이터 패권을 구축해나가는 머스크(Maersk)

 

지난 예비모임을 통해 확정한 GSDC의 설립 목적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디지털 전환 추세에 맞춰 해상운송을 포함한 국제 물류 공급망 내 참여자간 양극화 및 정보와 기술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참여 기업들의 공동 이익과 미래 발전에 대한 균등한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①공동 연구 및 개발, ②정보 및 데이터 표준화, ③산출물과 가치 공유와 협업, ④미래 공동 성장 기반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Q2.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발족한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비롯해 국토부나 중기부 주도로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했으며, 작년도부터 진행한 ‘블록체인 협의회’ 등 또한 존재한다. GSDC의 경우 이런 회의체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국제 물류 서비스는 말 그대로 다국적 범위를 포함해야 하고, 그 생태계 내에는 해운 기업 외에 물류, 제조, 유통, 무역 등과 같은 각기 다른 산업 내 기업들이 연관돼 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협의체들은 그 범위가 국내로 한정되거나, 타 산업 간의 교류 단절, 참여 기관들이 정부 공공기관이나 연구기관으로 한정되는 경향을 보이거나, 정책의 지속성 등에서 문제가 반복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달리 GSDC는 보다 빠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조직 및 활동하는 협의체다. GSDC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을 기술이 아닌 데이터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특정 기업이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회원사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관련해 생태계 내에서 중립성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밸류링크유가 기술 공유라는 마중물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진정한 지름길이 되고자 노력하는 협의체가 되겠다.

 

Q3. 밸류링크유는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DC가 기업들이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밸류링크유는 해운물류 산업 내에서 신규 가치 창출과 공유 기반의 상생 생태계 조성을 경영 이념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이 아닌, 데이터 생성을 위한 운영 솔루션 무상 제공,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무료 EDI 서비스, 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식정보 제공,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술 개발을 위한 통합 데이터 플랫폼 등 이번에 추진하는 GSDC의 기반 서비스와 기술을 이미 구비하고 있다.

 

또한 밸류링크유의 임직원들은 글로벌 실무 경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연계 기업과의 네트워크 기반과 기술력을 구비하고 있기에 GSDC와의 상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협의체 운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요소들이 GSDC를 정착시키고, 성장시켜나갈 최적의 조건들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밸류링크유는 데이터 기밀 유지는 물론 충실한 거버넌스와 큐레이션을 통해 회원사들에게 공동의 이익을 전하겠다.

▲ 17일 GSDC 창립 예비모임에서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

 

Q4. 현재 어떤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가?

 

현재 20여 개의 해운, 물류, 제조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판토스, 한솔로지스틱스, 삼영물류 등 물류 기업들과 SM상선, 남성해운 등 해운 기업이 함께하고 있으며, 자문교수로는 민정웅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기업들과 공공기관, 연구소 등에서 합류할 예정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물류 컨소시엄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5. 향후 컨소시엄과 관련해 구체적인 업무 계획이 있다면?

 

예비모임 이후 9월말까지 추가로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포함해 컨소시엄을 발족할 예정이다. 창립시점에서부터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기반 카고 트래킹 시스템과 빅데이터 시스템 개발 등을 진행해 회원사들에게 초기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GSDC는 회원사들이 주도하는 실무적 접근 방식을 지향한다. 때문에 디지털 전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데이터를 생성하고 모으는 것에서 그 첫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밸류링크유의 커머셜과 통합 데이터 플랫폼, 운영 솔루션들이 그 기반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 분석과 생산, RPAI(Robotic Process Automation +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이를 회원사들의 사업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 2년 내 이 모든 과정을 글로벌 수준 이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 적용의 선행 과제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표준화 역시 함께 추진하여 데이터 교환 시의 추가 비용과 노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GSDC는 오픈 컨소시엄이다. 어느 기업이나 단체라도 참가비, 운영비 부담 없이 참여 가능하다. 결과물을 서로 공유해 공평한 기회를 보장할 것이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기회를 만들어 빠른 시간 내에 경쟁력을 배가 시키고자 한다.

 

자발적 협의체의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며

 

GSDC의 특별한 점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갈증’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등 시대가 요구하는 이상과 달리, 실제 시장 플레이어들은 디지털 전환의 뚜렷한 목적과 방향을 수립하기 어려웠으며, 이를 국가차원에서 지원하기에도 온도차가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 가운데 홀로 해소할 수 없는 갈증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GSDC가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단 ‘실무적 접근 방식’을 지향한다는 컨소시엄의 운영 방침처럼, 회원사들이 뚜렷한 성과를 이뤄야만 보다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GSDC가 해운물류, 나아가 제조와 유통 등 세계 공급망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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