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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물류학개론] 알파고가 재고관리를 한다면

by 김정현 기자

2016년 03월 11일

김정현기자의 물류학개론(아홉번째 이야기)

알파고가 재고관리를 한다면

(사진 : nevsedoma)

 

지난 10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에개 또 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세돌 9단의 2연패 이후 “이제 스카이넷의 지배가 도래했다”, “알파고를 통한 지구멸망 시나리오” 등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공지능의 범위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여러 산업에서 로봇은 쉽게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로봇이 미래인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로봇이 인력을 대체함으로써 제조업 고용주의 노동에 대한 지출이 16% 줄어들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BCG는 그중 한국의 경우 상승하는 노동임금으로 인해 로봇사용이 더욱 높은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연속으로 패하면서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노동집약적인 물류산업은 인공지능이 도입될 경우 노동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되는 산업군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이 시점, 실제 물류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을까요?

 

 

드론에도 인공지능이?

 

이제 물류업계에서는 조금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드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초기 드론은 군사 분야의 정찰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드론이 민간기업, 특히 물류업계까지 넘어와서 화두가 된 것 역시 꽤나 오랜전 이야기입니다. DHL의 ‘파셀콥터’,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알리바바의 드론은 이제 식상합니다. 국내 또한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대한항공, 쿠팡 등 41개사를 드론을 통한 배송 시범사업단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드론에 인공지능이 도입됐다는 이야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애플은 드론 제작사 DJI와 파트너십을 통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제한 드론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드론은 장애물 탐지 시스템이 부착되어 있어 항로에 장애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경로를 재 탐색하게 됩니다. 아날로그 조종형 드론에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진 것입니다. 이제 드론은 드론끼리 혹은 조류 및 비행물체와 부딪치지 않기 위해 패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물류센터에도 인공지능이?

 

이미 오래전부터 물류센터나 생산공정에서는 로봇팔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물류산업에 적합한 추가적인 장치를 더해 물류센터에서 이용되고 있는 추세가 최근 관측되고 있습니다. 화물의 상하역뿐만 아니라 흔히 현장에서 ‘테트리스’라고 부르는 팔렛트에 화물 크기를 구별해 적재하는 파렛타이징까지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야스카와사의 모토맨이나 화낙의 빈피킹 로봇은 파렛타이징, 피킹 및 포장 등 다양한 물류센터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쿠카의 이바(IIWA)로봇은 무인운반차(AGV)와 로봇팔이 합쳐진 모델로 자율운행을 하며 상품을 피킹합니다.

 

이러한 물류센터 로봇분야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일본 제조업체 히타치(Hitachi)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물류센터에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상하역과 같은 업무가 아닌 센터 관리 측면에서 프로그램을 구축한 것입니다. 처음 목적은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업무 프로세스 및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위와 같은 사례에서 더 나아가 미래의 다양한 물류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넓은 범위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본다면 현재 물류산업에 상용되고 있는 로봇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탑재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류 인공지능, 어디까지 가봤니

사실 항만에서는 인공지능(AI)이 이미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수십수백척의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상하역 작업을 통해 항만을 거쳐갑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어떤 화물을 먼저 하역할 것인지와 같은 상하차뿐만 아니라 빠른 환적을 위한 프로그램이 설계된 것이죠. 특히 독일 함부르크 자동화 항만은 대부분 사람의 개입없이 모든 프로세스가 무인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류로봇 및 자동화설비업체 쉐퍼시스템즈 신성일 이사는 “전통적으로 항만에서 사용되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차량 라우팅, 최적 경로 탐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며 “전체 공급사슬망 관점에서 인공지능은 많은 개선점을 제시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의 빅매치를 계기로 인공지능과 로봇 분야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전 많은 사람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남은 3번의 대국, 이제는 오히려 이세돌 9단이 한 번이라도 승리를 거두느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성적인 분야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바둑까지 공략 했다고 회자되는 이 시점, 앞으로 인공지능은 물류산업에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올까요.

 

오는 4월 14일 로지스타서밋에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논해보겠습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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