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의 가격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는 반면 국내 초콜릿 소비자가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원료 가격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코코아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남미, 아프리카 서부의 코코아 수확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1921달러로 최근 8년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년과 비교하여 33% 하락한 수치다.
톤당 1921달러로 최근 8년간 최저치를 기록한 코코아 가격(자료=WSJ)
코코아 원료 가격 하락은 초콜릿 제조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오레오 쿠키(Orea cookies)와 캐드베리(Cadbury Chocolates)의 제조사인 몬델리즈(Mondelez)는 블룸버그를 통해 코코아 가격 하락으로 초콜릿 제조 비용이 절감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초콜릿 소비자 가격은 원료 가격 하락 추세에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실제 국내 초콜릿 가격은 2007년 이후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콜릿 가격은 2007년에는 전년대비 5.5% 상승했으며, 2008년에는 23.4%, 2009년에는 13.3% 올랐다. 2010~2013년 사이에는 3% 미만의 상승률을 보이다 2014년에 16.7%, 2015년 4.6% 상승했다.
초콜릿 제조사가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중간 이익을 취하는 것일까. 복수 초콜릿 제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초콜릿 제조 원가는 코코아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공급업체로부터 조달받는 초콜릿 원자재 및 가공품 공급가격이 이전과 동일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원자재 공급가격이 이전과 같아서 초콜릿 제조원가에도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초콜릿 제조 및 납품업체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초콜릿 원료는 코코아 원산지에서 직접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유럽에서 1차 가공을 거친 후 국내 수입된다"며 "유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가공에 필요한 원료 가격도 하락한 상황이지만 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는 원자재 가격은 4년 동안 제자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