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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회오리 물류시장 빅뱅

by 김철민 편집장

2014년 04월 11일

국내 물류업계‘간판’이 바뀔 태세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기업들이 해운·물류부문 계열사를 M&A;(인수합병)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원유, 제철 원료, 액화가스, 발전용 석탄 등 대량 화물 화주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화주기업의 물류업 진출에 물꼬가 트인 셈이다. 육상운송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상위권 종합물류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와 동부익스프레스를 계열사를 둔 현대그룹과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물류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재계의 허리를 받치던 대기업들이 물류계열사를 내놓자 경쟁력 있는 중소형 물류업체들도 M&A 시장에 매물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M&A; 회오리가 물류시장에 휘몰아치고 있다.



업계 ‘간판’ 바뀌나

포스코, 롯데, GS,한국전력 등 대기업들이 해운 및 종합물류, 택배 등 본격적인 물류사업 진출이 가능해질까. 정부는 지난달 원유, 제철 원료, 액화가스, 발전용 석탄 등 대량 화물 화주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해운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인수합병(M&A;)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사상 최악의 불황에 빠진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다만 기존 해운업체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주가 인수한 해운사는 자기 화물 운송을 30%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그동안 대형 화주는‘해운법 24조’에 막혀 해운업에 진출할 수 없었다. 해운법 24조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운업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가 대형 화주의 해운업진출여부를 결정하도록 돼있다. 해운뿐만 아니라 육상운송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10위권 종합물류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와 동부익스프레스를 계열사를 둔 현대그룹과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물류계열사 매각을 검토·추진중이다.

포스코,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전력 등 대규모 수출입화물 물동량을 가진 제조업체(화주)는 해운사를 목표로, 롯데와 GS 등 유통업체들은 택배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물류 역량 키우는 유통업체들


택배 3위권인 현대로지스틱스가 매물로 거론되자 국내 대형유통업체들의 잇단 러브콜이 예상된다. 현대그룹과 일부 금융권에서는 전체 매각이 아닌 자본유치를 위한 검토라고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구조조정 요청의 수위에 따라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점쳐지고 있다.

우선 택배 등 물류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롯데와 신세계, 농협, 현대백화점, GS, SK 등 대형 유통업체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업체들은 과거 대한통운 M&A;에도 관심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영원한 인수 후보들이다. 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후계 구도를 위해 매출을 더 늘려야 하는 현대글로비스와 더불어 로젠택배를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 PEA도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지난해 온라인 쇼핑시장규모가 42조 원으로 추정, 사상 처음으로 대형마트를 넘어섰다”며“모바일 등 전자상거래가 갈수록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대형유통업체들이 택배 등 물류사업에 대한투자확대와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아마존, 중국알리바바 등 세계굴지의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물류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물류기업 인수 등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롯데, 신세계, GS 등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했거나 신규증축을 계획하는 등 온라인유통시장성장에 대비해 물류 역량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도 물류시장 매각 이슈 중 또 다른 한 곳인 동부익스프레스는 KTB프라이빗에 쿼티(PE)와 ‘바이백(매도 후 재매수)’옵션을 추가해 동부그룹에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동부익스프레스에서 분사한 동부택배 매각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의약품운송 등 신선물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 분야의 특화업체인 용마로지스 매각도 M&A;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용마로지스는 모기업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의 의약품 수송을 독점하며 지난해 매출 1246억 원, 영업이익 55억 원을 기록했다. 용마로지스 매각은 사실 현대로지스틱스보다 앞서 매물로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이 회사의 매각은 꾸준히 점쳐져 왔다. 특히, 용마로지스는 의약품운송 전담 차량 및 영업조직이튼튼해 중소형 매물 중 가장 알짜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용마로지스 인수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CJ대한통운이다.CJ대한통운 통합 이전인 CJ GLS시절부터 의약품 물류를 비롯해 식자재등 신규 신선물류 분야에 대한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용마로지스 인수를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롯데, 신세계, GS 등 대형유통업체들도 용마로지스 인수에 매력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유통 및 편의점, 슈퍼마켓(SSM) 시장에서 식료품 배송 등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 이들 유통업체들은 신선물류에 대한 투자가 시급해진 것도 그 이유다. 유통업계 고위 임원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면서 신유통업의 핵심이 물류가 되고 있다”며 “소셜, 모바일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물류역량 강화와 이분야에 대한 M&A;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F 가세… 요동치는 해운시장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만인수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벌써부터 정유사와 제철사, 발전사 등 대형 화주와 해운사간 짝짓기구도가 거론된다. 포스코는 대우로지스틱스를, 현대글로비스는 팬오션을, 에쓰오일은 한진해운 원유운송 사업부문을 품는 시나리오다. 한국전력과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 오일뱅크 등도 유력한 해운사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매물로 거론되는 해운사는 STX그룹 해체 과정에서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중인 팬오션과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의 만기를 앞둔 대우로지스틱스다. 팬오션과 대우로지스틱스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손꼽힌다. 포스코는 PEF출자를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며 해운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제철의 일감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벌크선 사업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해운사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사세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대형화주들을 상대로 해운 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PEF(사모펀드)들의 경쟁도 가세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연내 출회가 유력한 구조조정매물은대우로지스틱스와 최근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팬오션이다. 지난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대우로지스틱스는 2011년 블루 오션 PEF에 인수됐다. 이 펀드의 만기는 오는 5월이다. 지난해 STX그룹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새롭게 최대주주로 등극한 KDB산업은행이 팬오션매각을 추진중이다. 약정액 1200억 원 규모의 블루 오션 PEF는 대우로지스틱스의 지분73.3%를 보유하고 있다. 펀드운용사는 NH농협증권이지만, 포스코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펀드지분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포스코가 PEF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우로지스틱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는 2009년에도 계열사 포스틸을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추진했다. 이후에도 포스코가 대우로지스틱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징후는 꾸준히 포착됐다. 펀드만기가 도래하면 현행법이 정한 최대 40%의 지분을 포스코가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우호주주에게 넘겨 대우로지스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해운업에 진출하는 구조가 거론되기도 했다. 벌크선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현대 글로비스와 팬오션의 짝짓기 구도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물류를 담당하기 위해 출범한 현대 글로비스는 최근 들어 비(非) 자동차 물류와 상사(유통)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오션을 비롯한 옛STX그룹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선박을 사들이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행 해운법의 대형화주 해운사 인수제한 규제가 사문화된 셈”이라며 “마침 대우로지스틱스와 팬오션이라는 법정관리매물이 등장할 시기라는 점에서 이들 해운사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어온 기업들의 ‘러브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알짜기업들 ‘왜’ 팔리나

현대·동부·한진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상위 10위권 물류업체들 줄줄이 ‘매각’

현대, 동부, 한진그룹 등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이들 3사는 해운, 종합물류(택배), 항만하역 등 전통적인 운송물류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주목할 점은 한 모두 물류부문계열사와 자산매각이란 카드를 내세워 시장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류업계는 국내 10위권내에 있는 전통적인 물류전문업체들이 M&A; 시장의 매물로 나오자 제조,유통업 등 화주기업들에게 3PL, 택배 등 물류시장이 잠식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재계 서열 19위 동부그룹은 육상운송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를 매각한다. 또 그룹 오너가 숙원사업으로 여기는 반도체 회사(동부하이텍)와 알짜계열사(동부 메탈)를 매물로 내놨다.

21위 현대그룹은 택배가 주력인 현대로지스틱스를 내놨다. 이에 앞서 현대증권, 현 대자산운용,현대캐피털 등 금융 3사  매각이란 자구책을 내놨다.  재계 9위인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대한항공의 에스오일지분과 보유항공기, 부동산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계열사 매각은 없다지만 자구책에 대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반응 수위에 따라 한진해운과 ㈜한진 등 계열사간 합병과 알짜 사업인택 배에 대한 매각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들 모두 타이밍을 놓치면 자칫 그룹이 해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 결과다. 그렇다면 동부,한진,현대그룹의 승부수는 통할까. 이번 자구계획으로 3개사는 약 12조 원(한진 5조5000억 원, 현대 3조3000억 원, 동부 3조 원) 자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복안이다.

시장 전망은 극과 극이다. 알짜 기업이 여럿 매물로 나온 만큼 치열한 인수전 속에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매물은 넘치는데 살 곳이 없다는 비관론도 만 만치 않다. 실제로 올해 물류관련 M&A; 시장 은 넘치는 매물로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동부택배, KG옐로우캡 등 택배회사는 물론 동부익스프레스, 용마로지스 등 종합물류업체들도 인수자를 기다린다. 전체 M&A; 규모는 약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컨설팅과 M&A;자문업계에 따르면 D사,S사,K사,I사 등 매물이 더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동부,한진,현대그룹을 포함해 두산,효성,한국 GM,한라,한진중공업,동국제강,대성그룹,한국타이어,애경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중 일부가 구조조정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재계의 허리그룹인 한진, 동부, 현대의 자구계획 성공 여부는 향후 기업 구조조정 전체 판을 흔들 관전 포인트다.

재계가 숨죽여 세 그룹을 지켜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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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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