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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한국형 택배시스템 도입한다"

by 김철민 편집장

2014년 03월 04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글로벌 가구유통업체인 이케아(IKEA)가 한국식 배송(택배)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국내 1호 매장인 광명매점 오픈을 앞두고, DIY(DO IT YOURSELF) 가구를 배달할 물류업체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이케아는 지난 2006년 진출한 일본에서도 배송·조립·설치 서비스를 적용한 바가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형 택배시스템을 적용하려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통(通)할까…이케아 한국 상륙에 물류기업 '몸살' )

현재 이케아 물류 파트너로 선정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내 물류기업들은 CJ대한통운, 한솔CSN,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등 대형 업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는 다음달 중 택배사업자 입찰을 위해 공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실 이케아의 한국 토착화 전략은 배송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공연한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월마트와 까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의 무덤이었던 한국에서 이들 기업이 '통'하려면 우선 택배부터 챙겨야할 것”이라며 “국내 택배업체들도 무작정 물량을 따고보자는 제살깍기식 단가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력을 내세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케아의 한국형 택배 시스템 도입 결정에 따라 아마존도 국내 온라인 쇼핑몰 입성을 공식화할 경우, 국내배송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관련기사: '通'할까…이케아(IKEA) 한국 상륙에 택배기업 '몸살' ?(본지 2012년 1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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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례 반면교사…성공요인 '물류 시스템'
미쓰비시 배송·설치·조립 서비스 강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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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가구 공룡인 이케아(IKEA)가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비상이 걸린 건 국내 가구시장만이 아니다. 이케아가 DIY(Do it yourself, 소비자가 스스로 조립, 설치하는 방식) 제품이라는 점과 독특한 유통시스템 때문에 운송 등 물류서비스에 대한 비중이 높은 분야다.

이 때문에 국내 물류전문가들은 이케아의 한국진출 성공의 절반은 국내 물류시스템의 최적화에 달려 있다는 공통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케아 한국 진출 소식에 국내 물류업계도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기반을 잡을 경우, 우리나라가 동북아 유통물류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케아 측은 향후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에 한국이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물류기업들에게 있어 국제적 유통망을 갖춘 이케아의 물류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앞서 국내 물류기업들이 철저히 준비할 것도 많다. 비앤큐(B&Q) 등 해외 DIY업체들이 과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고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케아가 무조건 '되는 사업'이라 믿고 선투자를 했다간 국내 물류기업들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케아 일본 배송차량 IKEA_Mitsubishi_Fuso_Canter_delivery_truck

제품가격에 배송료 포함되나

 
그렇다면 가까운 일본에 진출한 이케아는 물류파트너와 어떤 협업을 통해 어렵게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저렴한 가구가 밀려들어 오면 국내 시장 판도가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버려야 된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이케아의 독특한 시스템과 DIY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지 의문이"이라며 "국내 가구 업체는 가구 완제품 배달 및 시공까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케아는 고객이 스스로 설치하고 조립하는 것을 전제로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 대금에는 배송료가 포함돼 있지 않고 배송·상담·설치 등의 서비스는 소극적이다. 일본에서도 이케아가 처음 진출할 때 이러한 DIY 문화 부재로 인해 사업에 실패해 1986년에 철수한 바 있다.

가구설치배송 원스톱 제공해야


하지만 이케아는 2006년 일본에 재진출하면서 과거의 실패 경험을 살려 일본의 현지 업체인 미쓰비시 물류와 제휴해 배송·설치·조립 서비스를 강화했다. 배송서비스를 실시하자 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큰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자동차가 없는 소비자들도 본격적으로 이케아에 몰리기 시작했다.

쇼핑이 몰리는 일요일에는 다음 주까지 배송 예약이 꽉 차고 배송 지연 사태가 발생할 정도였다. 그러자 일본이케아는 배송 건수를 한 사람당 3건으로 제한하고 운송요금도 인상해 밀려드는 주문을 조절할 수 있었다. 또한 초기에는 조립 서비스가 없었지만 이를 원하는 고객이 늘자 일정 비용으로 직접 조립해 주거나 벽·바닥·천장에 고정해 주는 서비스를 일부 매장에서 시작했다.

또한 이케아는 인터넷을 통해 1년에 한 번씩 내놓는 카탈로그를 볼 수 있지만 인터넷 판매는 하지 않는다. 매장 판매를 기본으로 하고 배송 서비스도 매장에서 구입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다. 인터넷 쇼핑이 활발한 국내 상황에 걸맞지 않는다. 하지만 이 또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케아 매장이 없는 도시의 소비자를 위한 구매대행 업체가 생겨나 인터넷 주문을 받고 배송해 주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해 주고 있다.

서구에 비해 DIY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은 아시아에서 이케아는 전략적으로 이와 같은 서비스를 보완해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일본 재진출에 성공해 2011년까지 전국에 6개의 매장을 열었고 2012년에도 후쿠오카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서 습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배송·조립 등 서비스를 확대하는 식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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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창업자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이케아 제품이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해외에서 이케아를 이용해 본 사람들과 신혼부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어 이케아 제품만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구매 대행하는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젊은층 인기 속 저렴한 가격이 '무기'


이케아의 강력한 무기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이 회사 가구의 대부분은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반제품으로, 박스째 배달해 인건비와 물류비를 줄였다. 국내에서 팔리는 비슷한 가구의 반값 수준이다.

게다가 스칸디나비아풍의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가구뿐만 아니라 모든 집 안 인테리어 용품이 다 모여 있어 세계 37개국의 300개 매장에 한 해 5억8000만 명이 찾고 있다. 이케아는 유통 및 포장·제조 등 비용을 철저하게 줄이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춘 저렴한 조립식 가구를 판매해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보통 1만5000㎡가 넘는 이케아 매장 구성은 보통 2, 3, 4층에 걸쳐 이케아의 다양한 가구와 인테리어 용품으로 꾸며진 테마별 모델 룸이 꾸며진다. 고객은 매장에 비치된 종이와 연필을 들고 다니며 모델 룸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의 번호를 적어 놓았다가 지하의 창고로 가서 조립 전 가구 RTA (Ready to Assembly) 상태의 제품을 카트에 싣는다.

그리고 1층에서 계산하고 주차장에서 차에 직접 실어 가져갈 수 있다. 이케아의 가구 상품은 자재·이음새·볼트·설명서 등과 간단한 공구가 들어 있어 설명대로 집에서 원하는 가구를 조립하면 된다. 볼트를 조이거나 망치질을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조립할 수 있다.

이케아는 매장의 쇼룸에 전시된 상품의 번호를 적어 지하 창고에서 조립 전 가구의 제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쇼핑이 이뤄진다.

SNS 등 대대적 마케팅


이케아 매장은 약 반나절 동안 매장에서 쇼핑하고 외식할 수 있는 코스로 꾸며져 있다. 가구 외에도 수납·테이블·주방용품·소품·조명 등은 따로 카테고리별로 한곳에 모여 있다. 작은 용품들은 그 자리에서 쇼핑백에 넣어 들고 내려와 1층에서 계산할 수 있다.

가장 위층에는 훈제연어샐러드·아이스크림·핫도그 등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 1층에서는 미트볼·쿠키 등 스웨덴 식료품을 판매한다. 또한 화분과 인테리어용 화초를 판매하는 섹션도 있다. 계산대가 있는 1층 구석에는 매장에서 전시됐거나 환불된 상품, 운송과정에서 흠집이 생긴 제품, 단종된 제품 등을 보통 35%, 최대 70% 싸게 판매하는 'AS-IS' 섹션도 마련돼 있다.

한편 이케아는 매장 오픈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픈 전 도심에서 이케아의 가구와 잡화로 꾸며진 모델 룸을 테마별로 전시해 세련된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 카탈로그 배포가 이뤄진다. 그리고 전시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대적인 응모를 받아 전시가 끝난 뒤 추첨해 모델 룸의 가구와 제품들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표1
세계 1위 이케아와 국내 1위 한샘
구분 / 이케아 / 한샘
매출 / 34조9000억원 / 5971억원
종업원 수 / 12만7000여명 / 1300여명
매장 / 36개국 300여개 / 대형매장 5개, 국내 대리점 300여개
특징 / 도심에서 떨어진 할인점 형태로 저가의 DIY 가구 판매. 생활용품 비중 50% 이상 / 가구 판매 비중 80%. 직원 상담에 의한 전문 시공 서비스로 인기.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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