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포장의 신’ 잉그바르 캄프라드를 떠나보내며

by 김동준 기자

2018년 01월 29일

글로벌 홈 퍼니싱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던 이케아(IKEA)의 수장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고문이 향년 91세로 타계했다. 1926년 스웨덴 스몰란드에서 태어난 캄프라드 고문은 1943년 이케아를 설립한 인물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캄프라드 고문의 타계 사실을 보도했다. 이케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캄프라드 고문은 스웨덴 업계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며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집에 가구를 마련하도록 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2016년 기준 376억 달러(약 4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 49개국에 412개 매장을 보유한 이케아의 매장에는 연간 8억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한다. 2014년에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해 지금까지 2호점을 오픈했고 2020년까지 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케아의 혁신은…‘포장’

 

여러 분야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은 이케아에서 물류 혁신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다. 1956년 한 직원이 탁자를 포장하던 중 부피를 줄이기 위해 다리를 떼어내면서 부터다. 다리를 떼어내 포장하면서 제품의 부피가 줄어들자 배송의 효율성도 증가했다. 포장 방식의 변화로 운송과 창고비용 절감이 가능해졌고, 가격 인하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타났다.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아 한 곳에 오래 사는 것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던 과거와 달리 산업화 이후 거주 이전의 제약이 줄어들던 상황. 도시를 중심으로 이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높은 퀄리티의 가구를 손쉽게 배송 받을 수 있는 이케아로 소비자들의 선택이 집중됐다.

 

포장 혁신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던 이케아는 외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963년 노르웨이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케아는 1969년엔 덴마크, 1973년엔 스위스 취리히에 매장을 열었다. 1985년에는 미국, 1987년에는 영국으로 진출지를 넓혔다.

 

지금 이케아는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이케아에는 ‘포장디자이너(package designer)’라는 직책이 존재한다. 물류 전반에서 포장이라는 작은 분야의 혁신마저도 기업의 장래 성장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주로 KD(Knock-down) 방식으로 제품을 포장한다. KD 방식이란 완성품이 아닌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것을 지칭하는 무역 용어다. 현재 이케아 제품의 약 70%가 해당 방식을 통해 포장되고 있다. 그 외 쇼파 등 해체가 어려운 제품은 SU(Stand-up) 방식으로 포장이 이뤄진다.

 

이케아의 미래는

 

이케아는 포장 외에도 물류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운송 관리의 측면에서는 지역 차별화, 방법에 있어서는 혼재의 개념을 적용해 운송비용 절감에 나서는 상황이다. 또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운송에 항공 대비 운임이 저렴한 선박을 이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 구축한 12개의 허브 창고도 이케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다. 도심부가 아닌 도시 근교에 허브 창고를 설립해 지대나 임대료 절감효과를 얻고, 실제 제품 구입이 이뤄지는 매장도 도시 근교에 만들어 비용 절감과 물류 효율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케아가 물류에 신경 쓰는 이유는 가격경쟁력에 있다. 이케아 제품의 약 24%가 운송비이기 때문이다. 이케아가 만든 저렴하지만 높은 퀄리티의 조립식 가구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물류에서의 혁신은 맞닿아 있는 것이다.

 

결국 이케아의 미래는 물류 혁신과 연관성이 크다. 캄프라드 고문은 “낭비는 죄악”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장을 통해 공간의 낭비를 줄이고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재고한 물류에 대한 그의 업적은 업계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김동준 기자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정치부/산업부 기자로도 일했다. 지금은 CLO에서 일하고 있다.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