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물류센터 확보와 개발 AtoZ

by 콘텐츠본부

2011년 06월 20일

글. 윤원섭 프로로지스 이사

 

 

 

 

[CLO] 대부분의 기업들이 물류센터 입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는다면 접근성과 비용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이유로 많은 물류인들이 물류센터 입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반면 사용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위치에서 적합한 규모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는 바로 입지선정의 주요한 두 요인인 접근성과 비용이 상반되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저울처럼 한쪽에 무게를 더 둘수록 다른 쪽 요인은 기대치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국내 물류센터의 공급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는, 개별입지 개발형태로 기존의 대부분 물류센터들이 해당된다. 향후에도 중소형 물류센터들은 이와 같은 형태로 공급이 지속될 전망이다. 둘째는, 물류단지형 개발(혹은 집적화)로 최근 곤지암, 이천 호법, 안성, 김포 및 송탄지역에서 물류단지 인허가를 통해 대형 물류단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에도 중부권 이남지역 등지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개별입지 개발의 형태는 그간 난개발 문제의 야기와 토지 형태에 따른 제약과 진입로 및 주변도로 연결망과의 미비와 인프라(Infra) 시설 등의 불충분으로 체계화되지 못했다는 태생적인 단점이 있고, 이에 따라 주변 환경과 물류센터가 불협화음도 공존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류센터 인근의 주택지역이나 농작지역과의 마찰과 교통체증 및 소음 유발 등에 대한 민원의 소지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정된 토지를 주택용지, 상업용지, 산업용지 및 농지로만 사용하기에도 한계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도 보다 적극적인 물류시설용지 공급에 주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지난 몇 년간 거시적인 국토개발계획에 의거, 다른 어느 때 보다 많은 물류단지에 대한 인허가를 내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물류단지의 입지가 사용자가 원하는 지역과 딱 들어맞아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는 충분한 면적을 이미 물류단지로 허가해 준 듯이 보이나, 실제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입장에서는 사용성이 우수한 지역에 대한 허가를 제한했다고 보기 보다는 사용성이 우수한 지역에 대한 신청자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적정규모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개발 수익성의 문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서울 동남권(장지동) 개발의 지연은 많은 물류업체에게 아쉬움이 많은 개발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물류단지의 개발 및 부지의 확보가 국내 산업 내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여타 시설용지대비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또한 접근성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산업시설과 물류시설 공히 우수한 현장인력의 확보를 위해서는 이러한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물류시설은 각 산업시설과 상업시설 및 주거시설에 모두 접근해야 된다는 물류 고유의 측면에서 볼 때 접근성의 중요도가 여타 산업시설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게다가 우리가 생산과 유통, 판매 및 소비활동을 계속하는 한, 물류시설은 사라질 수가 없고 최근 홈쇼핑, 인터넷 쇼핑과 같은 E커머스(E-commerce)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물류산업과 물류시설을 바라보는 각도가 좀 더 달라져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물류시설들이 도심에서부터 멀리 분리되어 생산, 판매 및 소비지역과 멀어질수록 교통 혼잡이나 도로유지 보수 등의 문제점들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멀어지는 거리만큼의 시간을 만회해야 하는 물류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속, 과적 등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고, 배송 거리가 늘어난 만큼 주문 마감 후 충분하지 못한 집하시간을 확보할 경우에는 오피킹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고 배송의 반복 증가 등으로 인해 기대하는 것만큼 교통 혼잡을 억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어떻게 물류부지들이 확보 되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와 상황이 많이 비슷한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일본은 도심 친화형 고층 물류센터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일본은 도쿄시내에 동서남북 4개의 집하 및 배송 거점을 오래전부터 정부차원에서 계획, 준비해 운영 중이고, 물류센터 공급자들도 도쿄시내의 주요거점에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물류의 흐름이 원할해 졌다. 또 도심에서도 주변지역과 잘 어울리는 물류센터 건축을 통해 안전하고 세련되며 도심과 조화를 이루는 시설들을 공급해 왔다.

따라서 도심내의 물류센터는 단순히 물류센터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공간의 수요까지 수용하여 물류팀 이외에 마케팅, A/S, R&D; 및 지원팀들도 물류센터에 입주하면서 유관 부서들간의 업무효율화 및 Process 개선 등을 통해 물류센터의 질을 높였다. 또한 제한된 토지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4~6층 규모로 모든 층이 차량 접안이 가능한 램프형 복층 센터의 건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선진 도심형 물류센터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정부는 도심 내에 물류시설용지를 지정하여 지목변경 및 용도제한을 두어 물류시설만이 공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건축주들은 주변과 조화로운 디자인을 채택하고 우수한 인력공급이 용이하도록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선진형 물류센터를 건축 공급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나라가 큰 만큼이나 대규모 물류단지의 개발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중앙정부 및 각 지방정부의 주도하에 상해, 양산항, 천진과 같은 대형 항만이나 소주, 선전등 주요 생산거점의 배후에 초대형 물류단지를 조성하여 생산과 유통 및 물류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개발해 왔다. 또한 이러한 대형 물류단지에 대량의 보세구역과 세관을 배치하여 One-stop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 또한 중국 물류거점들의 특징은 육로운송, 철로운송, 운하운송 과 해상운송망이 결합될 수 있는 복합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국가별 물류입지도 중요하지만, 유럽시장 전체를 수용할 수 있고 국가 간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구도로 물류센터가 입지가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값싼 노동력이 있는 국가들에서 생산을 하고 선진 국가로부터 소비를 하는 국가 간의 교역이 활발한 만큼, 생산국들과 소비국들의 중간 경로의 비교적 토지가격이 저렴한 국가에 유럽 시장의 상당수를 담당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동유럽 국가들이 물류거점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외국의 경우처럼 활용도가 높고 접근성이 우수한 물류부지의 확보를 위해서는, 개별 업체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류센터 입지에서 가장 큰 비용적 요인은 토지가격이다. 그러나 물류부지는 여타 시설용지 대비 토지에 대해 매우 낮은 효율성을 갖고 있다. 금액의 가치로 환산했을 때 토지 활용도는 상업용지 > 주택용지 > 공장 및 산업용지 > 지원시설용지> 물류용지> 농지 > 임야 및 녹지 의 순으로 볼 수 있는데, 이중 농지 및 녹지의 경우는 법으로 그 용도의 전환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서 실제적으로 임야를 제외하면 물류용지가 최하의 토지사용 가치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기회만 된다면, 소유자는 물류용지를 상위 가치 용지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이며 실제로 이러한 용도 전환에 따른 토지가격 상승으로 많은 이익을 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물류시설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난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는 방안으로는 토지의 물류용도를 용도변환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불로소득의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하여 보유가치의 상승은 최소화 시키고 본래 물류용도 목적에 맞게만 사용가치를 최대화하는 정책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산업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물류시설 입지 문제는 심도 있게 접근해야 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가용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에서는 그 사용권의 선택에 있어서 매우 세심할 필요가 있다. 많은 물류인들이 도로위에서 귀중한 시간과 기름을 허비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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