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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전기차 도입은 순풍?

by 콘텐츠팀

2019년 10월 14일

보조금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친환경' 전기차 정착 나선 정부

전기트럭 시장 본격 개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추는 물류업계

 

글. 정린아 기자

 

 

미세먼지로 너 나 할 것 없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화물차가 지목 받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경유 택배차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에 물류업계도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상용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를 내세우며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해 숨쉬기조차 어려운 날들이 이어지면 으레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주문량이 폭증한다는 소식이 보도되곤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주문한 상품이 배송되는 과정에서도 미세먼지는 발생하고 있다. 이때의 미세먼지 발생지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화물차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25%가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되고, 도로이동오염원의 62%가 화물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질소산화물의 총 배출량 절반 이상도 화물차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럭 등 화물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유차(90.2%)가 휘발유차(5.7%)보다 많은 양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 미세먼지가 낀 날 서울 시내 풍경(출처: flickr)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거래 택배 물량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기에 화물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동차 등록 자료 통계에 의하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2334만9310대다. 이 중 경유차는 995만5582대이며 경유차를 차종별로 살펴보면 화물차가 302만5643대에 이른다. 적재량 기준으로는 1톤 이하 화물차가 289만9936대다. 이에 한국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경유 택배차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전기·수소차만 허용하는 ‘전기 화물차 의무 등록제’를 시행하는 등 환경정책 펼치기에 나섰다.

 

산업계에서도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친환경 자동차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환경 이슈 해결이라는 범국가적 움직임에 더해 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니즈가 더해져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보조금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전기차 정착 나선 정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모두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우리에겐 아직 낯선 것이 사실이다. 직접 이용하는 운전자가 소수에 불과하고,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한 번 사서 10년씩 타기 때문에 소비자의 니즈가 있어도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힘들어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2020년을 시작으로 2025년께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의 개화는 전기차 시장보다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현재 전기차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각종 보조금, 세금 감면 등 정책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에는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두 종류가 있다. 국고 보조금은 승용 및 초소형 전기차부터 전기 화물차 및 전기 승합차까지 모델별로 금액이 상이하다. 최저 420만 원부터 1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가령 경형 화물차로 분류되는 파워프라자의 피스는 1100만 원, 소형 화물차로 분류되는 제인모터스의 칼마토EV 1톤내장탑차는 18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지자체별로는 보조금은 달라진다. 승용 전기차 기준 서울특별시가 450만 원으로 가장 적게 지급하고, 충청남도가 800~1000만 원으로 가장 높은 보조금을 제공한다.

▲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두 종류로 나뉜다.

 

전기 트럭을 구입할 경우엔 최대 2500만 원의 보조금,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정책에 따라 2000~2500만 원에 거래되는 영업용 화물차 노란번호판을 달지 않고 하얀색 번호판을 장착할 수 있어 부가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전기 트럭 구매자 입장에선 최소 4000만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 된다.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우체국, 공공 도서관, 경찰서 등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충전기 보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공시설이 아닌 신설되는 아파트 단지에도 전기차 충전 전용 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5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주차 대수 200대당 1기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충전 시설의 수가 3기 이상이면 20% 이상을 급속 충전기로 설치해야 한다.

 

전기트럭 시장 본격 개화… 발맞추는 물류업계

 

자동차 회사들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친환경 차량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자동차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4개 타입의 전동화 차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기차 23차종을 개발하고 85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가 탑재된 전기 트럭 ‘포터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제6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우체국물류지원단, 현대캐피탈, 대영채비와 함께 ‘제주도 친환경 운송차량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재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우체국 택배 차량이 ‘포터 EV’로 전환될 예정이다. ‘포터 EV’는 올해 말 출시 예정으로, 택배 등 도심 운송 업무에 적합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화물차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전기차 전문 기업 파워프라자의 경우 소형 전기 화물차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한국지엠의 0.5t 라보트럭을 전기차로 개조한 ‘라보ev피스’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지난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는 르노 마스터를 기반한 전기 화물밴 ‘르노마스터ev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파워프라자는 기아자동차의 봉고Ⅲ를 개조한 전기 트럭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 파워프라자에서 개발한 소형 전기 트럭 ‘라보ev피스’

 

해외 상용차 제조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도 예견되어 있다. 독일 상용차 생산 업체인 만트럭버스그룹(이하 만)도 배달·택배용 상용차인 전기 밴 ‘eTGE’의 국내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요아킴 드리스 만 회장은 지난 5월 국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은 순수 전기 밴인 eTGE를 지난해 출시한데 이어, 장거리 운송용 중대형 전기 트럭인 eTGM 9대를 오스트리아에서 시범운행하고 있다”며 “eTGM은 2022년 이후 상용 생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 만에서 개발한 전기 밴 ‘eTGE’.  해당 모델은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유럽 각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도 전기 화물차 도입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DHL 코리아 등은 이미 발빠르게 전기차 도입 소식을 알리며 환경 이슈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제주도에서 0.5t 전기 화물차 2대를 이용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도권 등지에 충전시설 인프라가 확충되는 대로 전기 화물차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전기차·충전 인프라 운영, 관제서비스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 저감 등 관련 투자와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지난 3월 CJ대한통운은 전기차 시장에 대비해 정관을 정비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지난 5월부터 제인모터스의 1t 전기 택배 차량 ‘칼마토 EV’를 대구시에 투입했다. 회사는 이를 시작으로 하반기 영남권 지역에 추가 투입하고, 내년에는 수도권 지역을 우선으로 경유 택배 차량을 점차적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다.

▲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도입한 제인모터스의 칼마토 EV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월 집배원들의 우편배달용 이륜차 1000 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계획을 발표했다. 연일 발생하는 집배원의 안전사고를 감축하고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8월까지 전국 235개 우체국에 1000대를 배치하고, 향후 전기차 도입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DHL 코리아는 본사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지난해 강북서비스센터 배송 라인에 초소형 전기차 3대를 추가했다. 서류와 경량 화물이 집중된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쿠터 배송 라인에 투입된 초소형 전기차는 르노 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TWIZY’ 1대와 쎄미시스코의 ‘D2’ 2대다. DHL 코리아는 향후 국산 1톤 전기 트럭 등 친환경 운송수단을 추가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 DHL코리아가 도입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90km 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최대 100kg까지 적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차 전환은 글로벌 트렌드

 

친환경차 전환 움직임은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 중국, 인도 등 많은 국가들이 환경보호 정책을 발표하며 내연기관 승용차의 판매 금지, 친환경차 구매 지원 강화 등을 내세웠다. 프랑스는 2040년부터, 인도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가 금지된다. 또 유럽은 환경 규제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이 2021년까지 자동차 한 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9% 낮은 95g으로 줄여야 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의 경우 5개년 계획으로 대기질 개선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자동차 분야에 ‘공공 교통 분야에 신차와 청정 에너지차 20만 대 보급’, ‘대기오염 경고 레벨 도달 시 차량 2부제 시행’, ‘자가용 운행 감소를 위한 대중교통 확대 및 운행 시간 연장’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 정부에서 환경 정책을 마련해 친환경차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들 역시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도이치 포스트 DHL 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로 2025년까지 자사 운송수단의 70%를 친환경 운송 수단으로 운영하기 위한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전기차 제조사 스트리트 스쿠터 StreetScooter 를 인수해 7000대를 보급했고, 향후 총 4만5000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페덱스 FedEx 와 UPS 또한 하이브리드 트럭을 운영하는 등 전기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친환경차 전면 도입의 시점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입제* 형태로 운송이 이뤄지는 국내 물류업계의 구조와 맞물려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정부가 정책적으로 2023년부터 의무 등록제를 시행한다지만 대기업이 아닌 배송 건당으로 돈을 버는 지입차주에게는 아무리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운수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한 뒤, 일감을 받아 일한만큼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

 

그는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가격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노후 경유차를 무작정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생업이 달린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현실적인 대안 및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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