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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SCM의 현장, 한국타이어 제조공장 & 물류센터 체험기 ②

by 신승윤 기자

2019년 09월 24일

※ 해당 기사는 <한국타이어 제조공장 & 물류센터 체험기 ①>에서 이어집니다.

 

크고 무거운 타이어, 까다로운 물류 노하우가 녹은 '평택물류센터'를 가다

적재량 보다 작업 동선이 우선? 타이어 물류만의 특별한 센터운영법 

 

글. 신승윤 기자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씩 만나볼 수 있는 바퀴가 있다. 자전거, 오토바이, 승용차, 버스, 트럭, 심지어 비행기나 배에서도(뱃전에 주렁주렁 두르고 있던 걸 분명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들이 여생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 볼 수 있는 동그랗고 검은 그것.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타이어’ 되시겠다. 그렇다면 이 많은 타이어들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것일까? 원재료는 해외 출신에, 크기도 모양도 용도도 천차만별이고, 소모품인데다, 운반이나 보관까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닌 타이어. Supply Chain Management 관점에서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타이어에 대해 알아보자.

 

금산의 아들딸들, 여행의 시작

 

금산의 아들딸들은 탄생과 동시에 자동화 벨트를 타고서 물류단계에 다다른다. 벨트별로 발주 수량에 따라 타이어들이 배분되고, 이를 작업자가 바코드 스캔을 실시한 후 적절한 라벨을 붙여 출고한다. 출고장에는 많은 수의 트럭, 그리고 컨테이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금산공장의 특이점은 컨테이너 야드가 공장 내부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입출고 효율을 높여줌과 동시에 야적에도 용이하다. 바코드 스캔을 마친 타이어들은 빗살무늬 쌓기로 트럭 또는 컨테이너에 차곡차곡 쌓인다.

▲ 바코드 스캔을 마친 후 이동을 위해 빗살무늬로 쌓아올린 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타이어의 약 75%는 컨테이너에 실려 대부분 부산항, 일부는 광양항으로 이동한다. 생산량의 3/4가 수출용인 것이다. 남은 15%의 절반은 국내 물류센터로, 나머지 절반은 차량 제조업체로 트럭을 타고서 이동한다. 이들의 여정을 따라 평택물류센터로 이동했다.

 

‘타이어 물류’만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곳

 

2015년 오픈한 평택물류센터는 약 8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로 현재 7000여 개의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3.5톤과 5톤 트럭이 주된 운송수단이며, 타이어라는 화물이 많은 부피를 차지하면서 적재효율이 떨어지는(빗살무늬로 쌓는다 하더라도 비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 참으로 곤란한 화물이기에 필요한 차량 수가 일반 화물보다 많다는 설명이다.

▲ 한국타이어 평택물류센터

 

총 6468개의 셀(Cell)로 이뤄진 물류센터는 필요에 따라 오더 피커(Order Picker), 10m 높이까지 올라가 피킹할 수 있는 하이 리치 트럭(High Reach Truck), 지게차, 초거대 타이어를 운반하기 위한 클램프(Clamp)를 활용하고 있다. 총 5개의 단으로 이뤄진 랙(Rack) 가운데 회전율이 빠르고 가벼운 제품들을 하층에, 회전율이 느리면서 무거운 제품들을 상층에 보관한다. 이는 빠른 물량 회전이 핵심인 타이어 물류센터에 적합한 재고 보관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 차곡차곡 쌓여있는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타이어들

 

▲ 오더 피커를 활용해 신속한 운반 및 적재가 가능하다.

 

타이어 물류센터는 화재 등 안전사고에 매우 민감한데, 보관 공간 곳곳에 스프링클러, 소화기 등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이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좀처럼 꺼지지 않고 끝까지 타는 타이어의 특징 때문이라 한다. 때문에 실제 화재가 발생해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소방관들 또한 진화를 시도하기보다 센터 내부의 전소를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 때문에 평택물류센터는 안전시스템 확보와 더불어 전등까지 최소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팔레트의 밀림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대, 오더 피커의 충돌로부터 랙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등 세세한 노하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 쿨러(좌)와 충격 방지용 보호대(우)

 

물류센터를 거쳐 최종 유통단계로 이동하는 타이어들. 바코드 스캔을 마치고서 다시금 떠날 채비를 한다. 재미있는 점은 상하차에 있어 일반크기의 타이어들은 대게 인력에 의해 이동하고 적재되는데, 이를 들고 나르기 보다는 데굴데굴 굴려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무엇보다 빠르고 또 안전하다. 상당한 무게의 타이어를 들고 이동하는 것은 신체에 많은 무리를 준다. 그렇다고 구르는 타이어를 맞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자님! 로우킥 조심하세요!”라는 외침을 여러 번 들었던 것으로 미뤄보아 상당한 데미지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숙련된 작업자들은 구르는 타이어들을 능숙히 다뤘지만. 이후 빗살무늬로 타이어를 쌓는 작업 또한 사람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 물류 및 유통에 있어 또 하나의 난제는 재고 보관이다. 무겁고 부피가 큰 타이어는 보관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최종 유통을 담당하는 대리점에서는 물류센터로부터 재고가 도착하는 시간 및 작업 환경에 매우 예민하다. 판매 및 교환 작업이 한창일 시간에 물류트럭이 도착한다면 영업에 방해가 되고, 발주한 물량이 재고가 비는 적절한 때에 도착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타이어들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심에 위치한 대리점들이 넓은 보관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한정적이다.

▲ 하이 리치 트럭을 활용해 높은 단의 재고까지 관리할 수 있다.

 

▲ 이동 통로 상단을 활용해 적재한 모습. 이 또한 하이 리치 트럭을 활용한다.

 

때문에 평택물류센터는 재고 보관의 역할보다 효율적인 인‧아웃 작업에 최적화 돼 있다. 적재량에 최적화하기보다, 빠른 작업을 위한 동선 확보 및 여유 있는 작업환경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랙 마다의 간격도 널찍한 편이고, 도크(Dock) 또한 높이와 너비가 크다. 또한 일반 물류센터들과 달리 케노피를 길게 설치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우천 시 원활한 작업 및 제품 품질 보호를 위함이라 한다. 빠른 회전이 필요한 타이어들은 독과 가까운 물류센터 바닥에 그대로 보관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 동선 및 여유공간 확보에 집중한 타이어 물류센터의 입출하장

 

이제 도로를 누빌 시간, 그 이후에는?

 

우여곡절 끝에 소비자들에게 도착한 타이어들. 타이어의 성수기는 겨울을 앞둔 9월부터 11월사이지만, 소모품인 타이어는 언제 어디서든 갑작스레 필요한 경우 또한 많다. 특히 경주용 타이어는 매순간 새로운 재고를 필요로 하니까.

 

20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모습으로 산과 들, 도로 곳곳을 누빌 타이어들. 참고로 폐타이어의 회수율은 90%가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 대리점 등에서 새 타이어로 교체하기 때문에 이처럼 높은 회수율을 보인다. 회수된 타이어는 대부분 땔감으로 쓰인다. 실제 타이어 공장에서도 화력생산 연료로 폐타이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는 육상트랙, 인조잔디 경기장 위에 깔리는 고무조각 등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수명이 다 된 후에도 연료로서, 또 다른 제품으로서 다시 태어나는 타이어. 이들의 SCM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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