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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를 만나다

by 신승윤 기자

2018년 06월 07일

헬로, '딜리'! 직접 체험해 본 자율주행 배달로봇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로봇 딜리, 성장 방향은?

배달 노동을 대신하는 로봇 ‘딜리’

 

로봇(Robot)이란 표현은 1921년 체코슬로바키아 소설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에 의해 처음 쓰였다.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어 ‘robota'로부터 탄생한 로봇은 태생부터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이전부터 공장 등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고 있는 로봇이지만, 최근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배달 영역에 진출을 시도한 로봇이 있다. 배달의민족의 배달로봇 ’딜리‘다.

 

일반적으로 푸드코트는 중앙 또는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주문자가 직접 음식을 수령해 공용 테이블로 가져와 식사한다. 딜리는 그 과정에서 주문자가 음식을 수령하고, 테이블로 운반하는 과정을 대신한다. 딜리의 깜찍한 외모와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해당 과정을 대신하는지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딜리를 시범운행하고 있는 천안의 한 푸드코트를 찾았다.

 

헬로, 딜리!

 

▲ 지정 테이블마다 서비스 이용 방법이 설명돼 있다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는 특정 서비스존에서만 한정적으로 운영된다.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은 특정 매장 한 곳의 메뉴로 정해져 있으며, 배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식사 테이블도 지정돼 있었다. 지정 테이블에 앉아 스마트폰을 통해 설명서대로 주문을 진행했다. 과정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았으나, 간혹 체험을 원하지만 주문방식이 낯선 어르신 또는 어린이가 있는 경우 항시 대기 중인 운영요원이 친절히 안내했다.

▲ 모바일 페이지를 통한 배달요청

 

딜리의 배달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매장을 직접 찾아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 이후 지정 테이블로 이동해 딜리 전용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한다. 여기서 테이블 번호, 주문 번호를 입력하면 배달요청이 완료된다. 요청을 받은 딜리는 매장 앞으로 이동해 조리된 음식을 수령, 내 테이블 곁으로 배달해준다.

 

다만 딜리의 후면에 위치한 공간에 음식을 싣고, 다시 꺼내는 역할은 아직까지 사람의 몫이다. 먼저 매장 앞에 대기하고 있는 운영요원이 완성된 음식을 딜리에게 실어준다. 이후 딜리는 오직 지정 테이블까지 이동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때문에 주문자 역시 딜리가 테이블 곁에 멈춰선 뒤 후면에 실린 음식을 직접 꺼내 테이블에 놓아야 하는 구조다.

 

귀여운 아기로봇 딜리

 

딜리는 푸드코트의 수퍼스타다. 귀여운 외모로 주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같은 깜찍한 디자인에 대해 김준우 배달의민족 로봇사업팀 선임은 “사람과 닮은 모습은 오히려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 때문에 이용객에게 보다 친근감을 주기 위해 디자인 됐다”고 설명했다.

 

아장아장 걸음마하는 듯한 움직임도 딜리를 한층 귀엽게 만드는 요소다. 평소 사람이 천천히 걷는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딜리는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원하는 방향으로 출발할 수 있다. 또한 총 세 개의 센서를 장착해 전방 장애물 확인, 주변 공간 인식이 가능하며 자신의 현 위치를 중앙에 전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 한 번의 부딪힘이나 사고 없이 운행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마아빠가 필요한 딜리, 이제 쑥쑥 크는 중!

 

하지만 아직까지 딜리의 활동반경은 지정 코스로 한정돼 있으며, 운영요원들의 철저한 보호아래 시범운영 중이다. 무인 로봇이지만 사람이 붙어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때문에 험난한 배달 노동 현장 속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성장할 필요가 있다.

 

1) 갑‧툭‧튀 대처

딜리의 전방센서는 4~5보 앞까지 감지가 가능하며, 센서 시야각 밖의 정보는 습득이 어렵다 한다. 때문에 커브 시 시야각 밖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장애물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진을 통해 공간을 만든 뒤 장애물을 피하는 기능은 아직까지 없어 보이며, 운영요원이 직접 장애물을 치워줘야만 다시금 이동한다.

 

만약 배달 현장, 그것이 푸드코트 내로 한정된다 할지라도 갑작스런 장애물은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더군다나 귀여운 외모로 아이들의 지나친(?) 사랑을 받을 것이 분명한 딜리는 이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충돌 사고가 없어야 할 것이며, 내구력이 필요하고, 급정거를 하되 음식이 쏟아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운영요원의 보호 없이 자력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말이다.

 

2) 노면 변화 대처

딜리는 센서를 통해 장애물이 감지되면 무조건 정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우산, 전선 등 높이가 낮은 요철을 만나거나 손상된 노면을 지나는 경우는 또 다른 문제다. 음식을 배달하는 딜리 입장에서는 작은 흔들림이라도 큰 충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이라는 특성상 바닥에 물이 쏟아지는 등 노면이 미끄러워질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시험주행을 통해 딜리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해야 한다.

 

3) 음성안내 기능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딜리는 아직까지 입을 떼진 못했다. 전방의 장애물을 감지해 제자리에 서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도움을 기다릴 뿐이다. 실제 딜리가 멈춰선 이유가 본인인줄 몰랐던 시민 한분이 운영요원의 안내로 뒤늦게 공간을 내어주자, 그제야 딜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주변 모두가 폭소했지만, 차후 음성안내 기능이 추가된다면 보다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 보안 기능

▲ 딜리가 배달해 준 맛있는 식사. 누군가 훔쳐간다면?

 

딜리의 후방에 위치한 음식 보관 공간은 버튼 하나로 쉽게 열 수 있는 구조다. 이는 고객이 편리하게 음식을 꺼낼 수 있도록 하는 반면, 누구나 음식을 꺼낼 수 있어 보안 문제에 취약하다. 음식이 변질되거나, 뒤바뀌고, 도난당할 가능성이 있다. 푸드코트는 물론 차후 길거리까지 진출하길 꿈꾸는 딜리라면 이 보안성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험난한 배달의 현장에서 딜리를 만나길 기대하며

 

시범운영을 마친 뒤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갈 딜리.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이제 막 시작된 시범서비스란 점에서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리라 본다. 김준우 선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범운행이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고객들의 현장 평가 및 설문조사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식사를 마친 후 식기는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질문에 “직접 치우셔야 한다”며 멋쩍게 웃는 운영요원. 생각해보니 배달 로봇은 배달 노동을 대신해줄 뿐 뒤처리는 스스로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평소 배달원에게 뒤처리를 부탁하지 않듯 말이다. 귀여운 아기로봇 딜리가 얼른 자라 보다 다양한 배달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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