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미래 예측 시간 단축시켜
이미지, 동시번역, 심지어는 대인 비즈니스에도 적용
“물리적인 규칙이나 법칙 대신 과거 기록만 사용하는 게 지금의 인공지능(AI)이다”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신제품 기자간담회에서 HPE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엥림 고 박사는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의 쓰임이 여러 산업군에서 늘어나는 모양새지만 실질적인 개념은 모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엥림 고 박사는 특정 사안을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힘
요는 이렇다. 과거부터 쌓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머신러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큰 폭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기상 예측을 예로 들었다. 기상학이 제시하는 수식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게 과거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좀 더 효율적으로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엥림 고 박사는 “머신러닝이야말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머신러닝에서 인간이 하는 것은 상대가중치를 설정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엥림 고 박사는 지난 40년 동안의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했다. 약 1만 5,000일 간의 기록 가운데 첫 날을 기준으로 삼고, 이에 대한 기상 변수를 구한 뒤 다음날 날씨를 전망했다. 예측이 틀렸을 경우엔 변수에 대한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1만 5,000번의 테스트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기상 예측 정확도는 약 82%에 달했다.
주목할 것은 기상 예측에 걸린 시간이다. 기상학의 개념이 적용된 슈퍼컴퓨터로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데 약 3시간의 시간이 걸렸다면, 머신러닝 기술로 예측하는 데에는 약 5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방식이 95% 정도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빠른 시간에 예측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물론 인공지능에게도 약점이 있다는 게 엥림 고 박사가 말하는 요지 중 하나다. 머신러닝을 통한 미래 예측도 결국은 ‘예측’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거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일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검색에 있어 오류를 줄이거나, 동시번역이 가능케 하거나, 심지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어서도 예측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에 집중했던 것처럼 HPE는 ‘포커’에 초점을 두고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엥림 고 박사는 “포커의 경우 상대방이 무슨 패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을 한다는 게 바둑과의 가장 큰 차이”라며 “관련 기술을 통해 사람과의 협상에 있어서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고,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