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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사태에 침묵하는 한국통합물류협회

by 김철민 편집장

2009년 10월 19일

한국통합물류협회, 기업활동 위축되지 않도록 나서야
"물류업=비자금 온상" 오명 벗고, 이미지 개선 시급
국세청, 공정위로 확대 조짐, 정부에 업계 개선의지 보여야


대한통운 비자금 사태로 국내 물류업계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조성된 비자금은 구속된 이국동 사장의 증언대로 ‘물류업계 오랜 관행 탓’에 법정관리 중이던 회사를 위한 영업비로 사용됐다고 한다.

 

물론, 일부는 이 사장과 유OO 마산지사장이 횡령해 아파트구입자금과 주식투자 등 개인이 사용한 흔적도 확인한 것으로 검찰은 전했다.

 

이번 대한통운 사태를 놓고, 국내 물류업계는 기업과 개인의 비리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 앞서 업계에 만연한 음성적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는 기회로 삼아야 된다.

 

어떻게 보면 불법적 뒷거래에 대해 대다수가 침묵하고 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대한통운의 그 무엇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수가 있다.

 

검찰은 횡령, 비자금 조성, 특혜, 로비 등 고질적인 기업비리 척결을 위해 전방위 수사를 진행 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주변에서도 대한통운 비자금 의혹에서 출발한 수사가 글로벌 선사를 포함한 물류업계의 구조적 리베이트 관행까지 건드릴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비자금 조성은 탈세의 온상이 될 수 있고, 불합리한 하도급 거래에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대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강도 조사는 예견된 순서일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물류업계는 한 마디로 초긴장 상태다.

 

화물연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대형 운송시장은 화물주선만을 영위하는 대기업물류자회사(화주)의 다단계 행위로 ‘떼고 또 떼는’ 거래구조로 얼룩져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창고업은 물량유치를 위해 언제부턴가 리베이트 관행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고, 그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택배, 하역, 보세 등 물류사업 전반에 팽배한 암묵적인 뒷돈 거래는 업계에서 그 누구도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 돼 버렸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 탓일까? 국내 물류업계는 침묵만 하고 있다.

 

대한통운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취재에 대해서는 그 어떤 말을 섞는 것도 극히 꺼려하는 분위기다.

 

개별기업의 입장과 상황은 그렇다 치자. 그러나 업계를 대표하고,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통합물류협회의 묵언(默言) 수행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협회는 더 이상 국내 물류산업의 위상 하락과 물류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당하지 않게 어떤 식으로든지 입장을 밝히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보여야 한다.

우선 협회는 국내 화주를 대표하는 한국무역협회 등과 화주-물류-하청업체 간 불법적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향후 개선 의지를 정부와 사정기관에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그 동안 잘못됐던’ 혹은 ‘어쩔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든 과거를 인정하고,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관부처인 국토해양부도 뒷짐만 져선 안될 일이다.

 

협회가 각 물류분과위원회별로 정상적인 요율과 법이 인정하는 한도에서 알선 수수료(리베이트) 규모를 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법령을 정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침묵하는 한국통합물류협회', 이것이 대한민국 물류의 현 주소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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