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모빌리티와 물류, 결국은 사람 향한다

by 김동준 기자

2018년 03월 06일

모빌리티는 수요 중심으로, 물류는 소비자 중심으로 개편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용시장 축소는 해결해야 할 ‘숙제’

 

모빌리티와 물류도 ‘사람’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용자 중심으로 모빌리티와 물류 영역이 재편되고 있지만, 매번 등장하는 노동력 대체에 관한 의제는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6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교통・물류 혁신’ 연구성과 토론회에서는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와 물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신(新) 시장이 등장하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이라는 게 세미나 연사로 나선 산업계, 학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수요 중심의 모빌리티

 

이날 전체 세션인 ‘4차 산업혁명과 교통・물류 혁신 방안’의 토론 파트에서 패널로 참석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모빌리티라는 산업군도 수요중심으로 (시장을) 봐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2017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발간했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서비스 이용자들의 생활 패턴과 습관 등을 분석한 게 리포트의 주요 내용이다. 일례로, 택시와 내비게이션 서비스 이용 데이터로 어떤 회사에서 야근을 많이 하고 있는지를 뽑아내는 식이다. 회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서 모빌리티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모두 사람이 중심이 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연결기반에서의 혁명을 전제로 한다”며 “스마트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사람의 참여를 통해 여러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된 트렌스포테이션에서 온디맨드 트렌스포테이션으로 수요가 탄력적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생활 중심의 물류

 

물류 분야에서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이 커짐에 따라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생활지원형 물류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물류 분야의 생활형 서비스가 유통업계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물류서비스 혁신’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노흥승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옴니쇼핑 채널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기존 O2O의 트렌드를 넘어선 O4O(Online for Offline)가 확산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특히 과거에는 단가가 낮은 제품을 온라인 채널로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단가가 높은 제품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향성이 짙어지면서 이커먼스 풀필먼트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오더 풀필먼트라고 해서 제품의 출고까지만 담당하는 시스템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까지 포함한 통합적인 일련의 프로세스를 풀필먼트라 칭하고 있다”며 “아마존이 선보인 풀필먼트 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우려되는 고용시장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모빌리티・물류 분야의 노동력 대체 문제는 숙제로 남아있다. 일자리가 감소하고 고용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지영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운전을 기반으로 한 직업의 고용 축소는 현재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2040년까지 자율운행차가 전체 고용시장을 대체하는 비율은 적게는 7%에서 많게는 24%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레벨3 수준에 머물러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레벨4~5 단계 까지 발전하게 되면 기존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박 부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 기술이 4~5단계에 이르면 셔틀이나 버스 등 고용량, 고효율 (운송)수단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기술이 늘어나면서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연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김동준 기자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정치부/산업부 기자로도 일했다. 지금은 CLO에서 일하고 있다.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