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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진짜’ 전기자전거 플랫폼 될 수 있을까? 카카오T 바이크 체험기

by 신승윤 기자

2019년 03월 18일

카카오T 바이크 체험기, 공유자전거의 조건 '세 가지'에 주목하다

편의성과 수익성, 그리고 관리용이성까지… '라이언'과 '어피치'의 운명은?

카카오, 쏘카, 매스아시아 등등… 누가 전기자전거 플랫폼 최후의 승자될까

 

글. 신승윤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의 야심작, 모빌리티 정복을 위한 다음 주자로 ‘전기자전거’가 등장했습니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 새로 추가된 ‘바이크’는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으로, 현재 성남과 인천 연수구 일대에 한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성남에 600 대, 연수구에 400 대, 총 1,000 대가 배치됐으며, 구동 방식은 PAS(Pedal Assist System)로 합법적인 자전거 도로 주행이 가능한 모델입니다.(참고기사: 올 상반기 전기자전거 각축전, 도로 나선 에스바이크의 공유모델은?)

 

공유자전거 좋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에 있어 해결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며, 대중교통의 발길이 닫지 않는 영역까지 구석구석 드나들 수 있는 유용한 라스트마일 이동수단입니다. 게다가 전기자전거라면 더 좋습니다.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빠르고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포(ofo) 등 중국의 사례로 미뤄본 바, 사업으로서의 공유자전거 플랫폼은 정말 ‘잘’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울시 ‘따릉이’ 등 공공 서비스들이 자리 잡고 있는 지금, 과연 공유자전거 플랫폼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카카오T 바이크를 타며 따져봤습니다.

 

공유 전기자전거, ‘세 가지’ 조건으로 파헤치기

 

① 편의성

 

공유자전거의 생존조건 첫 번째, 바로 편의성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여와 반납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접근하고, 쉽게 손 뗄 수 있는 서비스만큼 편한 게 없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으면 재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타볼 마음이 생기고, 이를 행동에 옮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비주얼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카카오만의 매력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 짜잔, 카카오T 바이크의 자태. 매우 귀엽다.

 

대여 과정도 간결합니다. 개인 스마트폰에 웬만해선 설치돼 있을 카카오T 앱을 열고, 바이크 탭으로 이동한 후, QR코드만 읽어 내면 끝입니다. 결제 또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결제기능과 연동되기 때문에 알아서 척척입니다. 본인은 평소 카카오T와 카카오톡 두 앱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바이크 대여까지 몇 초 걸리지 않았습니다.

▲ 스마트락 상단에 붙어있는 QR코드. 이를 스캔해 간편한 대여가 가능하다.

 

반납도 쉽습니다. 주차 후 QR코드를 읽어 해제한 스마트락을 다시 잠그면 끝. 삑 하는 신호음과 함께 그 즉시 카카오T 앱을 통해 명세서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도크리스(dock-less) 방식의 공유자전거이기 때문에 서비스 지역 내 어디든 주차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따릉이 등 거치대가 별도로 필요한 공유자전거에 비해 훨씬 편리합니다. 스마트락에 내장된 것으로 파악되는 칩을 기반으로 자전거의 실시간 위치 및 전력량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를 찾는데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위치정보는 꽤나 정확하더군요.

▲ 자전거의 위치정보와 함께 일련번호, 모델 종류, 모델명, 충전량을 확인할 수 있다.

 

PAS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처음 타봤습니다. 페달을 밝으니 전동모터가 돌아가는 낮은 진동소리가 붕 하고 울립니다. 그러더니 쭉쭉 나갑니다. 페달이 헛도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금방 속도가 붙습니다. 확실히 편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라이언’보다 ‘어피치’가 운행에 보다 수월하며, 언덕도 무리 없이 잘 올라간다고 느꼈습니다. 전기자전거의 모터 출력은 보통 200~250W인데, 별도의 기어 변속 기능이 없는 어피치의 모터 출력을 더 높게 설정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아, 카카오T 바이크는 두 종류입니다. 라이언과 어피치는 단지 바구니에 붙은 그림의 차이가 아니라, 각각 자전거 스펙 및 제조사가 다릅니다. 이는 아래 ‘관리용이성’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정리하면 카카오T 바이크는 편의성에 있어 QR코드를 공유 플랫폼에 적극 활용해 성공을 거둔 중국 모델을 잘 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도크리스 방식의 서비스 또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 합니다. 자전거를 찾는데 있어서는 거치대를 찾아가나, 개별 자전거를 찾아가나 위치를 확인해 이동해야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단 반납에 있어서는 도크리스가 압도적으로 편리합니다. 도착해서, 내리고, 주차한 다음, 스마트락을 내리면 끝. 페달보조 성능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언덕이 두렵지 않아요.

 

② 수익성

 

카카오 모빌리티의 진의는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만, 아무리 실험적 서비스라 할지라도 수익성을 확보해야만 지속적인 서비스 유지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사용료는 다소 비싸다는 분위기입니다. 기본요금은 15분에 1,000 원이며, 이후 5분 단위 연장과 함께 500 원씩 추가요금이 붙습니다. 한 시간 이용료가 5,500 원인 셈입니다. 첫 이용 시 필요한 보증금 1만 원 또한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언제든 환불받을 수 있으나, 결제사 수수료를 제외한 9,500 원을 돌려받을 수 있더군요.

▲ 상대적으로 이용료가 비싸게만 느껴지는 '라이언', '어피치' 두 바이크.

 

이는 중국 모바이크(Mobike)의 공유자전거 이용료가 30분에 1위안, 원화로 170 원 정도인 것에 비해 매우 비싼 가격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의 기본 물가 차이가 존재하겠으나, 그만큼 중국의 공유자전거들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편하게 이용이 가능한 것이겠죠. 물론 이 같은 이용료 책정은 중국의 공유자전거 플랫폼을 급속도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한 반면,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는 모바이크와 오포를 봤을 때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기자전거는 아니나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요금이 1,000 원이며, 정기권을 구매할 경우 더 저렴해집니다.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1,200 원선인데다 서로 환승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카카오T 바이크의 이용료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도 이동수단으로서 바이크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니, 당장에 대중교통이나 따릉이의 요금을 떠올리며 서로 비교하게 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근시간의 판교에서는 카카오T 바이크를 타고서 퇴근하는 시민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지하철역 또는 버스정류장 사이처럼 15분 내외의 짧은 거리를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고자 할 때 효과적인 서비스라 판단됩니다. 한강공원 등을 달리는 따릉이는 레저용으로도 자주 쓰이나, 카카오T 바이크는 그러기엔 가격부담이 있네요. 실용적 이동수단으로서 책정된 사용료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언덕에 강하니까요. 향후 얼마나 많이, 또 꾸준히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무조건 빠르게 에어컨 사정권으로 들어가야 하니 경쟁이 붙을지도 모르겠네요.

 

③ 관리용이성(Manageability)

 

공유자전거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반복해서 거칩니다. 때문에 그 자체로 내구력이 좋아야하며, 꾸준한 관리로 사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번 이용에 불편을 느낀 사용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자칫 기능고장으로 인해 큰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다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 가운데 공유자전거, 특히 전기자전거는 더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카카오T 바이크는 두 종류로 구분됩니다. 하나는 ‘라이언’, 나머지 하나는 ‘어피치’입니다. 이 둘은 자전거 프레임 중앙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뒷바퀴에 부착된 모터와 스마트락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잔량 표시에 따라 꾸준히 수거 및 충전을 진행해야 하죠. 그 외에는 각기 다른 스펙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두 모델 각각 제조사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 라이언(좌)과 어피치(우) 모델 모두 프레임 중앙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라이언은 용맹한(?) 사자답게 더 큽니다. 바퀴도 24인치로 20인치인 어피치보다 크고, 기어 변속도 7단까지 가능합니다. 어피치는 기어 변속 기능이 없습니다. 변속기인줄 알고 오른쪽 핸들을 돌리면 따르릉 따르릉 행인들이 비켜납니다.

▲ 두 모델의 크기 차이. 가까이 있는 모델이 어피치, 멀리 있는 모델이 라이언이다.

 

때문에 라이언은 뒷바퀴 체인부분에 변속 기어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모래나 진흙이 낄 경우 잦은 체인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악천후 등에도 취약합니다. 때문에 중국 모바이크는 체인을 원통에 넣어 보호했고, 서울시 따릉이는 변속 기어를 보호하는 설계를 따로 넣어뒀습니다. 주행 중 체인이 이탈하면 사고가 날 수 있고, 대여하려는 자전거의 체인이 고장나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분명 불편을 느낄 만합니다.

▲ 라이언 모델 뒷바퀴 하단에 보이는 변속 기어

 

▲ 서울시 따릉이의 뒷바퀴 변속 기어. 특수한 캡 안에 들어가 있도록 설계돼 있다.

 

브레이크도 차이가 납니다. 라이언은 앞뒤 바퀴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어피치는 밴드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두 브레이크는 서로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설치와 교체에 편리합니다. 단 마모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 자주 사용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밴드 브레이크는 설치 및 교체가 번거로운 반면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브레이크는 사용자의 안전과 직결돼 있습니다. 때문에 어떤 방식이 공유자전거 운영 및 관리에 적합한지 잘 판단해야할 것입니다. 참고로 서울시 따릉이는 밴드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카카오T 바이크를 담당한 두 제조사 중 한 곳은 실제 따릉이를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 라이언 모델에 장착된 디스크 브레이크. 은빛 톱니모양을 하고 있으며, 바퀴와 함께 돌아가는 톱니의 회전을 멈추는 방식이다.

 

▲ 어피치 모델에 장착된 밴드 브레이크. 보이는 원통 모양의 장치가 브레이크이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다소 복잡하니 구글에 검색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전거 차체의 관리와 더불어, 도크리스 방식 공유자전거는 이용지역 이탈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카카오T 바이크의 경우, 이용지역 바깥에서 주차 및 반납할 시 벌금을 부여하는 형태로 관리합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전자울타리’ 제도를 통해 정부가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한 곳에서는 스마트락이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해 관리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용지역 바깥으로 이동할 시 경고음이 나오거나, 앱 푸시알림 또는 문자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 등이 현재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들 가운데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상상해보면 이용지역을 이탈한 자전거를 도로 되찾아오거나, 고장 또는 문제가 발생한 자전거에 대해 신고하면 무료 이용권 등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는 곳곳에 포진해있는 이동수단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 충성도를 높이는 등의 효과를 추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결국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에게 관리용이성이란 비용의 문제임과 동시에 고객경험입니다. 대여를 원할 때마다 배터리가 방전돼 있고, 핸들이 끈적끈적하며, 체인이 고장 났거나, 브레이크가 제대로 들지 않는다면 누구도 재사용을 원치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자전거들을 공급 및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중국의 경우 안전문제로 인해 공유서비스용 자전거는 3년 내로 폐기해야 한다는 규제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향후 공유자전거 수명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등장할지 지켜보며, 사전에 대비할 필요 또한 있겠습니다.

 

전기자전거 각축전, 누가 ‘진짜’가 될까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쏘카 또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일레클’을 제공하는 나인투원에 투자했습니다. 이로써 자신들의 차량공유 서비스와 연계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를 서비스하는 매스아시아 또한 전기자전거 및 전동킥보드 플랫폼 ‘고고씽’의 출시예정을 알린 바 있습니다. 과연 이들은 향후 각자 어떤 매력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편의성과 수익성, 관리용이성까지 두루 갖춘 플랫폼으로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모빌리티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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