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서비스가 아닌,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
상반기 각축전이 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그 승자는?
글. 신승윤 기자
▲ 길가에 주차돼 있는 '에스바이크'. 별도의 주차 도크가 없는 도크리스 방식의 공유자전거 서비스다.
‘따릉이’로 대표되는 서울시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그 가운데 공공이 아닌 민간 차원의 공유자전거 사업이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TBT 등 국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매스아시아의 공유자전거 플랫폼 ‘에스바이크(S bike)’는 여의도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서울 전역 400여 대의 자전거를 서비스 하고 있으며, 회원 수는 1만3,00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바이크는 도크리스(dock-less) 방식의 공유자전거를 제공한다. 따릉이와 달리 자전거 보관을 위한 도크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건물 앞이나 길가 등에 주차된 자전거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찾고, 해당 자전거의 QR코드를 스캔하여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대여할 수 있다. 반납은 이용자가 원하는 어디에서든 가능하다. 이러한 에스바이크는 여러모로 중국의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연상케 한다. 그 외형이나 대여 방식이 모바이크(mobike), 오포(ofo) 등과 닮아있다.
▲ 에스바이크 핸들에 부착된 QR코드. 이를 스캔하여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 후면 바퀴 상단에 부착된 잠금장치. 후면의 QR코드 또한 대여에 활용된다. 사용을 마친 뒤 해당 잠금장치를 잠그면 자동으로 반납되는 방식이다.
진민수 매스아시아 마케팅 담당 이사(CMO)는 “중국 전역의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연구 및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보고 있다”며 “이 같은 연구를 응용하여 한국 시장에 맞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자체 노하우로 자전거를 주문제작 하고 있으며, 잠금장치나 GPS 등 IT와 결합된 부품들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고객들의 피드백 또한 적극 수렴하여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보 수집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전용 앱을 통해 QR코드를 스캔할 수 있다. 더불어 운행을 마친 후에는 이동거리, 운행시간, 주행속도 등 운행과 관련된 종합 정보를 확인 및 관리할 수 있다.
실제 에스바이크의 도크리스 대여방식은 자전거 위치를 추적하는데 있어 상당한 정확도를 보였다. 기존 도크리스 방식 서비스들은 앱에 표시된 기기 위치와 실제 위치 간의 차이가 심해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저전압 블루투스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GPS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 때문이다. 반면 에스바이크의 경우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했다.
진 이사는 “에스바이크에 설치된 스마트락은 그 자체로 관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IoT”라며 “펌웨어와 GPS 기술 고도화를 통해 보다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단 빌딩이 많은 지역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까지 향후 보완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공공’과 ‘공유’의 관계
한편 서울시에서 공공 서비스로서 제공하는 따릉이와는 어떤 관계일까. 누적 회원 수 117만 명을 기록한 따릉이는 서울시 조사결과 2018년 시민 만족도 93.9%에 육박한다. 어쩌면 강력한 경쟁자이자, 사업 확장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따릉이를 민간 공유자전거 업체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진 이사는 공공 서비스와 민간 차원의 공유 서비스는 그 역할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매스아시아와 에스바이크 서비스는 환경보호와 더불어 자유로운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이 궁극적 목표이자 조직의 정체성이다. 때문에 고객 편의뿐만 아니라 이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수단으로서 모빌리티를 제공할 것이며, 이는 자전거에만 머무르지도 않을 것이다. 향후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해 공유 서비스만의 장점을 살릴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 에스바이크는 서울시 공유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서울교통공사와 협약을 맺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각축전 될 '전기자전거' 공유 시장
매스아시아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기 위한 첫 과제로 전기자전거 도입을 선택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이미 자전거의 개발과 제작, 운영방식, 출시지역 등 대부분 준비를 마친 상태라는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공개다. 진 이사는 “기존 에스바이크 서비스도 자전거이용활성화법을 준수하기 위해 방치 우려가 있는 자전거를 꾸준히 수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기자전거 또한 적법한 방식의 서비스로 제공될 것”이라 말했다.
공유 서비스에 활용될 전기자전거 구동방식으로는 PAS(Pedal Assist System)를 택했다. PAS 방식은 사용자가 페달을 밟아야만 이동하는 자전거로, 모터는 그 힘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또 다른 방식인 스로틀(Throttle)은 마치 오토바이처럼 인력 없이도 운행가능하다. 단 국내법*에 의하면 전기자전거 중 PAS 만이 전기자전거로 인정받아, 작년 3월부터 자전거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스로틀의 경우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면허 소지자만 운행할 수 있다. 때문에 PAS 방식이 사업에 있어 보다 확장성 있는 구동방식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중국 내 서비스 중인 모바이크의 공유 전기자전거
작년 8월, 바니 하포드 우버 최고운영책임자가 한국에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 밝힌 바 있으며, 12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삼천리자전거와의 협약을 통해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올해 상반기 각축전이 될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시장 진출에 있어, 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다소 조심스러운 것이 당연해 보인다. 서울시 또한 상반기 내 ‘전기 따릉이’ 1,000 대를 시범도입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과연 어떤 서비스들이 새로이 등장해 자리 잡을지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관련해 진 이사는 “그간의 각종 사례연구 및 에스바이크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자전거는 이동수단이나 레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될 것이며, 나아가 배달 등 또 다른 산업과의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다. 전기자전거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종합 플랫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