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동시통역에 사용한 이어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시계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소위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된 상품을 일컫는 소위 '이니 굿즈'가 유행이다. 큐딜리온 중고나라에 따르면, 2017년 5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중고나라에 등록된 이니 굿즈 거래 등록수는 우표와 찻잔, 시계, 점퍼, 타임지가 각각 1,200건, 100건, 80건, 40건, 90건 등이다.
이니 굿즈의 유행은 최근 총선과 대선 등 큰 선거를 거치며 정치인의 팬덤이 형성된 것에 기인한다. 실제 선거 기간 동안 각 선거 진영에서는 이러한 팬덤을 겨냥해 굿즈를 선거운동 자금 모금의 수단으로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굿즈의 인기는 정치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유통시장에서도 굿즈는 단연 화두다. 얼마 전에는 티몬이 엠넷과 함께 출시한 남자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열쇠고리(키링)이 발매되자마자 매진되기도 했다.
이러한 굿즈 시장의 성장 원인으로 큐딜리온 유승훈 실장을 다음의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키덜트 산업이 성장했다. 어른들이 캐릭터화된 상품을 소유하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만화캐릭터나 로봇을 좋아하던 것에서 연예인으로 어른들의 관심사가 확장되고 있다. 둘째, 팬덤 문화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 팬들은 좋아하는 스타의 무엇이라도 소유하기 위해 스타의 머리카락이나 옷을 수집했다. 이러한 팬들은 종종 광적인 이들로 여겨지거나, 일부 마니아로 한정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앞선 정치인 팬덤의 사례에서 보듯 팬덤 문화가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과거 찢어진 옷자락이나 머리카락과 같은 스타의 ‘물건’이 상품(Goods)화되고 있다. 셋째, 기업간 협업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 혹은 스포츠 스타와 제조업체 간 콜라보레이션이 굿즈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나이키의 조던 운동화가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유통과 물류의 발전도 굿즈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팬들은 과거와 달리 굿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은 이틀이면 집에 도착한다. 더 이상 굿즈를 사기 위해 명동이나 콘서트장에 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굿즈 유통은 일반 상품의 유통과 어떻게 다를까. 큐딜리온의 유승훈 실장은 “일반 상품은 공장에서 찍어내지만 굿즈의 경우 팬들이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굿즈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유통단에서는 개인과 개인 간에 발생하는 거래를 안전하고 쉽게 이뤄지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 굿즈의 라이선스 제품 주관사인 롯대백화점의 관계자 역시 “일반 상품을 유통할 때는 제조업체에 접근하는 데 반해, 굿즈 상품은 연예기획사나 방송사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컨택 포인트가 다르다”며 “또한 일반 상품은 상품 유통을 기획할 때 기대되는 매출이나 트렌드 선도 여부를 검토하지만, 굿즈는 스타와 상품의 이미지가 잘 맞는지, 팬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