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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에도 코퍼티션(coopertition) 이 필요하다!

by 박대헌 기자

2017년 11월 12일

지난 10일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추계학술발표대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한국교통연구원에 있는 노홍승 연구위원을 만났다. 

노 연구위원이 말하는 '도시물류 공동플랫폼'과 '코퍼티션'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홍승 연구위원 ▲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추계학술발표대회에 참석한 노홍승 연구위원

 

 지난 10일, 연세대학교 경영관에서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추계학술발표대회가 열렸다. 본 행사에서는 특별 세션 2개를 포함하여, 총 6개의 세션과 대학생 논문발표경진대회가 진행되었다. 그중 물류정책세미나의 두 번째 발표자였던 한국교통연구원의 노홍승 연구위원을 찾아가 그가 말하는 ‘코퍼티션’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 연구위원의 발표 주제는 “택배물류 서비스 개선을 위한 도시물류 공동플랫폼 구현 방안”이었다. 그는 모바일 쇼핑 등의 소비패턴 변화로 B2C 물류 시장은 급성장 중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증가하는 물량에 비해 택배 서비스는 기존의 배타적인 서비스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택배물류는 ‘한 기업’이 모두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코퍼티션’ (coopertition)이라고 노 연구위원은 말했다. 코퍼티션은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합성어로, 기업간에 서로 경쟁만 할 뿐만 아니라 협력을 할 때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퍼티션의 방안으로 노 연구위원이 제시하는 것은 ‘도시물류 공동플랫폼’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공동플랫폼을 세운다면, 도시물류서비스를 보다 고도화하면서도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택배물류정보의 표준화 및 공유, 오프라인의 공동택배시설 등을 제안한다. 택배회사를 가리지 않는 공동택배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하루에도 4~5개의 각기 다른 택배회사가 ‘동일한 지역’으로 물건을 배송시키는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노 연구위원은 말한다. 특정 시간 대를 선택하여 각기 다른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물들을 한꺼번에 받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직접 실현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가장 먼저 비용 문제가 있을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도시물류 공동플랫폼을 통해 혜택을 보는 쪽이 비용도 지불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택배물류 고도화의 최종 수혜자는 도시에 사는 시민이다. 그래서 시민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모양새가 나와야 한다.

 

 물론, 이는 쉽지 않다는 것을 노 연구위원도 인정했다. 아직, 한국은 최종 소비자가 물류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안으로는 3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로는 정부가 공동물류망을 만들고, 다른 민간 기업들을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과거 인프라 구축할 때 정부가 취했던 방식이다. 그러나 ‘자율성’이 강조되는 현 시대에는 이런 하향식(top down)은 문제가 생긴다.

 

 두 번째로는 민간 기업 중 큰 파이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직접 나서서 인프라를 만든 후, 다른 기업들과 ‘공유’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트업과 같은 새로운 기업이 본 시장에 진출하여 새로운 물류 인프라를 만드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의 방법에도 의문을 가졌던 기자에게 노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한 기업이 혼자 이 시장을 전부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기업과 협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페덱스의 언번들링(Unbunding) 사례를 들면서, 신생 스타트업들과 기존 물류기업이 ‘협력’을 하듯이, 타 기업과 ‘협력’을 하는 것은 필수라는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한국의 물류산업 역시 마찬가지로, ‘코퍼티션’의 시대가 올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박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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