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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적어도 괜찮아” 소규모 이커머스 성장 위한 택배, 한진 ‘One-Click’

by 신승윤 기자

2019년 12월 20일

소규모 셀러 위한 픽업, 저단가, 데이터 공유 택배 서비스 '원클릭'

한진 원클릭(One-Click)은 무엇을, 어떻게, 왜 서비스하는가?

수익성 측면 약점 인정, 그럼에도 한진이 원하는 것은 '종합 플랫폼'

 

글. 신승윤 기자

 

 

대 이커머스의 시대. 마음만 먹으면 존재하는 모든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 입장에서도 이커머스는 기회의 땅이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의 절반을 각종 커머스 제품들이 차지하는 때가 점차 잦아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판매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볼까’ 또는 ‘온라인 판매량을 더 늘릴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이커머스 성공비결과 관련된 도서, 강연, 웹 게시물과 플랫폼 등이 꾸준히 등장할 수 있는 것 또한 많은 관심으로부터 비롯된 결과다.

* 실제 그 많은 유저들이 그렇게나 구체적으로 제품명을 우르르 검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심지어 제품명 끝에 ‘대란’이나 ‘반값’까지 붙여서.

 

온라인 판매는 단순히 제품을 온라인에 전시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판매 옵션이 하나 늘어 난다기 보다, 분점을 따로 차린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합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그 가운데 물류, 특히 배송은 판매자들을 적잖이 당황시킨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영역이기에 특별히 신경 써야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없고, 늘 받아왔던 택배지만 직접 보내려니 관련해 아는 게 별로 없었던, 상상 이상의 낯설음을 선사하는 배송. 상상 속에서는 별 5개짜리 후기가 줄줄이 달릴 것 같지만, 오히려 물량이 너무 없어 택배 기사님 보기가 민망해지거나, 몇 건의 주문마저도 오배송이나 반품, 컴플레인 등으로 인해 괴롭다.

 

이 같은 배송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등장한 서비스가 있다. 택배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이 고착 단계에 있는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새로운 물류 스타트업이 등장해 기존 서비스를 보완할 것이라 예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원클릭(One-Click)’ 서비스는 1992년 국내 택배의 시조격인 ‘파발마’를 서비스한 한진에서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다. 아무리 소규모 물량이라도 직접 픽업 및 배송해주며, 각종 배송데이터, 셀프 운송장 출력 등의 추가 기능을 업계 최저 수준의 택배 이용 요금으로 제공한다는 원클릭에 대해 직접 한진택배와 만나 알아봤다.

▲ 한진에서 새롭게 출시한 ‘원클릭 택배 서비스’

 

Q. 원클릭 택배 서비스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인가?

 

국내 이커머스의 시장의 성장세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고, 최근에는 SNS를 기반으로 하는 ‘세포마켓’ 등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들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규모 판매자들은 대형 고객에 밀려 택배 단가와 서비스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창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 등에 에너지를 쏟기 바쁜 이들이 배송관련 업무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 가운데 원클릭은 하루 10건 내외의 택배를 발송하는 소규모 창업자를 위한 서비스다. 택배 계약부터 시작해 송장 출력 관련 데이터 수집과 관리, 고객 CS 등 결코 쉽지 않은 업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이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기획해 제공하고 있다.

 

Q. 원클릭은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하자면?

 

원클릭은 소규모 창업자를 위한 서비스임과 동시에 크기가 작은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세 변의 합이 100cm 이하여야 하며, 중량 또한 5kg 이하의 제품을 원클릭을 통해 배송할 수 있다. 기존 택배 서비스와 달리 계약 없이 인증절차만 거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평일 오후 3시 이전에만 예약하면 배송기사가 당일 방문해 픽업이 가능하다.

 

이용 신청은 한진택배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전용 시스템을 다운로드하기만 하면 되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이용 요금은 건당 2500~3000원으로, 판매자들이 소규모 물량을 편의점 택배를 활용해 일일이 배송할 때보다 시간과 금전을 절약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Q. 가격에 범위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입 후 최초 1개월은 건당 3000원이다. 이후 100건을 초과하면 2500원으로 변경된다. 한 달을 기준으로 매월 5일 자동 변경되는 가격으로,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건당 이용 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소 물량도 존재한다. 월 이용 수가 30건 이하면 일반 개인 택배 요금으로 변경된다. 또한 월 이용 수가 300건 이상일 때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이용하는 것이 더욱 저렴할 것이다. 원클릭은 소규모 판매자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서비스다.

 

Q. 원클릭 택배면 ‘클릭 한 번’에 신청이 가능한가?

 

모든 과정이 클릭 한 번에 끝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먼저는 택배사와의 정식 계약을 위한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으며, 초기 세팅을 마치고서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면 말 그대로 클릭 한두 번에 배송 예약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설치와 회원가입, 서비스 이용 신청을 진행하고 나면 단건 또는 복수건의 주문을 등록할 수 있다. 이는 엑셀 파일을 업로드 해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다음은 운송장 출력이다. 사실 클릭보다도 이 운송장 출력 및 부착하는 작업이 여간 귀찮고 까다로운 것이 아닌데, 원클릭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문 예약과 동시에 건마다 운송장이 생성돼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 또한 라벨프린터를 보유한 판매자는 직접 운송장을 출력해 부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프린터 미 보유 판매자는 간단히 바코드만 출력해 부착하면 된다. 이후 배송기사가 해당 바코드를 스캔하면 운송장 정보를 그대로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출력이나 부착 작업이 불필요하다.

▲ 판매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운송장을 관리할 수 있다. (자료출처: 한진)

 

운송장번호로는 향후 배송 추적 또한 가능하다. 배송기사가 픽업을 마친 물량들은 이후 한진택배의 배송 과정과 똑같은 절차를 거친다. 때문에 원클릭 프로그램의 ‘화물추적관리’ 기능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배송현황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고객에게도 한직택배 알림톡, SM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조회 기능을 그대로 제공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에 가까운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Q. 배송 데이터는 어떤 방식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가?

 

원클릭 프로그램 내 ‘화물추적관리’ 기능과 마찬가지로 각종 리포트 기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자별 배송현황과 함께 반품‧집하, 미배송 현황 관련 통계자료를 조회할 수 있으며, 비용 관리를 위한 정산내역도 확인 가능하다. 원하는 기간 등 각 조건에 맞는 선택 조회가 가능하고, 거래명세서를 출력할 수도 있다.

 

원클릭 택배 서비스의 핵심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간단한 설치만으로 배송의 시작과 끝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업무도 가능하기 때문에 시공간 제약 또한 적다. 그리고 대면 또는 유선으로 택배 서비스와 관련해 논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고객들이 대면 또는 전화를 통한 주문을 생각보다 많이 꺼려한다는 것은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일정 부분 증명된 사실이다. 소규모 판매자들도 이와 같은 편의성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기존 한진이 보유한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배송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자료출처: 한진)

 

Q. 수익성 측면에서 약점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다. 이용 요금이 매우 저렴하기도 하고, 만약 기존 한진택배의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고서 원클릭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한다면 곤란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다.

 

첫 번째는 가치창출(CSV)이다. 한진은 그동안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많은 수혜를 받았다. 이에 대해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원클릭 택배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보답하고자 한다. 창업자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적극 지원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더 큰 확장을 바라고 있다.

 

두 번째는 고객 획득 비용 절감과 매출증대다.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창업 초기 원클릭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진의 주요 기업고객으로 남을 수 있다. 때문에 서비스 제공에 있어 고객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는 우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자연스럽게 매출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 번째는 원클릭 택배 서비스의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이다. 원클릭은 단지 배송 지원 서비스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고 난 후에는 판매, 결제, 풀필먼트 등 이커머스 전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차례로 제공해 종합 솔루션 플랫폼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한진택배가 향후 배송 파트너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택배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다방면의 도전을 이어나가겠다.

▲ 원클릭 택배를 통한 한진의 궁극적 목표는 이커머스를 위한 종합 플랫폼 구축이다.

 

한진택배는 진화를 꿈꾸고 있다. 택배 서비스의 시조격인 한진의 고민과 도전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배송 파트너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향후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해 새로운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보여준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첫 시작이 한진의 장기인 택배라는 점에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아무리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 해도, 이를 이용할 유저가 없다면 플랫폼은 절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한진의 택배 인프라를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일차적으로 충분한 수의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용자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을 차례로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다. 수요자 중심 관점에서 솔루션을 하나씩 늘려가는 방식은 플랫폼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물류의 정통 플레이어 중 하나인 한진이 향후 어떤 변신을 이뤄낼지 기대해볼만하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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