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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삼성 밀어낸 중국 스마트폰 ‘OV’, 넌 대체 누구니?

by 임예리 기자

2017년 02월 12일

- 중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 강자 OV = 오포(OPPO)+비보(vivo)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강자로 OV(OPPO, vivo)가 떠오르고 있다. OV는 지난해 각각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3위를 차지했으며 글로벌 판매량으로는 각각 132.9%(시장점유율 4위), 103.2%(시장점유율 5위) 성장률을 보이며 삼성전자,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3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2%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애플(14.6%), 화웨이(9.5%), 오포(6.8%), 비보(5.3%)가 뒤를 이었다.

브랜드별 스마트폰 판매량 삼성 애플 오포 비보 화웨이 샤오미

▲ 브랜드별 스마트폰 판매량(자료= IDC)(단위: 100만 대)

 

2016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4억 7060만 대였다. 그중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량은 각각 3억 1140만 대, 2억 1540만대로, 재작년보다 3%, 7% 감소했다.

 

이에 반해 화웨이(1억 3930만 대), 오포(9940만 대), 비보(7730만 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30.2%, 132.9%, 103.2% 증가했다. 또한, 최근 몇 년 전까지 고속성장했던 중국 브랜드 샤오미(小米)는 글로벌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브랜드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삼성 애플 비보 오포 화웨이 샤오미

▲ 브랜드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자료= IDC)(단위: %)

 

시장 점유율 역시 판매량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화웨이, 오포, 비보의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

 

한국에서 낯선 OV, 중국 현지 반응은?

 

OV(OPPO, vivo를 함께 이르는 말)는 모두 BBK전자의 자회사다. 두 회사 모두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대륙의 실수’ 샤오미보다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타겟 시장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시장점유율 1~3위는 오포(16.8%), 화웨이(16,4%), 비보(14.8%) 순이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는 5위권에 들지 못했고, 애플은 4위(9.4%)로 밀려났다.

브랜드별 중국 스마트폰시장 출하량과 시장점유율 오포 화웨이 비포 애플 삼성 샤오

▲ 2015~2016 브랜드별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자료= IDC)(출하량 단위: 100만 대)

 

처음 샤오미가 한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소위 ‘가성비 좋은’ 상품을 출시하면서부터다. 화웨이, 오포와 비보 역시 기본적으로 같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상해에서 거주하는 30대 중국인 A씨는 “주위에 OV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이 싼 것에 비해 화질이나 기능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오포와 비보는 샤오미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수가 많아 소비자가 접근하기 유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중국 2·3선 도시(二三线城市)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중반 중국인 B씨는 “OV의 매장은 2·3선 도시뿐만 아니라 더 작은 지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이벤트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2·3선 도시: 본래 부동산 시장에서 온 용어. 현재는 중국 도시의 종합경쟁력을 나타내는 용어로 쓰인다. 중국은 보통 도시 경제발전 수준을 기준으로 크게 1선 도시(一线城市), 2선 도시(二线城市), 3선 도시(三线城市)로 나뉜다. 대표적인 1선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등이며,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규모와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OV는 높은 가성비와 접근성이라는 좋은 이미지도 있지만, 동시에 중저가라는 이미지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 사는 한 20대 남성 C씨는 OV에 대해 “중국의 중급 정도의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이 브랜드를 무시해 창메이지(厂妹机)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며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마 대부분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농민일 것"이라고 전했다.

 

창메이지(厂妹机)는 표면적으로 '공장(厂)에서 일하는 여자애(妹)가 쓰는 핸드폰(机)'이라는 뜻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브랜드가 주로 한국이나 홍콩·대만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내세워 젊은 여성 소비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에 대한 비하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국의 검색포털 바이두(Baidu)에 '창메이지'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오포나 비보에 관련된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40대 중국인 D씨는 "내 주위, 나와 비슷한 나잇대의 사람 중에는 OV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를 사용한다"며 “OV 사용자 중에는 학생이나 2,3선 도시에 사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오포와 비보보다 샤오미, 화웨이에 대해 기술 방면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A씨는 “나는 현재 화웨이 브랜드를 쓰고 있는데,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중국업체라서 믿을 수 있다”고 전했다. B씨 역시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이고, 모두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씨는 "인터넷에서 애국을 외치며 화웨이를 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역효과로 화웨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좋은 브랜드 '삼성전자',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아

 

한편,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애플과 함께 기본적으로 '좋은 브랜드'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가 높은 구매율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2016년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 모델' 조사에 따르면, 상위 20권 안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없었다.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 순위 누굴까▲ 2016년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 모델(자료=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오포 OPPO ㅒㅖㅖㅒ R9▲ OPPO사의 R9모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을 꺼려하는 이유에 대해 C씨는 "소비자 자체가 안드로이드 사용을 싫어하거나, 삼성전자 제품이 중국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거나, 최근 일어난 노트7 발화사건의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ICD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에서 거대 스마트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2017년에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여기에 듀얼 카메라, 휘는 액정 등 기술적인 면을 강조하며,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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