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는 하룻밤만에 전세계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선물을 배달해요? 친구 말로는 산타랑 썰매랑 루돌프랑 엉덩이에 불날 거래요. 요즘에는 산타하시기 정말 힘들겠어요.”
영화 <아서 크리스마스>의 첫 장면. 한 소녀가 산타에게 편지를 쓰면서 성탄절 선물로 보조 바퀴가 달린 분홍색 자전거를 받고 싶다고 소원을 빕니다. 소녀는 정신없이 바쁜 산타 할아버지가 격무(?)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산타 할아버지 엉덩이에 불날 정도로 바쁘면, 제 선물은 안주셔도 되요.”라는 사랑스런 인사말도 잊지 않지요.
아이는 정말 궁금한 게 많습니다.
“ 산타가 북극에 산다면 , 왜 인터넷 지도(구글맵)에 집이 안 뜨는지?”
“전 세계 아이들의 편지를 일일이 다 확인하는지?”
“매년 인구가 늘어나서 점점 더 큰 선물 자루로 바꾸는지?”
“세상에는 집이 백만 개도 넘는데, 어떻게 일일이 찾아 오는지?”
설명: 영화 <아서크리스마스> 중에서, 영국에 사는 그웬이라는 한 소녀가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적어 편지를 보내고 있다.
해마다 12월이 오면 아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산타와 선물’일 겁니다.
인터넷, TV 등 다양한 정보채널 속에서 살다보니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면 산타의 존재를 쉽게 불신하기 마련인데요. 동화 같은 이야기에 아이들이 좀 더 순수해지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을 비춰보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설렙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왜일까요? 아무래도 오늘밤 침대 위에 걸린 양말에 담길 ‘선물’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영화 <아서크리스마스> 중에서
아이처럼 궁금해졌습니다.
정말 산타가 있다면, 매년 12월 24일 단 하룻밤 만에 전 세계 20억 개의 선물을 단 한 개도 빠지지 않고 어떻게 배달할 수 있을까요? 루돌프와 썰매는 각각 몇 마리와 몇 대가 필요하고, 선물을 포장하고, 분류하는 인력(엘프, 크리스마스 요정)과 창고 규모는 어느 정도가 필요할까요?
당일배송 택배를 이용한다(?)
물류산업 관점에서 보면 산타의 역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전 세계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송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화물기와 택배차량, 배송기사, 창고, 물류IT 등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선 배송에 투입될 화물기, 차량 등 물류장비들을 가늠해 볼까요. 어디까지나 가정과 추측에 기반한 내용임을 우선 밝힙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물 한 개 당 평균 무게가 2kg으로 가정하면 1억 개에 20만톤인데, 이는 100톤이 탑재 가능한 B747 화물기가 2000대 정도가 소요된다”며 “총 20억 개의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화물기 4만대가 동시에 투입돼야 하는 규모”라고 설명합니다.
하룻밤 만에 전 세계 배송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항공기 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겁니다. 그렇다면 각국에 도착한 화물기에서 내린 20억 개의 선물들은 총 몇 대의 택배차량에 나눠 실어야 될까요?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차량 1대당 200개씩 선물을 싣더라도 전 세계 총 1000만대의 택배차량이 필요한 셈”이라며 “하룻밤 만(자정부터 해뜨기 전까지)에 모든 배송이 이뤄져야 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 보다 더 많은 인력과 차량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택배 배송기사들이 건당 5분 정도의 배송시간(택배기사당 100건씩 배달)을 감안하면 총 2000만 대 이상의 차량과 배송인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산타가 20억 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을 위해 자체물류 보다는 전 세계 택배업체들에게 물류를 아웃소싱 해야 가능할 법한 초대형 운송 프로젝트라는 게 물류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출처: 아마존
산타의 창고는 아마존 수요예측 처럼(?)
무엇보다 20억 개의 물량을 각 나라마다 적기에 배송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물류(분류)센터가 필요합니다. 택배 허브터미널처럼 물품을 보관하고, 배송할 지역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최첨단 자동 소터(Sorter)기를 보유해야 한다.
실제로 산타의 작업장이 존재한다면 마치 아마존의 물류창고와 흡사한 모습일 겁니다. 거대하고 굉장히 잘 조직화된 물류센터가 필요한건데요. 1일 200만건의 상품(무게 1천톤 이상)을 처리하는 아마존 물류창고를 예로 들 경우, 전 세계 항공허브 거점에 1000개 이상의 창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전 세계 아이들의 소원들 담은 선물을 일일이 접수(상품주문)하고, 빈틈없는 재고관리와 최적화된 운송경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IT로 중무장한 물류통합시스템과 중앙관제시설을 보유해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삼성SDS 관계자는 “산타가 전세계 20억명의 아이들의 선물 선호도에 따른 수요예측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단 하룻밤에 전 세계 20억 개의 선물을 100% 배송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항공기, 차량 이외에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한 물류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최적의 배송계획을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계획능력을 바탕으로, RFID(전자태그), RTLS(실시간 위치추적 서비스), GNSS(위성항법장치) 등 물류IT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가시성을 제고하고, 배송 차질 및 기상이변 등 이상상황을 감지해 배송계획을 재수립하여 실행할 수 있는 기민한 대응 능력(Agility)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설명입니다.
출처: kringle
12월 24일 밤 12시부터 25일 이른 새벽 해뜨기 전까지.
전 세계 237개국,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해야 하는 지상 최대의 미션.
총 4만 여대의 화물기를 띄우고,
2000만대의 택배차량을 운행하고,
하루 200만건의 화물을 분류할 수 있는 물류창고 1000개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이 모든 장비들을 일사분란하게 IT시스템으로 통제하는 산타.
그에게 특별한 마법(magic)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물류(logistics)’가 아닐까 싶습니다.
12월의 기적.
산타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물류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