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산타는 전세계 20억개 선물을 하룻밤만에 어떻게 배달할까

by 김철민 편집장

2016년 12월 21일

“산타 할아버지는 하룻밤만에 전세계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선물을 배달해요? 친구 말로는 산타랑 썰매랑 루돌프랑 엉덩이에 불날 거래요. 요즘에는 산타하시기 정말 힘들겠어요.”

 

영화 <아서 크리스마스>의 첫 장면. 한 소녀가 산타에게 편지를 쓰면서 성탄절 선물로 보조 바퀴가 달린 분홍색 자전거를 받고 싶다고 소원을 빕니다. 소녀는 정신없이 바쁜 산타 할아버지가 격무(?)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산타 할아버지 엉덩이에 불날 정도로 바쁘면, 제 선물은 안주셔도 되요.”라는 사랑스런 인사말도 잊지 않지요.

 

아이는 정말 궁금한 게 많습니다.

“ 산타가 북극에 산다면 , 왜 인터넷 지도(구글맵)에 집이 안 뜨는지?”

“전 세계 아이들의 편지를 일일이 다 확인하는지?”

“매년 인구가 늘어나서 점점 더 큰 선물 자루로 바꾸는지?”

“세상에는 집이 백만 개도 넘는데, 어떻게 일일이 찾아 오는지?”

아서 크리스마스

설명: 영화 <아서크리스마스> 중에서, 영국에 사는 그웬이라는 한 소녀가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적어 편지를 보내고 있다.

 

해마다 12월이 오면 아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산타와 선물’일 겁니다.

인터넷, TV 등 다양한 정보채널 속에서 살다보니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면 산타의 존재를 쉽게 불신하기 마련인데요. 동화 같은 이야기에 아이들이 좀 더 순수해지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을 비춰보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설렙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왜일까요? 아무래도 오늘밤 침대 위에 걸린 양말에 담길 ‘선물’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영화 <아서크리스마스> 중에서

 

아이처럼 궁금해졌습니다.

정말 산타가 있다면, 매년 12월 24일 단 하룻밤 만에 전 세계 20억 개의 선물을 단 한 개도 빠지지 않고 어떻게 배달할 수 있을까요? 루돌프와 썰매는 각각 몇 마리와 몇 대가 필요하고, 선물을 포장하고, 분류하는 인력(엘프, 크리스마스 요정)과 창고 규모는 어느 정도가 필요할까요?

 

당일배송 택배를 이용한다(?)

물류산업 관점에서 보면 산타의 역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전 세계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송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화물기와 택배차량, 배송기사, 창고, 물류IT 등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선 배송에 투입될 화물기, 차량 등 물류장비들을 가늠해 볼까요. 어디까지나 가정과 추측에 기반한 내용임을 우선 밝힙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물 한 개 당 평균 무게가 2kg으로 가정하면 1억 개에 20만톤인데, 이는 100톤이 탑재 가능한 B747 화물기가 2000대 정도가 소요된다”며 “총 20억 개의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화물기 4만대가 동시에 투입돼야 하는 규모”라고 설명합니다. 

 

하룻밤 만에 전 세계 배송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항공기 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겁니다. 그렇다면 각국에 도착한 화물기에서 내린 20억 개의 선물들은 총 몇 대의 택배차량에 나눠 실어야 될까요?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차량 1대당 200개씩 선물을 싣더라도 전 세계 총 1000만대의 택배차량이 필요한 셈”이라며 “하룻밤 만(자정부터 해뜨기 전까지)에 모든 배송이 이뤄져야 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 보다 더 많은 인력과 차량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택배 배송기사들이 건당 5분 정도의 배송시간(택배기사당 100건씩 배달)을 감안하면 총 2000만 대 이상의 차량과 배송인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산타가 20억 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을 위해 자체물류 보다는 전 세계 택배업체들에게 물류를 아웃소싱 해야 가능할 법한 초대형 운송 프로젝트라는 게 물류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출처: 아마존

 

산타의 창고는 아마존 수요예측 처럼(?)

무엇보다 20억 개의 물량을 각 나라마다 적기에 배송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물류(분류)센터가 필요합니다. 택배 허브터미널처럼 물품을 보관하고, 배송할 지역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최첨단 자동 소터(Sorter)기를 보유해야 한다.

 

실제로 산타의 작업장이 존재한다면 마치 아마존의 물류창고와 흡사한 모습일 겁니다. 거대하고 굉장히 잘 조직화된 물류센터가 필요한건데요. 1일 200만건의 상품(무게 1천톤 이상)을 처리하는 아마존 물류창고를 예로 들 경우, 전 세계 항공허브 거점에 1000개 이상의 창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전 세계 아이들의 소원들 담은 선물을 일일이 접수(상품주문)하고, 빈틈없는 재고관리와 최적화된 운송경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IT로 중무장한 물류통합시스템과 중앙관제시설을 보유해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삼성SDS 관계자는 “산타가 전세계 20억명의 아이들의 선물 선호도에 따른 수요예측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단 하룻밤에 전 세계 20억 개의 선물을 100% 배송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항공기, 차량 이외에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한 물류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최적의 배송계획을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계획능력을 바탕으로, RFID(전자태그), RTLS(실시간 위치추적 서비스), GNSS(위성항법장치) 등 물류IT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가시성을 제고하고, 배송 차질 및 기상이변 등 이상상황을 감지해 배송계획을 재수립하여 실행할 수 있는 기민한 대응 능력(Agility)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설명입니다. 

 

출처: kringle

 

12월 24일 밤 12시부터 25일 이른 새벽 해뜨기 전까지.

전 세계 237개국, 20억 명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해야 하는 지상 최대의 미션.

 

총 4만 여대의 화물기를 띄우고,

2000만대의 택배차량을 운행하고,

하루 200만건의 화물을 분류할 수 있는 물류창고 1000개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이 모든 장비들을 일사분란하게 IT시스템으로 통제하는 산타.

 

그에게 특별한 마법(magic)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물류(logistics)’가 아닐까 싶습니다.

 

12월의 기적.

산타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물류인 입니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