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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 플레이팅, 물류로 확장하는 집에서 즐기는 셰프 요리

by 엄지용 기자

2016년 10월 30일

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17) 플레이팅

배달 속도를 늘리는 비밀, 지연전략

예약주문과 30분 단위 배달의 이유

 

플레이팅

▲ 플레이팅에서 판매되고 있는 셰프 요리들(시계방향으로 산토리니 쉬림프 콜드 파스타, 수비드 연어 스테이크, 제노바식 바질 페스토 파스타, 1940 경양식 함박스테이크)

 

 

Idea in Brief

 

‘쿡방’에서나 보던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먹을 수 있을까. 배달 안 되던 맛집 배달을 넘어 셰프 요리 배달의 영역까지 진입한 업체가 있다. 플레이팅은 셰프와 함께 개발한 레시피로 만든 요리를 고객에게 배달해준다. 여타 O2O배달업체와는 달리 사무실 안에 조리공간(키친)을 두고 직접 요리를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11월 정식 서비스를 론칭한 플레이팅은 지난 1년 동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집중했었다. 그리고 이제 플레이팅이 만들어 갈 다음 단계는 ‘물류’라고 한다. 생산을 넘어 물류를 품에 넣기 시작한 플레이팅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글. 엄지용 기자

 

지난 7월 평소 함께 맛집 탐방을 즐기는 기자의 지인으로부터 불연듯 “플레이팅 맛있냐”는 문자가 도착했다. 기자는 플레이팅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기자가 근무하는 관악구에는 배달이 안 되어 직접 주문해보지는 않았었다. 친구에게는 “직접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평소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너희 동네는 배달 가능하니 한 번 시켜보고 후기나 남겨 달라”고 답했다. 다음날 친구는 플레이팅을 직접 주문하고 후기를 전했다. 맛은 있었는데 만 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양이 조금 아쉬웠다는 평가였다. 이에 덧붙여 “날씨가 매우 더웠고 냉매포장이 안됐음에 불구하고 차갑게(신선하게) 배달 온 것은 괜찮았다”며 “하지만 4시 30분부터 30분 단위로밖에 주문 예약 신청을 못하는 것은 또 다른 불만”이라고 말했다.

 

문득 기자의 머릿속을 물류적인 무언가가 스쳐갔다. 이럴 때는 바로 메모를 해야 된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페이스북 포스팅을 시작했다. 냉매 포장이 안됐는데 차갑게 배달 왔다는 것은 사전에 제품이 ‘냉장 보관’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 주문 발생 이전 제조공정을 끝낸 상품이 냉장 보관됐고, 그것이 고객 주문에 따라 출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 주문 전 생산을 끝마쳐 배달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는 ‘지연전략’의 일종이다.

 

플레이팅이 4시 30분부터 30분 단위로 배달가능 시간을 설정한 것은 보아하니 ‘주문집중시간(저녁시간)’에 한정해서 배달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상시 배달이 아닌 30분 단위 배달을 사용하는 것은 고객주문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배달하기 위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다. 자연히 ‘직배송’과 비교하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의견은 플레이팅의 공식의견이 아닌 기자 개인의 사견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얼마 안 있어 기자의 페이스북 친구 중 한명이 기자의 포스팅에 플레이팅 장 폴 대표를 태그했다. 장 대표는 “안녕하세요 기자님! CLO의 깊이 있는 기사들 즐겨보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만 남긴 채 기자의 포스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당 포스팅은 45개의 ‘좋아요’만 남기고 새로운 뉴스피드에 묻혔다.

플레이팅,페이스북

▲ 기자의 플레이팅 관련 페이스북 포스팅

 

그 후 한 달. 플레이팅 장 대표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가 도착했다. “플레이팅이 앞으로 물류쪽에 집중적으로 연구와 투자를 할 생각인데 여러 방면의 조언을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빙고. 기자의 포스팅이 헛소리였는지, 아니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플레이팅은 ‘고급진 셰프 요리 배달’을 강조하는 음식배달 스타트업이다. 실제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셰프의 이름이 붙은 음식을 냉장식품 형태로 고객에게 배달해 준다. 음식을 받은 고객은 전자레인지 조리를 통해 셰프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지난해 예능계를 풍미했던 ‘마스터셰프코리아’, ‘냉장고를 부탁해’ 등의 셰프를 내세운 쿡방(요리+방송을 뜻하는 신조어)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요새는 그 열풍이 조금은 뜨뜻미지근해졌다는 평가가 들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쿡가대표’, ‘셰프끼리’, ‘오늘 뭐먹지?’와 같은 요리 방송은 끊이지 않고 방영되고 있다.

 

플레이팅은 안방에서 군침 흘리면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셰프의 독창적인 요리를 안방으로 옮겨왔다. 실제 셰프와 제휴를 통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고객 예약 주문에 따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음식을 생산, 보관해 저녁시간(오후 4시~9시) 중 30분 단위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플레이팅이 지난 8월까지 출시한 셰프 요리 라인업은 20개가 넘고, 매일매일 파는 라인업은 7개다. 

플레이팅브리또볼

▲ 취재후 기자가 직접 주문해 본 플레이팅의 ´멕시칸 브리또볼´. 고수향이 듬뿍 피어오르는 것이 범상치 않은 독특함이다. 맛있다.

 

플레이팅의 현재 배달 가능 지역은 서울 5개구(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송파구, 성동구)다. 플레이팅의 배달가능 지역은 물류허브 및 생산거점(키친)이 존재하는 논현동 반경 5km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플레이팅의 기준을 벗어나는 송파구의 경우 전략적으로 진출한 지역이며, 키친은 없지만 따로 냉장시설을 지닌 물류허브를 구축하여 사전 재고를 비축한 뒤 배달한다. 논현동 키친에서 만든 음식을 그날 수요에 따라 배달시간인 오후 4시 이전에 미리 송파구 물류허브에 배치해 놓는 식이다.

 

플레이팅은 지난해 11월 17일 모바일 서비스 론칭 이후 꾸준히 성장하여 지난 8월 기준 하루 평균 450인분의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그 날 생산한 제품의 폐기율은 5% 이내로 제품의 대부분은 오후 7~8시 사이에 품절된다고 한다. 플레이팅의 고객 재구매 주기는 9일, 재구매율은 50%로 높은 편이다. 현재까지 프라이머 등으로부터 약 16억 원의 누적 투자를 받기도 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장 폴 대표와 대담을 통해 기자의 페이스북 포스팅은 ‘현실’이 됐다. 장 대표로부터 기자의 포스팅과 플레이팅의 운영방식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대답을 들은 것이다. 장 대표는 덧붙여 “플레이팅의 지난 1년이 고급 셰프 요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던 시기였다면, 이제 다음 단계는 안정적인 물류망을 구축하는 것”이라 말했다. 플레이팅의 공급망에 ‘물류’는 어떤 방식으로 녹아내려 있을까.

 

① 제휴편 : 플레이팅式 셰프 요리

 

플레이팅에서 판매되는 셰프 요리인 ‘테일러 황 셰프의 멕시칸 부리또 볼’, ‘송보라 셰프의 슬로우 쿡 BBQ 포크 플래터’, ‘채수민 셰프의 모로칸 씨푸드 파스타’ 등은 기본적으로 40~70인분 단위로 대량생산된다. 각 제품에 ‘셰프’의 이름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요리들을 진짜 셰프들이 만들고 있을까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아무래도 셰프 요리라는 게 ‘대량생산’과 ‘전자레인지 요리’랑은 좀 안 어울려 보인다. 그렇다면 플레이팅은 어떤 방식으로 셰프 요리를 만들고 있을까.

 

 

실제 플레이팅의 셰프 요리는 기존 셰프 요리와 조리 방법이 다소 다르다. 플레이팅은 제휴하고 있는 셰프와 함께 ‘배달에 적합한 요리 레시피’를 새롭게 개발한다. 가령 면을 만든다면 어떻게 배달 중에 안 불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식이다. 플레이팅에 따르면 개발단계부터 셰프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신메뉴 하나당 10번 이상의 테이스팅을 진행하여 메뉴를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셰프 개인의 노하우와 플레이팅만의 배달 음식에 적합한 요리 노하우가 결합된다. 실제 6~7인분으로 만들어지는 테이스팅 요리와 40~70인분으로 만들어지는 플레이팅 판매 요리는 분명히 그 특성이 다르다. 때문에 플레이팅식 셰프 요리 레시피는 첫 제조 이후 점차 레시피가 개선된다.

 

플레이팅은 이렇게 외부 셰프와 협업하여 플레이팅식 요리 레시피를 개발한다. 그 이후에는 셰프가 아닌 플레이팅 내부 스탭들이 조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음식이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플레이팅 내부 조리 스탭들이 요리와는 상관없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플레이팅의 조리를 담당하는 키친 멤버는 8월 기준 15명으로 모두 요리사 출신이다. 이중 플레이팅 전속으로 합류하고 있는 셰프도 2명 있다.

플레이팅어플

▲ 플레이팅 모바일앱을 통해서 각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셰프들의 프로필을 열람할 수 있다. 테일러 황 셰프와 우국헌 셰프는 플레이팅 전속셰프로 자체개발 요리를 만든다.

 

장 대표는 “셰프를 선정하는 기준은 결국 어디서나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이라며 “SNS 평가 등을 기반으로 해당 셰프의 레스토랑에 가서 직접 먹어보고 상품 개발을 제안하는 식으로 셰프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② 조달·생산편 : 지연전략의 미학

 

플레이팅은 매일 생산한 음식을 그 날 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아침 7시부터 조리를 시작하며 조리가 끝나는 대로 1시 30분~2시 이후 냉장고에 완성식품을 차곡차곡 보관한다. 4시 이후에는 고객의 예약주문 및 실시간 주문에 대응하여 상품을 포장, 배송한다.

합배송플레이팅

▲ 조리가 완료된 후 플레이팅 냉장창고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음식들. 해당 상품들은 고객의 합배송 여부에 따라 최종 혼재, 배송된다.

 

즉 플레이팅의 요리는 고객 주문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완성, 보관돼있다. 이는 물류 관점에서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상품을 반제품 형태로 미리 생산하고, 고객주문이 발생했을 때 최종 포장, 출고하는 방식이다. 상품을 미리 생산해 뒀기 때문에 고객 주문 이후 배달 리드타임은 자연히 줄어든다. 

 

이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은 ‘폐기위험’이다. 예상했던 고객 주문에 비해 상품이 초과 생산된다면, 그것은 당연히 비용으로 귀속된다. 당일 판매가 원칙인 음식물을 다음 날 되팔 수도 없기 때문에 그에 따라 발생하는 폐기 비용은 덤이다. 자연히 고객 수요를 최대한 예측하여 조달 식자재 및 판매상품의 폐기율을 낮추는 것은 플레이팅 물류운영의 관건이 된다. 

 

플레이팅은 정확한 고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주 단위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다음 주 팔릴 수요를 1주일 전 예측하여 준비하는 식이다. 플레이팅이 근 1년간 축적한 요일과 날씨에 따른 변동수요 데이터가 수요예측의 기반이 된다. 플레이팅은 선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신제품 같은 경우에도 ‘첫 3일은 신제품이 가장 먼저 매진된다’는 식의 경험을 활용한다. 신제품의 경우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음식을 조리하는 이유다. 플레이팅에 따르면 이는 기존 플레이팅을 애용하는 재구매율 50% 수준의 충성고객이 만드는 힘이다.

 

플레이팅이 당일 밤 12시부터 그 날 주문에 대한 예약을 받는 것 또한 물류 운영에 효율을 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플레이팅 전체 주문의 50%는 예약주문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플레이팅의 판매상품 대부분이 7~8시에 매진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상품이 매진될 경우 고객의 예약주문을 제외한 ‘실시간 주문’은 자동으로 막힌다. 즉 애초에 플레이팅은 상품을 ‘덜’ 생산하려고 하지, ‘더’ 생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플레이팅은 음식 생산을 위한 식자재 또한 신선도를 위해 매일 조달하는 식자재와 미리 재고를 비축해두는 자재로 나눠서 운영한다. 특히 고급 셰프 요리를 컨셉으로 잡은 플레이팅이기에 특수한 재료가 필요한 경우도 종종 있다. 가령 버터넛 스쿼시(땅콩호박)와 같은 재료는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식자재가 아니기 때문에 특수야채 재배 농가를 통해 조달한다. 플레이팅은 초기 주문량이 적을 때는 7~8개의 농장에서 따로따로 식자재를 조달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여러 개의 농장을 연결해주는 중간 유통업체 하나를 통해 식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③ 배달편 : 규모의 경제와 마이크로 콜드체인

 

플레이팅은 현재 저녁시간(오후 4시~9시)에 한정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고객 주문에 따른 상시배달이 아닌 30분 단위 예약 및 실시간 배달이다. 플레이팅이 30분 단위로 배달을 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함이다. 한 라이더가 고객 주문 하나에 대응하여 한 상품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30분의 시간을 두고 여러 주문을 모아서 5~6개의 음식을 한 번에 순회 배달하는 식이다. 플레이팅 관제사는 각 기사들에게 배차 동선을 짜서 제공한다. 이는 직송 방식(Point to Point)에 비해 배달기사의 동선을 단축하고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배달하게 만듦으로 비용 효율성을 만든다. 

 

앞서 생산이 완료되어 냉장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상품은 곧바로 고객주문에 따라 포장되고 각 이륜차에 부착된 ‘아이스박스’에 실려 고객에게 전달된다. 플레이팅은 대규모 콜드체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에 비해서는 분명 작지만 생산부터 라스트마일까지 음식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따로 음식포장에 냉매를 넣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고객이 신선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플레이팅, 물류를 향한 도전

 

플레이팅은 연내 ‘점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트타임 라이더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배달 서비스는 ‘풀타임 라이더’를 중심으로 개편된다. 플레이팅은 8월까지 전체 주문의 70%는 10여명(풀타임 3명)의 파트타임 라이더를 통한 직접배달, 나머지 30%는 음식배달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플라이앤컴퍼니(서비스명 : 푸드플라이)와 메쉬코리아(서비스명 :부릉)의 배달 라이더를 빌린 외주배달 형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배달망을 운영하고 있었다.

플레이팅라이더

▲ 플레이팅 라이더와 아이스박스

 

여기에 따르는 플레이팅의 고민은 리드타임이다. 현재 플레이팅의 평균 배달 리드타임은 직접배달의 경우 40분, 외주배달의 경우 1시간이다. 플레이팅이 목표로 하는 배달시간 20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수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플레이팅이 오는 10월 안에 베타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실시간 배송(가칭)’이다. 플레이팅의 실시간 배송은 고객 주문을 예측하여 여러 음식을 보관함에 미리 적재한 라이더를 지역 곳곳에 흩뿌리고 고객 주문이 발생하면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는 라이더를 배차하여 20분 내의 빠른 시간 안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즉, 플레이팅의 이륜차를 작은 ‘물류센터’로 이용하여 기존 플레이팅의 한계였던 리드타임을 극복하는 것이다. 

 

밀도의 숙제, 물류를 품에 안는 이유

 

점심 배달과 실시간 배달을 위해서 플레이팅의 전속 라이더 확충은 필연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지금까지 직접 물류망을 구축했던 여타 이륜차 물류스타트업이 그러했듯, 플레이팅에게도 ‘비용’의 숙제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팅은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오히려 직접 라이더를 확충하는 강점 중 하나는 역설적으로 ‘비용 감축’이라는 것이 플레이팅의 설명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플레이팅라이더

▲ 플레이팅은 시급 11000원의 라이더(캡틴)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점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일제 라이더로 확장 운영될 전망이다.

 

플레이팅의 외주배달을 담당하는 푸드플라이와 부릉은 평균적으로 한 시간에 3건 정도의 음식을 배달한다고 한다. 플레이팅에 따르면 만약 플레이팅이 배차 시스템과 물류 효율을 갖춘다면 라이더 하나가 한 시간에 8~10건의 배달이 가능하다. 단순 계산으로 3배의 비용 감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밀도의 경제’의 숙제가 부여된다. 플레이팅의 말마따나 8~10건의 배달을 한 번에 처리하기 위해서는 한 픽업지역에 여러 음식이 모여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여타 음식배달 스타트업과는 다른 플레이팅의 장점이 부각된다. 앞서 언급했듯 플레이팅은 미리 음식을 생산하여 냉장창고에 구비해둔다. 즉, 플레이팅 라이더가 음식을 픽업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곳은 논현동 키친 하나다. 반면 다른 음식배달 스타트업의 경우 고객주문이 발생하면, 그 때부터 제휴 음식점이 조리를 시작하며 그 음식을 라이더가 픽업하는 구조다. 여러 주문 건을 모아 가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음식점(생산거점) 여러 개를 거치며 순회 픽업을 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팅이 자체운영 라이더를 확충하는 두 번째 이유는 ‘서비스’다. 플레이팅은 고급 셰프 요리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때문에 플레이팅은 그들의 배달 라이더가 고급 레스토랑의 서버(Server)처럼 고객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창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미 플레이팅은 라이더를 통해 재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여러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가령 “오늘 음식 맛은 좋았나요? 저번 것보다 괜찮았나요?”와 같은 것을 물어보는 식이다. 

플레이팅장폴대표

▲ 장 폴 플레이팅 대표

 

장 대표에 따르면 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라이더의 질문에 몇몇 고객들은 10분 이상 이야기를 하며 다른 요리도 먹어보고 싶다고 추천하거나, 새로 나온 메뉴는 어떤 지 되물어보기도 한다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이는 타사 소속의 외주 라이더를 통해서는 구축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장 대표는 “추후 플레이팅 서비스의 밀도가 높아진다면, 그 지역 고객에게는 항상 똑같은 라이더가 배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평소 관계를 만든 라이더가 배달하면 고객 입장에서도 생소한 이가 배달하는 것보다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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