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AI가 물류판에 몰고 올 변화

by 김정현 기자

2016년 05월 24일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인공지능을 산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관측되고 있다. 물류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지능 기술은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응용될 전망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물류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문제 해결 시도는 존재해왔다. 이미 물류센터, 라스트마일 배송, 해운, 수요예측, 라우팅(Routing)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무엇일까. 인공지능이 종국에는 사람의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까. 완전한 인공지능이 적용된 물류산업의 미래는 어떠할까.

 

얼마전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대국에서 세계 랭킹 2위인 이세돌을 4:1로 이겼고 전 세계는 충격에 휩쌓였다. 이번 대국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같은 시기 구글은 코그니티브(Cognitive) 형태를 지닌 물건을 픽업할 수 있는 로봇, 아틀라스(Atlas)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바둑 대국에 이어 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알파고와 아틀라스는 모두 인간의 신경 시스템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모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향후 산업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까.
 
 
▲ 물류용 로봇 아틀라스
 
2014년 가트너는 기술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스마트 머신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노동을 보조하는 영역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또한 테크캐스트(Techcast)는 “2024년까지 기계가 인간의 지적노동의 30%를 대체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산업현장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 기술은 제조 산업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터미네이터 같은 로봇은 없다. 그저 정해진 프로세스를 반복하는 로봇일 뿐이다. 예를 들어 기존 작업인력의 업무를 대체하여 자동차 프레임의 특정 위치에 반복적으로 문을 달아주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봇이 스스로 배우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지금보다는 훨씬 빠르게 공정을 효율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계산 기술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구글 알파고에 쓰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ANNs(Advanced neural networks)모델로 인간의 뇌를 본떠서 만든 인공지능이다. 이성환 고려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인공지능 국제 심포지엄’에서 ANNs 모델을 “학습, 지각, 추론, 이해 등 사람의 지능적 능력을 인공적으로 실현하는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이 생활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응용해 유추하는 현상처럼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모형화하여 지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사실 인공지능을 포함한 IT의 활용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물류 분야의 핵심 연구과제였으며 또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분야다. 롭하이(Rob High) IBM 왓슨 CTO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코그니티브 컴퓨팅이나 인공지능의 발달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SCM 측면에서는 물류센터 전반에서 수행되는 업무, 차량 라우팅, 수요예측 등 다양한 과업에서 연구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공급망 전체를 최적화(optimizing)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물류산업에서 인공지능은 어느 정도까지 적용되고 있을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실 물류산업에서는 이미 공급망 프로세스 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원천은 모바일, POS, ERP, RFID, 센서 등으로 다양하다. 이렇게 수집된 거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4단계로 분류된다.
 

빅데이터 분석의 활용수준

 

Cognitive(Self-Learn/Improve)
Prescriptive(What To Do?)
Predictive(What May Happen?)
Descriptive(What Do We Know?)

(*자료 : supply chain leader forum, penn state university)

 

 

기술적인(Descriptive) 수준의 경우 단순 정보를 검색하는 수준이다. 가령 검색엔진을 생각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인 프리딕티브 수준은 보유한 데이터와 변수를 고려한 예측을 하는 단계이다. 지시(prescriptive) 단계에서는 최선책, 차선책을 제시하며, 인식(Cognitive) 단계에서는 마침내 방대한 정보를 통합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모델이다. 이 중 어떤 단계부터 인공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가령 펜실베니아주립대 SCM 포럼에서는 “예측(Predictive)단계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 언급됐다. 물류산업의 인공지능은 아직 예측(Predictive)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급사슬 관점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물류센터 속 인공지능
 
먼저 인공지능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내부에서 수행되는 다양한 작업에 이용될 수 있다. 센터 안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는 대체로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미래 대체 가능성이 더욱 부각되는 것이다. 사실 제조 공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봇팔은 이미 물류센터에서 활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조단에서 이용되던 로봇팔에 부가적인 장치를 더 해 물류업무 처리 과정에 활용되는 추세가 최근 관측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연구되는 분야는 ‘피킹(Picking)’과 ‘파렛타이징(Palletizing)’이다.
 
아마존, 야스카와, 화낙 등 여러 기술기업이 피킹 로봇 개발에 힘쓰고 있다. 피킹 로봇은 실제 작업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센터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업무, 운영 데이터를 수집하여 피킹 로봇이 마치 사람처럼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잡을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인공지능 측면에서 모방 학습(mimic learning)의 영역이라 부른다. 학습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은 계속해서 진화하게 되고 그에 따라 피킹의 정확도는 더욱 올라가는 방식이다.
 
피킹작업 뿐만 아니라 흔히 현장에서 ‘테트리스’라고도 불리는 파렛타이징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다. 파렛트와 적재할 화물들의 크기를 미리 파악하여 적재공간, 화물의 무게, 부피를 고려하여 자동 적재하는 방식이다. 이 뿐만 아니라 센터내의 지게차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사업도 존재한다. 스위스로그의 스마트 리프트의 경우 센터 창고 천장에 바코드를 부착하여 WMS와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실내 GPS를 구현하여 센터 내 지게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관제센터에서 정확한 방향지시가 가능해졌다.
 
해운산업의 인공지능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선박 간 충돌방지를 위해 300톤 이상 화물선에 대해 필수적으로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송수신기 부착을 규정했다. 이 수신기를 부착한 선박은 2초에서 6분 사이의 간격으로 AIS 신호를 방송한다. 이를 통해 AIS 수신기를 설치한 장소에서는 일정 범위 내 선박 위치 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물이 선적항에서 출발해서 환적항을 거쳐서 양하항에 도착할 경우 그 중간에 현재 환적항에 도착했다는 정보나, 양하항에서 몇 km 떨어졌다는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경로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착 예정시간의 시뮬레이션 또한 가능하다. 과거 이력 정보들을 활용하여 항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지연이 될 경우 항구나 해당 관계자에 대한 사전 알림 또한 가능함은 물론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의 인공지능
 
라스트마일 배송 분야에 인공지능이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물류 시스템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간, 도시 간 배송속도는 전보다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복잡한 도심 내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MIT 메가시티 물류팀은 빅데이터와 IoT를 이용한 라스트 마일 배송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IT 메가시티 물류팀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급사슬과 물류단에서 화물 차량이 최적의 경로로 이동하고, 시간대에 따라 라우팅 계획을 세우고, 배송 시간의 패턴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티아 윈켄바흐(Matthias Winkenbach) MIT 이사(Director)는 “현장에서 쌓아놓은 데이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업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해야 할지는 막막해 하고있다”며 “빅데이터를 분석한 인공지능과 IoT를 결합한다면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인공지능과 인간, 그 경계에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으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미래 인간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사례뿐만 아니라 공급사슬 전반에서 수요예측, 항만 등 다양한 방향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물류업계의 여러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한 유통업체 물류센터 현장관리자는 “이번 구글에서 발표한 아틀라스나 아마존의 피킹 로봇을 보면서, 직업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실제 현업에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한 틈이 존재한다. 가령 수요예측 분야에서는 데이터 분석기술을 이용한 자동화와 사람의 능력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은 기계의 영역이지만 그것으로부터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영역이라는 이야기다. 장차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존재하지만, 그 시기는 지금 당장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여는 가능성
 
예전 도서관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과거 우리가 이용하던 도서관의 모습과 오늘날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가. 예전에는 책을 도서관 인덱스 카드에서 찾았다. 커다란 서랍에 담긴 인덱스 카드를 보고 사람이 일일이 책을 찾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서관의 색인 구조는 IT기술과 합쳐졌고 우리는 이제 간단한 컴퓨터 검색을 통해 원하는 도서의 위치를 검색할 수 있다. 이러한 색인 구조가 오늘날의 검색엔진이라 할 수 있다.
 
 
2013년 멕킨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적 노동의 자동화로 인해 잠재적인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5~7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견했다. 기술의 개발이 끊임없이 우리의 직업을 위협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과거 20세기 기계화가 이뤄지면서 수많은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체했던 것처럼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물론 단기적인 고충은 존재하겠지만 여러 사회문제, 산업의 발전, 기술 문제를 극복하는 데 일정부분 해답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고 앞서나가는 그림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다.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과학자 마빈 리 민스키(Marvin Lee Minsky)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기술과 인간이 상호 보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여태까지 인간이 다뤄왔던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순한 업무는 기계가 대신하지만 인간은 그것을 대체하는 더욱 창조적인 업무를 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물류산업에 있어 인공지능은 기존 업무를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70호(2016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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