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글로벌 물류스타트업백서] 닌자밴(Ninja Van), 온라인 물류 점령을 위한 닌자들의 습격

by 김정현 기자

2016년 04월 29일

글로벌 물류스타트업백서⑧ 닌자밴(Ninja Van)
동남아를 먹다, 온라인 물류 점령을 위한 닌자들의 습격
 
글.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싱가폴의 이커머스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물류역량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비해 낙후되어 있다. 닌자밴은 이러한 싱가폴의 전통 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이커머스를 위한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싱가폴에서 시작한 닌자밴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물류회사다. 현재 싱가폴을 기점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진출했으며 그 영역은 점차 확장될 전망이다. 닌자밴의 최종적인 목표는 동남아시아의 모든 이커머스 회사들을 위한 물류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싱가폴은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하더라도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페이팔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싱가폴의 이커머스 매출은 2015년 기준 34억 5천만 달러(약 4조 3000억 원)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산업은 이커머스뿐만이 아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관련 비즈니스 산업인 소프트웨어와 물류 분야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스프링 싱가폴(Spring Singapor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싱가폴의 물류시설은 7169개에서 7606개로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배송서비스의 중요성 또한 함께 증가했다. 그러나 기존 물류산업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닌자벤(Ninja Van)은 이커머스를 위한 물류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닌자밴은 싱가폴 본사를 기점으로 설립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총 숀 (Chong Shaun), 라이 창 원(Lai Chang wen), 탄 보 시엔(Tan Boxian), 3명의 공동 창립 자에 의해 설립되었다. 창립 15달 만에 투자자들로부터 약 250만 달러(약 31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다음은 닌자밴의 CEO이자 창립 맴버인 라이 창 원과의 일문일답.
 
(사진= 라이 창 원 닌자밴 CEO)
 
Q1. 닌자밴(Ninja Van)의 비즈니스 모델과 설립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A1: 최근 몇 년간, 이커머스(E-Commerce) 산업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왔다. 나는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불편을 경험했다.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이나 주문조달 부분은 관리 자체도 어려웠으며 이로 인해 사업에는 많은 애로사항이 생겼다.
 
싱가폴의 물류산업은 오랜 기간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전통기업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전통기업들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로 인해 싱가폴의 물류는 매년 증가하는 온라인 구매율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데 반해 물류 산업은 발전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러한 격차는 줄어들어야만 했다고 생각했다. 고객들은 자신이 받는 서비스에 100% 만족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닌자밴이라는 기술 집약적 물류스타트업이 탄생한 이유다.
 
Q2. 닌자밴의 서비스는 소비자들로부터 ‘이커머스를 위해 설계된 물류’, ‘라스트마일 배송’이라고 불리운다. 자체적으로 닌자밴의 서비스를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A2: 닌자밴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물류회사다. 닌자밴은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솔루션을 구축했으며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닌자밴 고객들은 닌자밴에서 제공하는 API를 통해서 그들의 플랫폼과 우리의 물류 서비스를 통합시킬 수 있다.
 
고객들은 API 연동을 통해 차량 루트 정보, 화물 및 차량 트래킹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닌자밴의 고객 및 파트너사에게 최상의 배송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닌자밴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이다. 그리고 현재 닌자밴은 전보다 믿을 수 있는 서비스와 빠른 배송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분주하고 있다.
 
Q3. 닌자밴의 핵심고객은 누구인가. 혹시 파트너십을 맺은 곳은 있는가.
 
A3: 동남아시아의 모든 온라인 상인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물류 파트너사가 되는 것이 비전이다. 우리는 이미 라자다(Lazada), 잘로라(Zalora), P&G, 그루폰(Groupon), 네스프레소(Nespresso), 토이저러스(Toys R Us) 등 이커머스·유통산업군의 대기업들과 파트너 협약을 맺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대기업과 한정하여 체결하는 것은 아니다. 닌자밴은 소규모 기업들과도 지속적으로 파트너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Q4. 닌자밴 사업 초기 금전적, 법적, 인력수급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설립 초기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나.
 
A4: 닌자밴 창업당시, 저를 포함한 모든 공동 창립자들은 물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가장 큰 과제는 우리들의 멘토, 즉 물류 분야의 전문가, 경쟁사들을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었다.
닌자밴의 비즈니스를 시장에 설명하고 시장을 설득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스타트업이고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에게는 과거 물류 비즈니스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에 이러한 어려움들을 겪었지만, 현재 우리는 100명의 직원들과 싱가폴 국경을 넘어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Q5. 최근 닌자밴은 ‘닌자 콜렉트(Ninja Collect)’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닌자콜렉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A5: 사업을 운영해본 결과, 고객들이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은 그들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화물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객들은 대개 일을 하거나, 외부활동을 하느라 바쁠 때 주문한 상품이 배달되는 시간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배달 수거서비스’를 개발했다. 우리는 닌자포인트(Ninja Points)와 닌자박스(Ninja Boxes), 두 종류의 닌자콜렉트(Ninja Collec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닌자포인트는 고객들이 구매 상품을 직접 오프라인 거점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닌자밴과 파트너 협약을 맺은 소매점들이라 할 수 있다. 고객들은 주문한 상품들을 큰 쇼핑몰뿐만 아니라 작은 개인 마트와 같은 소매점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다. 닌자밴은 전국에 퍼져있는 고객들이 각자의 집 근처에서 닌자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소매점 파트너 회사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닌자박스는 전국에 걸쳐 전략적으로 배치된 무인 자동사물함이다. 고객들은 받고자 하는 화물의 배달지를 닌자박스의 자동사물함으로 변경할 수 있다. 닌자박스를 이용하게 되면 화물 고유의 인증번호가 메일과 SMS문자로 고객에게 전송된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인증번호를 스캐닝하는 행위를 통해 해당 사물함에서 화물을 찾아갈 수 있다.
 
Q6.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싱가폴을 ‘스타트업 허브국가’, 그리고 ‘이커머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나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이 닌자밴 창업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 점이 있는가.
 
A6: 닌자밴은 싱가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싱가폴에 본사를 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싱가폴은 동남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국가다. 비행기로 2~3시간 안에 국경을 넘어서 대부분의 주요 도시에 도착이 가능하다. 더불어 싱가폴은 동남아시아(SEA, South East Asia)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스타트업간의 네트워크와 투자자들이 많다. 지난 몇 년 간, 싱가폴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싱가폴은 닌자밴과 같이 성장 중인 스타트업에게 많은 조언과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멘토와 엔젤 투자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VC들과 다른 종류의 투자자들 또한 쉽게 만날 수 있다.
 
셋째, 싱가폴은 테크, 자본, 구조적인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국가다. 때문에 닌자밴의 기존 서비스나 신규 서비스를 자유롭게 테스트하여 시장 확장 및 이전에 대비하고 강화할 수 있다.
 
Q7. 닌자벤의 경우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배송을 보장한다. 관련해서 닌자밴의 배송현황, 그리고 경쟁사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다.
 
A7: 당일배송의 경우, 고객들이 오후 12시 이전에 주문을 완료하면 닌자밴이 접수된 주문을 처리하는 식이다. 그러면 당일 12시 이전에 접수된 주문 건들은 당일 오후 10시 이전에 배송 완료된다.
 
당일배송을 제외한 배송의 경우, 물동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배송 리드타임은 1~2일 이다. 하지만 휴일 시즌 등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는 경우 3일까지 리드타임이 늘어나기도 한다.
 
닌자밴의 고객들은 다양한 배송 옵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배송(Standard Courier), 특급배송(Express Courier), 시간지정배송(Time-slot Courier)이 있다.
(사진 = 닌자밴가격표)
 
닌자밴은 고객이 원하는 배송옵션을 100%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고객의 부재와, 배송 사고 등 여러 사항을 고려했을 경우 우리 배송 성공률은 90~95%다. 닌자밴의 요금정책은 타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8. 자체적으로 차량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 한국의 경우 높은 가격의 영업용 번호판 구매 이슈가 존재하는데 싱가폴은 어떠한가.
 
A8: 닌자밴의 사업 아이디어는 1년 반 전에 구상되었다. 창립 이래로 우리는 하루 평균 2000개의 고객기업에게 10000개 이상의 화물을 배송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벤, 트럭, 오토바이, 스쿠터를 포함한 200개 이상의 운송수단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화물용 운송수단 및 라이센스를 구매하는 것은 한국만큼 비쌀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200대 운송수단을 제외하고서는 임대차 계약을 통해 부족한 차량을 대체하고 있다. 닌자밴은 기본적으로 자차를 보유하고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배송을 해줄 수 있는 파트타임, 프리렌서 운송자들과 계약하여 현재 약 400개 이상의 임대차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먼데이, 블랙프라이데이 등 이벤트행사로 인해 배송 물량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닌자밴은 400개의 임대 계약 운송자들의 도움을 통해 물량을 처리한다. 때문에, 닌자밴은 추가적으로 차량을 구매하거나 빌려야할 수고를 줄일 수 있다.
 
Q9. 닌자밴은 배송 가능한 화물규격을 제한한다.(가로, 세로80cm이하 등) 이렇게 화물규격을 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9: 닌자밴은 배송기사들의 건강, 복지, 직업 만족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닌자밴이 배송 화물규격에 제한을 정해둔 이유다. 만약 배송 담당자들이 큰 부피의 무거운 화물을 매일 운반하게 된다면, 근무 만족도는 낮아지고 근무 시 상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아래 사진은 우리의 화물 규격 제한표이다.
(사진 = 닌자밴 화물규격 제한표)
 
Q10. 급성장의 비밀을 알고 싶다.
 
A10: 닌자밴의 가장 큰 경쟁력은 팀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시너지라고 생각한다. 닌자밴의 팀원들은 매일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저는 이렇게 현명하고 야망 있고, 겸손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팀들이 있었기 때문에 견고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재 닌자밴의 매출은 초기 목표했던 정도를 훨씬 뛰어넘었다. 닌자밴은 매우 젊은 구성원들로 이뤄져있으며, 항상 실수를 통해 배워나가길 원하며, 경계를 뛰어 넘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Q11. 닌자밴은 동남아시아 각지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룬 성과는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A11: 닌자밴은 매달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높은 성장은 싱가폴을 넘어 다른 국가로 확장해나가는 단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닌자밴은 싱가폴에서 시작하여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진출했으며 올해 안으로 3~4개 국가에 추가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닌자밴의 최종 목표는 동남아시아 모든 이커머스 회사들을 전부 만족시킬 수 있는 물류 파트너로 성장하는 것이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목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최고를 노리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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