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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주 CJ대한통운 헬로담당 인터뷰] 화주와 차주를 부르는 한마디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2월 03일

 

CJ대한통운 운송주선 네트워크 - 화주와 차주를 부르는 한마디 ‘헬로’

질의. CLO SNS 독자단 정리.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CJ대한통운의 화물운송중개플랫폼 ‘헬로(Hello)’는 회사 내에서 ‘집중육성’ 중인 대표 프로그램이다. TF팀으로 시작한 조직은 수송사업전담 부서로 꾸려졌으며, TF팀을 담당하고 있던 최갑주 팀장은 그룹 정기인사에서 임원대우로 승진했다. 헬로는 현재 국내사업 안정화를 위해 분주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서비스다. 때문에 현재는 국내에서 유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몇몇 스타트업, 미래를 보자면 글로벌 물류를 대상으로 론칭한 삼성SDS의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와 전면으로 부딪칠 가능성도 엿보인다. 바야흐로 물류플랫폼의 시대다. CJ대한통운의 물류플랫폼 ‘헬로’는 정체되어있는 물류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해당 기사는 본지가 SNS상의 불특정 독자들을 대상으로 ‘크라우드 인터뷰’를 통해 작성됐음을 알려드립니다.

 

카카오의 택시, 네이버의 포탈, 쿠팡의 커머스까지. 플랫폼(Platform)의 시대다. 플랫폼은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IT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플랫폼은 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모임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모인다. 왜냐. 그곳에 필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택시를 붙잡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며, 정보검색을 위해 네이버를 이용한다. 조금 더 싼 가격에 상품을 사기위해 쿠팡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결국 ‘플랫폼 비즈니스’는 매개 비즈니스다.

 

그렇다면 물류는 어떠한가. 물류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기업화주, 소비자)은 조금 더 싼 가격에, 안전하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물류 서비스를 원한다.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화물차주(혹은 물류기업)는 만족할만한 운임, 공차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빠른 배차를 원한다. 무엇보다 ‘화물’을 원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많은 화물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물류판에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비스의 제공자와 소비자의 니즈가 확실하며, 물류산업에 병폐처럼 남아있는 ‘다단계 운송’을 혁파할 수 있는 시도 또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 플랫폼은 없다. 기존 화물운송주선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시장 지배력, 플랫폼에 대한 화물차주의 불신, 일부 플랫폼 운영사의 강제적인 운영행태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류플랫폼은 다시금 수면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SDS의 첼로스퀘어, 스타트업 고고밴, 트레드링스 등의 물류플랫폼 서비스가 론칭했다. 각각 다루는 분야는 약간씩 다르지만 물류산업의 여러 관계자를 연결하고자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1월 론칭한 ‘헬로’도 그중 하나다. 헬로의 모델은 단순하다. 플랫폼 안으로 화물차주, 화주(및 주선사업자)를 유입하여 거래가 발생하도록 중개한다. CJ대한통운은 이에 따른 부가적인 수익을 얻는다. 수익모델은 중개 수수료, 월 사용료가 대표적이지만, 헬로는 일정수준의 사용자가 모일 때까지 무료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결국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플랫폼의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헬로는 내부적으로 ‘집중육성’ 중인 사업이라 표현되고 있다. TF팀으로 시작한 조직은 수송사업전담 부서로 격상됐으며, TF팀을 담당하고 있던 최갑주 팀장은 지난달 23일 임원대우로 승진했다. 헬로는 현재 국내사업 안정화를 위해 분주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서비스다. 때문에 현재는 국내에서 유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몇몇 스타트업, 미래를 보자면 글로벌 물류를 대상으로 론칭한 삼성SDS의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와 전면으로 부딪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바야흐로 물류플랫폼의 시대다. CJ대한통운의 물류플랫폼 ‘헬로’는 정체되어있는 물류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다음은 최갑주 CJ대한통운 수송사업담당 팀장(헬로 담당)과의 일문일답.

 

 

Q1. 헬로가 CJ대한통운 손관수 대표의 KPI 평가항목가 될 정도로 내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A1. 소문의 사실 유무를 확인하기에 앞서 업계에 그 정도 소문이 돌 정도면 충분히 관심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CJ대한통운 경영진에서도 헬로 서비스를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조직을 국내부문 직속 수송사업담당으로 개편할 정도로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만큼 내부적으로도 헬로를 집중육성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2. 헬로 서비스의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A2.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화주 및 주선사가 헬로 플랫폼에 화물운송 요청을 하면 해당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최적조건의 화물차주 1인을 수배하여 푸시 메시지를 보낸다. 만약 해당 화물차주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하면, 차순위 차주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평균적으로 30분 안에 배차가 완료된다. 만약 30분이 넘어갈 경우 CJ대한통운의 CM(Carrier Manager)이 책임배차를 시행한다. 이는 CM이 배송요청 지역 인근에 있는 CJ대한통운 차량, 혹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외부차량을 유?무선으로 직접 수배하여 협상하는 방식이다. 가령 15만원에 화물이 올라왔는데, 단가문제로 인해 화물차주가 해당 운송을 거부했다면, 1만원을 더 얹어서 16만원에 주면 운송할 것인가 협상하는 식이다.

 

화물차주 또한 자신의 공차운송 상태를 표기하여 화물을 즉각적으로 수배할 수 있다. 공차등록은 현재 시간 기준으로도 가능하지만, 도착예정시간에 맞춘 등록 또한 가능하다. 가령 서울에서 부산까지 화물운송을 하는 차주가 있다고 한다면 부산 도착시간에 맞춰 공차시간을 등록할 수 있는 것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부산 도착 후 즉각적으로 추가적인 화물수배가 가능하여 공차운행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Q3. 헬로는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다단계 구조를 혁파하는 직거래 플랫폼을 목표로 한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헬로는 화주뿐만 아니라 화물자동차운송가맹사업자 또한 모집하고 있다. 이 경우 CJ대한통운 중심의 또 다른 다단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 화주 외에 주선업자를 따로 모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3. 국내 물류산업의 구조상 주선사업자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화주와 직접 계약하고 있는 주선사업자가 많이 있으며, 그런 사람들 또한 차주와의 연결을 도와주고 있다. 헬로가 운송 주선사 또한 플랫폼 안에 품고자 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기존 2~3단계 이상 나오는 다단계를 주선사 ‘하나’로 줄이더라도 충분히 물류산업의 혁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헬로는 직거래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그 안에 하나 정도의 주선사가 들어가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

 

 

Q4. 헬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현재까지 성과를 자체평가 해달라.

 

A4. 현재까지 헬로 플랫폼에 올라간 CJ대한통운의 물량은 약 50억 건이다. 수시로 올라오는 외부 화물은 약 2300건이다. 헬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차량은 약 3000대이며, 자사차량 외의 등록차량은 2200대다. 아직까지 CJ대한통운의 화물, 차량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CJ대한통운은 더 많은 외부 화물, 차량을 헬로로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물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순회홍보 활동이 대표적이다. CJ대한통운은 화물차주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 거점, 휴게소를 중심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순회홍보를 2회씩 실시했다.

 

아쉬운 점은 이렇게 홍보활동을 해도 많은 화물차주들이 저희 서비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우리가 대기업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런 점이 제일 억울하게 느껴진다. 헬로는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기존 물류산업의 가장 큰 병폐중 하나인 운송단계를 축소하고자 하는 서비스다. 거래를 단순화하며, 그 안에 있는 차주들에게도 피해가 안가도록 더 좋은 업무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Q5. 헬로의 상생모델이 궁금하다. 화주-차주-주선업자, 그리고 CJ대한통운이 얻는 이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A5. 기존 화물운송거래까지 소요되는 단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화주입장에서는 원하는 차량을 더욱 빠르게 수배할 수 있다. 당연히 물류비도 감축할 수 있다. 단계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중간 수수료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화물차주 입장에서도 가까이에 있는 화물을 쉽게 수배할 수 있다. 주선사들 또한 기존 체제보다 차량을 수배하기 쉬워진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점이 있다. 헬로 플랫폼 안에서는 외부 화물만 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기존 CJ대한통운이 보유하고 있는 화물 또한 정보망을 통해 외부차주에게 바로 연결 가능하다. 두 번째는 다른 주선사나 직거래 장터를 통해 해당 물량을 CJ대한통운 차량에도 실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을 수 있는 차량 모수가 많아지고 물량이 많아진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수익성으로 연결될 것이다.

 

Q6. 헬로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6. 물량과 차주 간의 밸런스가 안 맞는다. 저희가 매일 내놓는 물량과 차주들의 동선이 매번 같을 수는 없다. 미세한 차이는 항상 존재하며, 매일 같은 정기화물을 차주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 또한 어렵다. 하지만 헬로에 진입하는 화주, 차주가 많아지고 그에 따른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그런 문제점 또한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령 CJ대한통운은 요일별, 톤급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주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 고정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등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Q7. 모그룹 계열 물류사인 H사도 헬로와 비슷한 방식의 화물중개 플랫폼을 구축했다. H사의 경우, 차주와 가맹점들에게 자신의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으면 화물을 빼버리는 방식으로 강제가입을 조장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 업계는 헬로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차주와 화주를 모집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7. 강제가입 방식으로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수수료를 통해 일정 부분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종국에는 해당 기업에게 피해가 올 것이다. 때문에 헬로는 처음부터 무료운영을 공언하고 시작했다. 헬로는 향후 1년 간 무료 운영될 계획이며, 그 이후에도 시장상황을 반영하여 무료화는 계속될 수 있다.

 

헬로의 목표는 CJ대한통운의 물량과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플랫폼이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까지 2만대의 차량을 확보하여 월 5회~8회 배차 받는다는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할 수 있는 직영차량은 한정되어 있다. 추가적인 물량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자원 또한 무한정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여러 화주, 화물의 물량이 플랫폼 상에서 나뉘어 운영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미국의 물류업체 CH로빈슨과 같은 사례도 있다.

 

Q8.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화물운송주선(중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몇몇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 스타트업과 헬로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

 

A8. 헬로는 단순히 플랫폼을 통해 운송중개만 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최적화물 추천 푸시알림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화물대금도 인수증만 들어오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스타트업과 다른 점은 이미 충분한 양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헬로는 CJ대한통운 물량을 이미 50% 기준으로 내놓고 있다. 이는 차주들을 유인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기존 물류플랫폼이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물량은 안주고 차주모집만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CJ대한통운의 물량과 외부물량을 5:5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여타 플랫폼 업체와 협업은 고민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물류플랫폼 사업자들은 수수료, 혹은 월 사용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 분들과 협업해서 저희가 얻는 이점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저 단계만 늘어나는 것뿐이다. 또한 헬로는 기본적으로 대량화물 운송 플랫폼이다. 5톤 이상의 일반화물자동차가 주 타겟이라는 이야기다. B2B물량, B2C화물이더라도 대량물량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기존 소규모 B2C 영역까지 포괄하고 있는 물류플랫폼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설령 시장이 겹친다고 하더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 되는 부분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갑주 CJ대한통운 수송사업담당 이사대우)

 

Q9. 삼성SDS는 지난해 첼로스퀘어를 내세워 수출입 및 국제물류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반면 헬로는 현재 국내물류에 집중하고 있는데, 향후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 서비스까지 확장할 게획인가.

 

A9. 헬로는 처음부터 해외사업 진출을 염두하고 있었다. CJ대한통운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해당지역에 대한 물류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해당 사업은 당연히 진행될 것이다. 다만 해외진출에 앞서 국내환경에서 운영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우선 점검할 계획이다. 국내 성공사례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시장에 재빠르게 정착할 것이다. 물론 현재 당면한 목표는 더 많은 외부 화주, 주선사업자, 화물차주를 플랫폼으로 유인하여 국내 서비스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7권(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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