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3호(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From the Reader
CLO 통권62호(2015.7-8)를 읽고...
물류의 기본, 커뮤니케이션
한규태 (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일은 없다. 따라서 일을 하는 모든 과정에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식당 청소도 고용자와 피고용자가 생각하는 청소 기준이 다른데, 물류아웃소싱이라고 예외가 있을까. 기업은 물류 파트의 일부 또는 전체 과정을 물류 전문 업체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류 프로세스 과정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려면 기업입장에서도 3PL의 전체적인 업무 흐름과 물류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말로만 어렵게 책속에서 배워보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직접 느껴보면 어떨까? 나는 현재 기업에서 인턴을 하거나, 직접 가서 물류 프로세스를 보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공사 현장에 갔다. 지게차를 운전하시는 아버지와 작업반장님과 작은 마찰이 있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어이 형씨 얼른 물건가지고 이 곳 안으로 들어와~”
“아, 반장님 지금 흙이 이런 상태에서는 지게차 바퀴가 빠질 수밖에 없다니까요”
“무슨 말이여 이 정도면 됐지 뭘, 얼른 물건 가지고 와 줘~”
“대신 지게차 바퀴 빠지면 작업 못하는 시간도 계산해주시오”
“알겠어, 물건가지고 얼른 와. 시간 없어!”
결과는 당연히 지게차 바퀴가 빠지고 말았다. 작업반장님이 실제로 지게차를 운전 해보셨다면 과연 저런 제안을 하셨을까. 우리는 각자 다른 역할을 맡고 수행한다. 그리고 서로 협력을 하여 하나의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하나의 작업을 여럿이서 진행하려면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이해하며, 배려 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을 갖춰야 살아남는다.
임성균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내가 군 생활을 한 부대에는 급식재료 선정, 발주부터 조리까지 책임지시는 아주머니가 20년 가까이 근무를 하고 계셨다. 그리고 군 생활을 한지 1년 쯤 되었을 때, 경찰청에서 상설중대 규모 이상의 부대에는 영양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라는 지침을 내려 우리 부대에도 처음으로 영양사 한 분이 배치되었다. 20년 간 아주머니 고유의 영역이었던 여러 부분들이 영양사의 업무들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양사는 영양기준치에 따라, 그리고 부대원들의 수요에 맞춰 재료를 선정하고 발주해야 했다. 하지만 20년 늘 상 감각에 따라 업무를 해오던 아주머니 입장에서는 그게 탐탁치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결국 서로가 몇 달간을 충돌하고 나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은 21세기 들어, 아니 역사적으로 당연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보다 더 전문적인 것들이 기존의 것들을 대체 한다는 상식이다. 인간보다 실수도 적고 효율도 좋은 기계들은 기계혁명이 시작된 이후 아주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했으며,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잔반 재고를 절감하는 머글라우 시스템은 영양사의 업무 중 하나였던 ‘발주’ 를 대체해 나갈 것이다.
물론 위 시스템에 의해 영양사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너무 이르지만, 훗날 재료선정에 관한 시스템·식단을 짜주는 시스템들까지 등장하게 된다면 정말로 영양사라는 직업에 대한 당위성이 흔들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 시대는 ‘물류’ 에 대한 전문성까지 가지라고 외치고 있다. 평범한 사람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물론 모두가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하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은 항상 그대로 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갖춰라. 그것이 물류든,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