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마일, 누가 움켜쥐나
글. 엄지용 기자 | 김철민 기자
“행복한 기업들은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제로 투 원(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중에서)-
디지털 기술이 쇼핑 문화를 바꾸자 e커머스 업체들은 혁신적인 물류 개선에 몰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2년 1조 582억 달러를 기록한 전 세계 B2C 전자상거래 규모는 오는 2017년 2조 3574억 달러로 1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들이 제품가격 다음으로 점점 배송비용과 소요시간에 갈수록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배달(운송)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급부상시킨 것 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e커머스의 배송기간은 대부분 2~3일 소요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 하루에 배달되는 ‘당일배송(same day delivery)’이 메가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은 배송 속도와 품질 향상을 위해 수 조원 단위의 비용을 투자했다. 미국의 배송 스타트업 인스타카트는 총 3000억 이상의 펀딩을 유치하는 등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커머스의 유례없는 성장에 기업들이 물류체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소셜커머스인 쿠팡과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들도 온라인 판매 확대에 따른 당일배송 서비스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e커머스의 ‘당일배송’요구 때문에 국내 택배와 퀵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물류 플랫폼 제공업체들에게는 동시에‘위기와 기회’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로 단련된 대형 택배업체들은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방식의 당일 배송에 적합하지 못한 시스템을 갖춘 반면 퀵 서비스 업체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첩한 대응능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퀵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 대한 제한된 운송 서비스가 한계인 반면 택배사들은 전국적인 배송거점을 활용한 전국적인 집하, 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바야흐로 ‘배달전쟁’시대이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양적 성장을 거듭했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물류 시스템 개선을 바탕으로‘빠르고 정확한 배송’이라는 질적 성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라스트마일(last mile)’서비스를 완성시켜 줄 전통적인 택배와 스타트업 물류 플 랫폼의 융합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