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할 것 없이’ 총알배송, 전자상거래는 물류전쟁 중
한국, 소셜커머스업계 배송상품 비중 늘자 물류역량 강화 총
미국, 온라인 식료품 판매 연평균 20% 성장, 빠른 택배 수요 증가
글. 김철민 기자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공통적인 이슈가 바로 ‘총알배송’이다. 성격 급한 소비자를 위해, 식료품처럼 몇시간 내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을 위해 빠른 배송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 쿠팡, 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물류센터를 개설하며 배송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홈쇼핑 등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체계적 배송 시스템이 전자상거래 업계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소셜커머스 업계의 배송 서비스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 미국 온라인몰들도 탄탄한 IT시스템과 물류망을 앞세워 미국 내 지역상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소비의 75%가 각 가정을 중심으로 15마일(약 24Km) 이내에서 이뤄진다”며 “지역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신속한 배송능력은 전자상거래 회사들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 택배 등 물류 경쟁력이 시장 점유율 분수령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쿠팡, 그루폰, 위메프 등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는 군포, 파주, 용인 등 수도권에 잇따라 자체 물류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배송상품 비중이 쿠폰, 이용권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상품을 크게 웃돌며 배송서비스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계가 판매하는 배송상품 비중이 평균 70%에 육박하면서 신속한 배송서비스가 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며 “자체 구축한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체계적 물류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배송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은 경기 군포시에 자동창고관리시스템(WMS)을 적용한 4959㎡(약 1500평) 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무선주파수(RF)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재고·출고 정보를 관리하면서 물류자동화설비로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절감해 배송 품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영동고속도로와 인접한 위치 특성 상 협력사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회사는 향후 물류자동화설비에 1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해 물류센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장기간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유통 채널과 달리 짧은 기간에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체계적 물류 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묶음배송, 당일배송, 반품택배 등 고객 편의성을 강화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쿠팡은 경기 파주시에서 1만395㎡(약 3000평) 규모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자유로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신속하게 배송하면서 협력사 상품을 운반하는데 필요한 물류비용을 최소화한다. 쿠팡이 판매한 상품 가운데 90% 이상이 주문 후 2일 내 고객에게 전달되는 이유다.
회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배송 지연 시 일정 기준에 따라 보상 캐시를 지급하는 ‘배송지연 보상제’를 진행한다. 상품 재고가 부족하면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품절 보상제’도 운영한다.
쿠팡 관계자는 “별도 배송 전담팀을 꾸려 상품 배송 상태를 주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배송 보상 제도를 마련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한다”고 강조했다.
그루폰은 세계 48개 국가 해외 지사에서 들여온 상품을 경기도 용인에 구축한 자체 물류센터에서 일괄 관리·배송한다. 위메프는 군포에 세운 물류센터에서 패션, 생활용품, 가전 등 모든 배송상품을 취급한다.
◈ 식료품 온라인 판매 급증…배송전쟁 촉발
아마존은 2009년부터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업계 최초로 미국 내 일부 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7년에 1곳에 불과했던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는 현재 40개가 넘으며, 근무 직원수만 2만5000명에 달한다. 아마존은 최근 미국 내 10개주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일할 직원 5000명을 추가 고용한다고 밝혔다.
제품 보관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소화하는 아마존이 시장에서 효율·비용측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베이 역시 작년 8월 당일배송 서비스 ‘이베이 나우’를 시작했는데,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이번달부터 배송서비스 지역을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댈러스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베이는 자체 물류센터 대신 제휴사의 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각 매장에서 제품을 가져와 1시간내에 배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도 ‘쇼핑 익스프레스’라는 서비스를 올해 초부터 시작, 현재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플스, 타깃 등 제휴사들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WSJ(월스트리저널)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배송 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시장 규모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배송물품도 식료품 등으로 다양해져 속도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1년 약 1조6500억달러에서 올해 2조35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7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연평균 20%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