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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로 엿본 ‘물류의 힘’

by 김철민 편집장

2010년 12월 08일


삼성 인사로 엿본 ‘물류의 힘’



삼성SDS 김형태 부사장, 삼성전자 문성우 상무 승진
공급망관리(SCM) 전문가들 경영전선 전진배치
급속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 물류 중요성 부각

삼성이 물류전문가 출신을 경영진에 전진배치 시켰다. 급속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 물류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 활동서 물류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8일 삼성그룹 임원인사에 따르면 삼성SDS 김형태 전무(50)와 삼성전자 문성우 부장(39)을 각각 부사장과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에서 물류혁신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 대해 ‘성과가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고 표현했다. 반면 업계는 ‘물류의 중요성이 보여준 성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공급망관리가 몰고 온 변화
<“삼성전자가 SONY를 이길 수 있었던 주요원인은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능력에 있다” (SONY 자체 분석)>

김 부사장은 그룹의 SCM 전문가다. 2006년 삼성전자 물류그룹장 상무로 영입돼 1년 뒤 전무로 승진했다. 올해 삼성SDS에 합류해 부사장까지 4년 걸렸다.

현재 김 부사장은 삼성SDS의 글로벌 LPO(Logistics Process Outsourcing)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이 자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와 협력사 전반에 걸친 SCM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곳이다. 그룹 전체의 국내외 물류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지휘통제부인 셈이다.

그 동안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해외 물류합리화 전략을 수립하고 실현시키는 작업을 맡았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흐름을 효율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물류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신화적 존재’로 불린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지만 이후 삼성의 물류담당 임원이 되기까지 한국EXE C&T;라는 물류 컨설팅업체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삼성전자의 SCM 도입을 지원했다.

당시 국내 대기업이 내부 업무혁신 전문가로 외부 협력업체(컨설팅업체) 사장을 영입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었지만 물류담당 출신도 삼성의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삼성 ‘토종’ VS LG ‘해외파’
김 부사장은 동종업체인 LG전자 디디에 쉐네브(Didier Chenneveau) 최고공급망관리자(CSCO) 부사장과 비교된다. 디디에 쉐네브 부사장은 2008년 다국적 기업 HP에서 20여 년간 SCM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로 내년 3월 임기만료로 LG전자를 떠난다.

지난해 매출 55조를 기록한 LG전자는 이중 4630억원을 SCM으로 경비를 절감하는 등 공급망관리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결과로 보면 LG전자는 SCM전문가를 해외서 영입했지만 삼성은 국내파를 선택했던 것이다.

한편 젊은 물류인재의 등용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30대 임원 중 문성우 신임 상무는 산업공학을 전공한 물류전문가 출신이다. 문 상무는 카이스트 산업공학 박사로 SCM 및 유통관련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전사적인 물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하고, 선진 물류체계를 구축한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임원진에 물류라인이 대폭 강화된 것은 글로벌 시장에 능동적인 공급망관리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향후 대기업에 미칠 물류의 중요성과 인재육성의 필요성을 시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의 물류체계에 대한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또 그 구심점이 어딜까라는 궁금증이 업계 관심꺼리다. 지난 10년 동안 조직에 불어 온 SCM혁신 바람이 향후 삼성 조직과 국내 물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삼성SDS 김형태 부사장 (사진 左)

▶60년생(50세) ▶우신고, 고려대 경영학과, 서울벤처정보대학원 박사 ▶83년 삼성전자 입사 ▶07년 삼성전자 물류그룹장 전무 ▶현 삼성SDS 글로벌LPO사업부장


삼성전자 문성우 상무 (사진 右)
▶71년생(39세) ▶광주과학고,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동 대학원 박사 ▶04년 삼성전자 입사 ▶현 경영지원실 경영혁신팀


※ SCM이란
SCM이란 최종 고객의 요구에 가장 좋은 제품을 싸게, 빠르게, 제 때에 공급하기 위하여 전체 공급망을 대상으로 프로세스, 시스템, 조직을 혁신하는 총체적인 경영활동을 말한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김철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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