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김희양의 헬스케어 콜드체인]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인력을 양성해야 할까?

by 김희양

2019년 11월 21일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초심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 3가지'

관심은 나날이 고조 ‧ 인력은 여전히 저조, 인력문제 해결 방향은?

 

글. 김희양 콜드체인플랫폼(CCP) 대표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초심자에게 필요한 교육 3가지

 

글로벌 헬스케어 콜드체인 전문 물류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면 반드시 하는 기본 교육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콜드체인 매니지먼트, 두 번째는 임상시험 물류 및 제약 산업에 대한 이해, 세 번째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위험물(Dangerous Goods) 교육입니다.

 

1. 콜드체인매니지먼트(Cold Chain Management)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의 핵심 솔루션인 온도 관리에 대한 교육입니다. 기초 교육과 심화교육에 따라 내용 및 난이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대략적인 교육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콜드체인의 개념, 콜드체인 준수 관련 규정, 온도의 범위 및 분류, 콜드체인 포장재에 대한 이해(액티브 / 패시브), 포장재 선정, 냉매제 종류 및 관리, 퀄리피케이션(Qualification)과 밸리데이션(Validation), 온도 맵핑(Temperature Mapping), 온도 모니터의 종류 및 핸들링, 온도 이탈(Temperature Excursion) 및 원인 분석, 온도 그래프 해석하기, 리스크 매니지먼트,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 라벨(Label), 문서(Documentation) 등.

 

2. 임상시험 물류 및 제약 산업에 대한 이해

 

해당 물류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필요성, 그리고 업무의 흐름에 대한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입니다. 하나의 신약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이해할 때 바이오제약 산업을 아우르는 헬스케어 공급망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약 개발 이전의 R&D 단계부터 임상을 거쳐 상업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물류 공급사슬에 관여하는 이들의 역할과 운송 품목, 물류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권자(Decision Maker)와 인플루언서(Influencer) 구분, 글로벌 및 국내 산업 트렌드를 다룹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산업군을 이해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콜드체인 물류 솔루션을 찾아내며,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갑니다.

 

3. IATA 위험물(DG)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의 근간이 되는 임상시험 검체나 생물학적 샘플 운송 시 해당되는 Class 6.2 Infectious Substances(감염성 물질), 콜드체인 냉동 운송 시 드라이아이스를 냉매제로 사용할 경우 해당되는 Class 9 Miscellaneous Dangerous Substances and Articles(기타 위험 물질)을 중점적으로 교육합니다. IATA 인증을 받은 포장재 종류, 포장법, 라벨링, 화주신고서 작성법 등을 가르칩니다. 메르스(MERS)나 조류 독감(AI) 등과 같은 전염병 확산 시 대부분의 물류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두각을 나타내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헬스케어 콜드체인과도 연관성이 있는 위험물을 핸들링하기 위해서는 이 지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 교육을 토대로 영업(Business Development / Commercial Operations), 고객서비스(Customer Services), 오퍼레이션(Operations), 드라이버(Drivers), 품질관리(Quality Management), 프로젝트관리(Project Management) 등 각자 자신의 업무 포지션에 적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며, 업무의 전문성을 높여 나갑니다.

 

뒤늦게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에 뛰어든 초심자들은 막연히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만 쌓으려 하며, 위와 같은 기본 교육에 대해서는 ‘한 번 듣고 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배워야 할 내용은 많습니다. 그러나 추가적인 지식들은 모두 기본기가 갖춰졌을 때 빛을 발합니다.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기본 교육을 지겨우리만큼 정기적으로, 반복해서 제공하여 직원들을 철저히 훈련한다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관심은 나날이 고조, 인력은 여전히 저조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에 관심이 나날이 뜨거워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는 물류 기업들과 인더스트리 리서치 전문 기업들의 자문 요청뿐 아니라, 대학생들도 이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상담을 요청해오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고민을 듣다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 국내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는 구인과 구직의 불균형을 반복해 겪고 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헬스케어 콜드체인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인 물류업계 경력자들은 기존에 해오던 물류와는 달라 배워야할 것이 대단히 많아 보이는데, 대체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다는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한편 이 분야에 흥미와 관심을 가진 청년들은 교내에 헬스케어 콜드체인 강의가 개설되지 않아 마땅히 배울 곳이 없다며,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어디에서 얻고 배울 수 있는지 문의합니다.

 

그런가 하면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및 관련 기업들은 인력 채용 시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애를 먹습니다. 한국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들도 적임자 채용에 대한 어려움으로 한국 진출이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진출 계획을 보류하거나, 일정을 늦추며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태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고용한 헤드헌터들도 인재를 물색하다 지쳐 적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올 정도이니까요.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이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인력풀에는 여전히 사람이 부족합니다.

 

물류교육에 필요한 변화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가 한국에 정착한지도 15년이 넘었지만, 물류 전공이 있는 대학에서도 실질적인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강의가 개설된 곳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말마따나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는 셈입니다. 결국 해당 분야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직접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데요. 과연 현실은 어떠할까요?

▲ 경력자를 전적으로 선호하는 상황에서 인력의 빈익빈 부익부가 발생하고 있다.

 

시간과 온도에 민감한 고가의 의약품 및 생물학적 샘플을 운송·보관하고, 사람의 생명과 연결되기 때문에 점점 까다로워지는 관련 규정을 습득해야 하며, 전 세계적으로 나날이 복잡해지는 공급사슬과 글로벌 프로젝트를 관리해야 하는 헬스케어 콜드체인 담당자. 게다가 임상시험 트렌드는 기업에서 환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에, 이에 맞는 유연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기업들은 더 높은 연봉을 주더라도 기본기를 갖춘 경력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선책이 없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입을 데려다 기초 개념부터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무에 바로 투입해서 일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직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헬스케어 콜드체인 인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킵니다. 인력풀이 귀한 이 분야, 특히 우리나라에서 경력자들은 더 많은 기회를 끊임없이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경력 단절을 스스로 원해도 기업 입장에서 이를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신입에게 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한 진입 문턱은 예전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의 개설과 변화가 절실하며, 시장 전체의 성장을 위해 기업과 기관, 학교 모두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희양

글로벌 특송기업 TNT에서 임상시험과 제약물류 서비스를 담당했고, 월드쿠리어에서는 제약(의약품)부문 영업을 담당했다. 마켄(Marken)의 첫 한국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콜드체인플랫폼 대표로 제약 콜드체인 물류와 관련된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숙명여대 중어중문과 졸업, 인하대학교 국제통상물류전문대학원에서 물류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공급사슬 관점의 임상시험 물류 솔루션에 관한 연구’와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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