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김희양의 헬스케어 콜드체인] 제약 시장 및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트렌드

by 김희양

2019년 07월 17일

전 세계 제약 시장 트렌드 및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트렌드

'솔루션'보다 '사람'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들, 국내 기업이 해야될 일?

 

 

글. 김희양 콜드체인플랫폼(CCP) 대표

 

제약 시장 트렌드

 

글로벌 제약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제약 시장 규모는 1조2048억 달러(약 1430조 원)로 전년 대비 4.8% 성장했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제약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한국은 미국과 함께 약 4~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제약 시장 트렌트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아이큐비아는 미국계 글로벌 1위 제약 개발 및 임상시험 수탁기관 퀸타일즈(Quintiles)와 미국계 글로벌 1위 의약품 시장조사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아이엠에스헬스(IMS Health)가 합병한 회사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내 제약 시장 규모는 어떠할까요? 2018년 말, 식약처는 ‘2018 식품의약품 산업동향통계’를 발간했습니다. 이 자료에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국내 제약 시장 규모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국내 제약 시장 규모는 ‘생산액-수출액+수입액’으로 산출하는데, 2017년 국내 제약 시장 규모는 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1.55% 성장했고, 무역수지는 전년 대비 41.59% 증가했습니다. 의약품 수입액은 여전히 수출액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년 보다 3.56% 감소했으며, 의약품 생산규모와 의약품 수출액이 전년보다 각각 8.25%, 27.11% 성장한 까닭입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2.82%입니다. 앞서 언급한 아이큐비아의 예측(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4~7%)을 참고하면, 향후 5년 국내 시장 규모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트렌드

 

미국의 제약 전문 미디어 파마슈티컬 커머스(Pharmaceutical Commerce)는 올해로 10번째 바이오파마슈티컬 콜드체인 소스북(10th edition of the Biopharmaceutical Sourcebook)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은 아이큐비아의 제약 시장 분석을 토대로 제약 전체 매출액에 대하여 콜드체인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Cold Chain)과 콜드체인이 필요 없는 의약품(Non-Cold Chain)으로 구분하여 보여줍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망에 따르면 의약품 전체 성장률 33%에서 콜드체인이 필요 없는 의약품 성장률은 25%인데 반해, 콜드체인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은 5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2017-2033 글로벌 제약 매출액 전망(출처: 파마슈티컬 커머스)

 

2018년 미국 FDA가 승인한 의약품의 44%가 콜드체인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이었다고 합니다. 2016년 기준 세계 10대 의약품 중 7개가 온도에 민감한 바이오의약품이며, 2022년이 되면 글로벌 100대 의약품의 절반이 바이오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에서 우리는 어떠한 맥락을 읽어내야 할까요? 과거에는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 분야가 제약 산업에 특화된, 일종의 틈새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분야는 더 이상 틈새시장으로만 남을 것이 아님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항공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콜드체인 의약품의 운송 수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항공운송 중 끊임없이 발생하는 온도 이탈 문제, 값비싼 비용 등에 대한 불만족으로 콜드체인이 필요한 의약품을 해상운송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2000년 17%의 점유율을 보이던 의약품의 항공운송이 2013년에는 11%로 감소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온도 이탈의 50% 이상이 공항과 항공사가 의약품을 핸들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는 ‘CEIV Pharma(Center of Excellence for Independent Validators Pharma)’라는 국제 표준 인증 프로그램을 2014년에 공식적으로 출시합니다.

▲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CEIV Pharma 국제 표준 인증 프로그램

 

고부가가치 콜드체인 의약품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 각국의 공항, 항공사, 물류기업이 콜드체인을 요하는 의약품 운송 핸들링에 적합한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 CEIV Pharma 인증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글로벌 물류 기업 쉥커코리아도 이달 초 CEIV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은 국내 물류기업들에게 왜 지금이라도 당장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에 주목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만 하는지를 알려주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무엇에 주목하고 있나?

 

매년 6월이면 글로벌 물류기업 DHL그룹은 3일간의 ‘글로벌 라이프사이언스 앤 헬스케어 컨퍼런스(DHL Global Life Sciences & Healthcare Conference)’를 개최합니다. IQPC와 같은 제약 전문 글로벌 컨퍼런스 이벤트 기업도 매년 헬스케어 콜드체인을 주제로 한 포럼, 컨퍼런스, 전시회, 온라인 세미나 등을 주최합니다. 설령 이 컨퍼런스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각 행사의 아젠다와 연사만 확인해도 최소한 글로벌 제약 및 물류 기업들이 무엇에 주목하고 있고, 또 무엇을 대비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한편 제약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를 선보이는 기업들의 홈페이지와 SNS도 좋은 학습 도구입니다. 월드쿠리어(World Courier), 마켄(Marken), 최근 퀴네나겔(Kuehne and Nagel)에 인수합병된 퀵 인터네셔널 쿠리어*(Quick International Courier) 등 트렌드를 앞서가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서비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빠르면 5년, 혹은 10년 후에 보편화될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미리 점칠 수 있을 것입니다.

* 라이프사이언스 및 헬스케어 물류 전문 자회사로 QuickSTAT과 Quick Healthcare가 있음

 

▲ 퀵 인터네셔널 쿠리어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

 

이들의 서비스는 나날이 환자 개인과 밀접해지고 있습니다. 제약사, 연구소, 병원 등 기업을 넘어 이제는 개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말 그대로 살가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프리미엄 물류 영역에서는 환자가 있는 곳이 집이든 회사든 원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DTP(Direct to Patient) 서비스, 환자 개별 맞춤형 의약품인 세포 및 유전자 치료(Cell & Gene Therapy)에 특화된 운송 서비스 등 환자를 중심에 둔 헬스케어 물류 서비스가 대세입니다.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의 궁극적 가치는 온도 이탈 없는 콜드체인 솔루션 자체가 아니라, 그 의약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염두에 둔 책임감에 있습니다.

 

국내 물류 기업이 지금 해야 할 일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분야에 대한 국내 물류기업의 관심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작단계이다 보니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우왕좌왕하기 마련입니다.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 시장 내에서 본인이 속한 회사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회사의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 어떠한 인력과 지원이 필요한지, 앞서가는 업체 중 어떠한 회사를 롤모델로 삼을 것인지 등을 문서로 정리하는 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이 고객 저 고객 만나고 다녀봤자 몸과 마음만 바쁠 뿐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을 테니, 담당자들과 둘러앉아 위 작업을 선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헬스케어 콜드체인 물류는 처음이라 모든 것이 생소할 것인데, 그럴수록 현재 좌표를 명확히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 좌표가 명확해야 지금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고, 향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가 보입니다. 이때부터 막연한 질문들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할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인력을 채용해야 할지,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이 분야에서 어떤 서비스에 주력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영업·오퍼레이션·고객서비스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 등과 관련된 의문들 말이죠. 거듭 강조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현재의 좌표가 명확할 때 뱡향의 실마리가 보이니, 꼼꼼하게 문서화 해보시길 바랍니다.  



김희양

글로벌 특송기업 TNT에서 임상시험과 제약물류 서비스를 담당했고, 월드쿠리어에서는 제약(의약품)부문 영업을 담당했다. 마켄(Marken)의 첫 한국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콜드체인플랫폼 대표로 제약 콜드체인 물류와 관련된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숙명여대 중어중문과 졸업, 인하대학교 국제통상물류전문대학원에서 물류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공급사슬 관점의 임상시험 물류 솔루션에 관한 연구’와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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