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모바일 메신저’ 쟁탈전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물류팀장
모바일 메신저가 전자상거래 업계 지각 변동의 핵으로 떠올랐다. 2009년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면서 공짜 문자 서비스로 관심을 모았던 카카오톡, 와츠앱, 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가 이제는 쇼핑을 비롯해 게임, 금융 등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국내 모바일쇼핑 시장은 지난해 5조3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모바일쇼핑 주도자는 유통 대기업이 아니다. 바로 온라인 기반 유통채널인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다. 특히 신(新) 유통 채널인 소셜커머스가 모바일쇼핑 시장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3년 상반기 기준 모바일쇼핑앱 이용 현황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이용자는 660만명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오픈마켓(548만명), 종합쇼핑몰(153만명), 대형마트(105만명)가 그 뒤를 이었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오픈마켓 모바일쇼핑 시장이 더 크다.
지금까지 모바일쇼핑은 기존 온라인 쇼핑몰의 모바일 확장 개념으로 봤다. 오픈마켓을 대표하는 11번가와 지마켓, 옥션 그리고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 모두가 모바일쇼핑 앱(APP) 을 출시하고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채널을 확장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의 경우 모바일 매출이 전체 거래액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쿠팡과 티켓몬스터는 전체 거래액의 각각 70%, 65%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201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모바일이 전체 매출의 20%만 차지했다. 2013년에는 41%로 확대됐다. 2013년 4분기부터는 모바일 매출이 PC 매출을 앞서간다. 티켓몬스터는 모바일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모바일 거래액이 올해 1조원을 무난히 넘어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의 모바일거래액도 해마다 급성장했다. 지난해 모바일거래액이 전년대비 333% 늘었다. 쿠팡은 전사적으로 기술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IT업체 ‘캄씨(CalmSea)’를 인수했다. 4년 전 설립된 캄씨는 소비자의 인터넷 이용 행태를 분석해 마케팅 자료로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업체다.
소셜커머스는 많은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소비자가 관심 있을 만한 일부 제품을 특정기간 가장 저렴하게 보여준다. 이런 큐레이션형 비즈니스 모델이 모바일 시장 선두 비결이다. 큐레이션 모델은 제한된 모바일 화면 크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낮은 광고비로 홍보하고 일정 수량을 판매할 수 있어 좋다.
오픈마켓 또한 모바일쇼핑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쇼핑을 강화해 오픈마켓에 소셜커머스 장점을 접목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 큐레이션형 모델을 따와 한정된 품목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소셜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초기 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해 모바일 전용 쿠폰, 광고 등 마케팅에도 투자가 적극적이다.
오픈마켓은 거래액의 20~30%가 모바일에서 나온다. 11번가는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2011년 810억원에서 2012년 2800억원, 2013년 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큐레이션형 서비스인 쇼킹딜은 전 상품 무료 반품, 판매가 허위 표시 최소화를 앞세운다. 올해는 모바일쇼핑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션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액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이 5~7%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22%를 웃돌았다. 2011년 출시한 모바일앱을 2013년 10월 대대적으로 개편한 효과도 있다. 상품 검색기능을 단순화하고 개인 맞춤서비스를 강화했다. 모바일 큐레이션 서비스인 올킬에 들어가는 문구는 사장급이 직접 매일 아침 점검한다.
G마켓도 마찬가지다. 2012년 전체 거래액의 3%에 불과했던 모바일 매출이 2013년 16%로 확대된 후 올 4월에는 27%로 커졌다. 올 3월 중순 앱을 개편해 주요 페이지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단순화했다.
이렇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요즘 모바일 생태계의 최전방에 있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쇼핑을 새로운 카테고리 킬러로서 확대하고 있고, 모바일 메신저의 M&A; 를 통해 빠른 시장 확장을 하고 있다.
전 세계 IT업계는 모바일 메신저를 두고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지난 2월 19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인수했다. 같은 달 일본 오픈마켓 라쿠텐도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9억달러에 인수했고 이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탱고에 2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한국에서도 다음ㆍ카카오 합병으로 모바일 메신저의 가치가 확인됐다.
이렇게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에서 M&A;와 자체 서비스 론칭을 통해 메신저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모든 산업분야에서 모바일을 빼놓고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데 따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용을 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확대해 나가기 위함일 것이다.
특히 전자 상거래 시장은 더욱더 모바일에 집중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모바일 메신저 업체에서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 중에 있어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메신저와의 협업또는 자체 구축을 통해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네이버’라인’에서는 일본에 ‘라인몰’을 오픈하였고 카카오톡은 ‘카카오스타일’ 이라는 패션 소호몰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준비 중이라는 후문이다. 지난 4월에는 네이버 ‘라인’ 에서 물류 담당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린 것을 보면 터무니없는 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에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 중에 소셜커머스가 가장 큰 화두였고 그 다음은 메신저 서비스 업체에서 전자상거래를 선도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가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음성, 문자 기본 기능에 디지털 콘텐츠(게임, 스티커, 음악, 전자책 등) 유통, 전자상거래, 결제, 금융, SNS 등으로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매출 성장세도 다른 기업들을 압도한다.
오프라인 상거래의 온라인화와 소셜커머스의 성장 그리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로 시장의 확대와 변화가 크다. 온오프라인 유통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남보다 싸게, 효율적으로 배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들도 시장의 흐름을 읽고 대응한다면 전자상거래 시장과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