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고장터 연간 4000억원 수준
결제부터 배송까지 일괄서비스 부각
글. 송인택 인턴기자
CLO's TIP “택배업체 중 누가 먼저 중고 온라인 시장의 물량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는 2014년 4월 현재 1200만명의 카페 가입자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고품 품목 분류 게시판만 해도 200개가 넘는다. 정확한 거래량은 파악할 수 없지만 거래 게시판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하루에 약 1000건 이상의 거래가 오가고 있으며, 국내 전체 온라인 중고시장 규모는 최소 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에어비앤비’, ‘그린카’, ‘희망장난감 도서관’. 이들의 공톰점은 무엇인가?
집, 차, 장난감 등의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최근 유럽발 경제 위기로부터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소비 위축, 그리고 그 영향 속에 있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성향이 점차 합리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양질의 상품을 제값주고 구입하여 소유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양질의 상품을 가장 싸게 사길 원하거나 필요할 때만 빌리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들 옷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기업 '키플'이 주목받고 있다. 배송비를 포함해 1만2000원이면 6~10벌 정도의 옷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키플은 등록되는 어린이 옷을 품질에 따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고 비영리 기관을 통해 제3세계에 기부도 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재단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해 사용돼 말 그대로 공간과 시간을 넘어선 공유사업을 이행하는 셈이다.
최근 백화점 등의 유통업체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쇼루밍족(族)’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해 나가고 있는 에어비앤비의 투자가치(100억달러, 2014년 기준)가 하얏트 호텔을 넘어선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류업계가 주목해야 할 시장이 하나 있다.
바로 ‘중고 온라인 마켓’이다. 특히 개인과 개인 사이의 C2C 거래량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고거래와는 다른 면이 있다. 왜냐하면 11번가, 교보문고 중고사이트와 같은 해당 사이트는 직접 중개를 맡는 반면에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는 바로 고객끼리 거래하는 점에서 다르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는 2014년 4월 현재 1200만명의 카페 가입자 수를 자랑한다. 중고품 품목 분류 게시판만 해도 200개가 넘는다. 정확한 거래량은 파악할 수 없지만 거래 게시판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하루에 약 1000건 이상의 물량이 오고 가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중고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거래액은 최소 4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추산이다.
신규 물량확보가 필요한 물류업체들에게는 눈독을 들일만한 시장이다. 현재는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상호 협의 또는 거래자들의 거주지역에 따라 직거래 또는 택배거래를 하고 있다. 택배거래는 대부분 판매자가 가까운 우체국에 가서 입금이 확인되면 바로 C2C 배송 접수를 하고 택배송장번호를 휴대폰 등을 통해 통보해 주는 식으로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무게별로 다르겠지만 1kg을 기준으로 봤을 때 편의점 택배(약 2700원)나 3PL 업체의 픽업택배 서비스(4000~5000원대) 보다 우체국 택배가 저렴하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리점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상 중고나라 카페에서 추천하는 물류 택배업체도 없으며 단지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중고 온라인 시장의 물품들이 운송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택배업체 중 누가 먼저 중고 온라인 시장, 특히 ‘중고나라’ 카페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중고나라’ 카페 이외에도 네이버에서 상당한 지분을 인수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번개장터’ 등의 다수 웹사이트가 한창 인기다. 급전이 부족한 사람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돈을 벌고 소비자들은 절반이 안 되는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또 주목해 봐야 할 점은 중고나라 카페가 처음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카페가 아니며 현재도 광고비를 통해서만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되는 ‘사기 게시판’은 1달에 약 1000~2000건 정도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카페 자체 게시판의 사기 신고 사례를 보면 2011~2013년 약 1만건 이상의 사고가 접수되었다.
카페 자체의 규정을 공지하고 ‘안심거래’ 서비스나 사기 판매자를 알 수 있는 더치트라는 사이트와 협약을 맺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판매자를 보호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카페가 활발하기 때문이고 수요자가 공급자보다 훨씬 많아서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아도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돈을 빠르게 받을 수 없는 판매자 입장에서 ‘안심거래’ 서비스는 그리 달갑지 않은 거래 방식이다. 대부분 중고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판매자들은 급전이 필요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약 누군가가 소비자의 불편한 무언가를 찾아서 그 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무기’를 찾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물류업계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특히 대기업 3PL 업체의 물량공세에 주춤하고 있는 중소, 중견업체에게는 중고 C2C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중고나라’ 카페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기사례를 줄일 수 있는 물류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불안함에 카페를 이용하지 않던 잠재고객들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것이다. 중고나라 카페, 3PL업체, 그리고 판매자&구매자 모두가 윈-윈-윈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대해본다. 중고온라인 C2C 시장의 물류서비스가 ‘퍼플오션’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