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공급망 위기관리
글. 김익준 에코비스 대표
CLO's TIP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 조치와 유럽 에너지 시장의 러시아 의존도에 대한 우려 등 정치적인 위험 요소는 잠재적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공급망의 위험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단가 절감을 위해 다국적기업들은 즉시 공급을 위한 글로벌 부품 공급 체계 마련에 주력했지만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 방글라데시의 의류 하청 공장 붕괴, 일본의 대지진 등 자연 재해와 시위 등으로 인한 조업 중단은 상당수 기업의 공급망 체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우크라이나 정국 위기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세력사이의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5월 21일 현재, 러시아 군이 국경 지역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동유럽 CIS(독립국가연합)에 대한 세력 확장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정치 외교적 이슈임에도 물류산업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천연가스와 같은 중요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10년에 벨라루스의 가스비용 미지급을 이유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축소시켜 인접 EU 국가들이 공포에 떨었던 경험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세계 시장 판도에 영향을 주고 있고 기업의 공급망을 변화시켰는지 되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해야 할 시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속화 되면서 관심은 자연스레 영국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인 악영향에 쏠리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의 무역제재는 곡물, 천연가스 등의 필수 공급재의 가격 상승과 함께 식품 보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현상은 단지 유럽과 영국에만 해당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전력공급 부족과 에너지와 식료품의 가격상승을 우리 눈앞에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혹은 러시아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는 영국 경제는 리스크 최소화에 앞장서야 하며 그들의 사업을 지켜내야 한다. 정치적 변화가 생기면서 기업은 환경적, 민족적인 문제가 특정한 공급 계약에 연관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2013년,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40%의 천연가스와 적지 않은 오일과 석탄을 공급받았다. 독일은 지금까지 가장 큰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국이며 영국 또한 절대 수입량은 적으나 공급차단의 영향력은 EU 지역 전체에 해당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광석과 밀, 옥수수 등의 곡물의 주요 수출국으로 상당한 물량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지역으로 나가기 때문에 모두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관망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위의 상품들에 대한 유럽지역의 공급의존도를 생각해보면 수출입 금지와 보복관세 등의 제재는 EU와 러시아 정부에게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더 안정된 자원 공급을 위해 기업이 공급망을 불가피하게 변경하면서 생기는 급격한 가격 상승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의 본질은 영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의해 그들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업체들이 가격상승이나 공급이슈에 대한 경고를 통해 신호를 주지만 몇 몇 기업들만이 현재의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한지 이해하고 있다. 또한 상품의 원재료인 종자기름이 우크라이나 산인지 혹은 연결되어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공급의 단절은 위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록 공급업체가 이 사태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배송 서비스와 연관된 다른 요소들 가령 유류의 원산지 등이 관련이 되어 계약사항이 변경가능하다. 이에 따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며 특히 직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측면에서도 기업은 사태와 관련 된 모든 공급사슬 요소들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예방차원에서 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미래의 일을 항상 예측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그들의 공급망을 검사(Audit) 해야 한다. 중요 품목의 글로벌 공급망을 항상 모니터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비할 수 있도록 상품의 추적과 매핑에도 힘써야 한다. 공급업체의 재고 관리와 대체 자원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신규 공급망이 민족의 문화적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 지 혹은 지속가능성에 공헌을 하고 있는 지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공급망이 글로벌화 되어 있는 요즈음, 비즈니스 경쟁력은 아마도 국제 시장 내에 존재하는 ‘숨겨진’ 공급업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재고 비축에 치중하고 있던 공급업체는 더 이상 불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2011년에 일본에서 발생했던 쓰나미 사고 시에 전자제품 제조 회사들에게 주요했다. 특히 부품공장이 폐쇄되었을 때 실리콘 칩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상시 글로벌 공급사슬에 대비했던 일본 전자기업의 승리였다. 경쟁업체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원을 미리 생산기지 부근에 확보해 놓은 방법이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케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다양한 물류환경변화들이 펼쳐지고 있고 각각의 기업들은 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근원적인 파생수요 산업에 속한 대한민국 물류인으로서 지금 대비해야 할 일들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할 때이다.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인 위험들로 인해 기업들의 공급망 체계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업들이 위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는 공인조달공급연구소(CIPS)와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D&B;)가 함께 집계해 분기별로 발표하는 분기별 공급망 위험 지수가 지난해 역대 최고수준에 도달한 이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CIP의 공급망 위험 지수는 79.8이다. 지난해 1분기의 82.2에 비해서는 다소 호전된 수치지만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의 23.7에서 비해서는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82.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중 기업 운영 리스크가 완화된 것은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의 경기 회복이 이유로 지목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 조치와 유럽 에너지 시장의 러시아 의존도에 대한 우려 등 정치적인 위험 요소는 잠재적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CIPS는 기업들이 공급망 체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더 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대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공급망의 위험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단가 절감을 위해 다국적기업들은 즉시 공급을 위한 글로벌 부품 공급 체계 마련에 주력했지만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 방글라데시의 의류 하청 공장 붕괴, 일본의 대지진 등 자연 재해와 시위 등으로 인한 조업 중단은 상당수 기업의 공급망 체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번 조사를 함께 진행한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의 앤드류 윌리엄슨은 "동유럽의 상황이 더 악화되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 올해 위험 지수는 향상될 것으로본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이외에도 많은 지역에서 정치적 위험 요소가 확산되고 있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총선 등을 정치적 불안요소의 예로 들었다.
CIPS의 데이비드 노블은 “신흥국의 정치적 불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지수는 기업 경영자들이 위기에 대응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의 재무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조사는 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하는 132개국에서 9개 분야에 걸쳐 측정됐다. 향후 경제전망과 시장 잠재력, 질서 유지 등이 평가 요소다.
WHO? 김익준 대표
김익준 에코비스 대표는 인하대학교 물류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러시아 등 CIS국가 물류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CIS전문 국제물류회사인 에코비스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며 미래의 물류 꿈나무들을 위한 해외법인 근무 인턴제도 실시 등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