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을 관리하거나 제조·판매를 하는 것과 다르며 항공화물, 해운운송 등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지역·국가별 통관 능력이 필요합니다. 아마존이 몇 대의 항공기를 사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제리 슈 DHL 아태지역 CEO와 인터뷰 중에서)
아마존, 구글, 삼성, 자라(인디텍스) 등 세계 1위 기업들이 자체 공급망관리(SCM) 능력을 높이면서 전통적인 물류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 1위 종합물류기업인 DHL의 제리 슈(Jerry Hsu) 아태지역 CEO는 “위기가 아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DP DHL(Deutsche Post DHL)계열 3사인 DHL익스프레스코리아와 DHL글로벌포워딩코리아, DHL서플라이체인코리아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제리 슈 DHL익스프레스 아태지역 CEO는 기자와 만나 최근 글로벌 물류기업 활동의 위기요소로 떠오른 글로벌 제조·유통업체들의 공급망관리 역량 강화에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경계할 만큼 큰 위험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해 전문물류기업들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DHL은 현재 220여 개국에 진출해 있고, 오랜 기간 각 지역마다 통관 등 법적제도, 문화인식, 인프라 등과 같은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항공과 해운 노선 등의 운송관리 및 통관?능력은 종합예술과 비교될 정도로 특화돼 있어 그들(아마존, 이베이 등)보다 월등히 앞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병구 DHL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도 “글로벌 대기업들의 물류사업 진출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DHL을 따라잡기 위해 전 세계에 파트너를 찾아 현지 법인을 만들고 전문적인 직원을 육성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FTA(자유무역협정), 관세동맹 등 글로벌 공급망 경쟁시대에 다양한 통관 서비스 경험과 여러 섹터별 전문가 구축, IT정보망의 최적화 노력은 해외 진출 현지화를 이뤄낸 물류기업들에게 엄청난 자산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삼성, 이베이 등 글로벌 제조·유통업체들 자체물류 강화 이슈에
제리슈 아태 CEO “항공기 몇대로 어림없다”…물류는 ‘종합예술’
한국 등 미스트(MIST) 국가발 물동량 기대…성장성 긍정적?
DHL계열 국내법인 3사 CEO “특송·3PL 등 공조 강화할 것”
사진설명: DHL은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물류 시장 도약을 위한 3사 합동 간담회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허정구 DHL서플라이코리아대표, 한병구 DHL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리 슈 DHL익스프레스 아태지역 CEO, 송석표 DHL글로벌포워딩 대표 순 (제공=DHL코리아)
제리 슈 CEO는 한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인 투자확대에 대한 의사도 밝혔다.?브릭스(BRICs)에 이어 한국을 비롯한 MIST(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국가발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시장은 수출 물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자, IT, 반도체 등 산업 분야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활발히 추진 중인 글로벌 FTA 협정 등으로 물류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커지고 있는 곳”이라며 “전략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의 3자물류 육성 의지에 대한 시장 변화의 기대감도 표시했다.?허정국 DHL서플라이체인코리아 대표는 “현 정부에서 대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물류사업을 하는 형태의 내부거래를 방지하는 법안을 내년에 통과시킬 예정”이라며 “대기업 물류사업 제한시 국내 3자 물류시장은 전체 물류시장의 70~80%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DHL 한국법인 3사간 영업공조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각 사의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등의 실질적인 협업체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충성도 높은 ‘로얄 커스터머’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송석표 DHL글로벌포워딩코리아 대표는 “DHL은 항공, 해상화물 운송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들의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국내법인 3사간 공조체제를 긴밀히 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고객맞춤 물류솔루션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DP DHL 계열 국내 영업법인들은?시간과 관리에 민감한 특송(DHL익스프레스), 항공과 해상을 통한 대량 화물운송 서비스(DHL글로벌포워딩), 창고보관-물품발송-재고관리 등 3자물류 서비스(DHL서플라이체인) 등 물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DHL이 주목한 'MIST'
글로벌 물류 넘버원 DP DHL이 꼽은 전 세계에서 성장세가 가장 주목되는 지역은 바로 아시아 시장과 한국을 포함한 미스트(MIST-Mexico, Indonesia, South Korea, Turkey) 국가들이다. MIST 국가들은 젊은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이 양호하다는 평가 속에서 브릭스(BRICs)에 이은 새로운 투자 유망 국가들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또 DP DHL이 무역의 흐름을 분석 전망해 발표한 ‘무역의 트라이앵글(Triangles of Trade)’을 보면, 국제 무역의 큰 흐름에서 본 신흥 시장은 첫째, 아시아 내 국가간의 교류 활성화, 둘째, 라틴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국가간의 교류 활성화, 셋째, 아프리카-중동-아시아 국가간의 국제 교역량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하락세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선진국 경기 변동에 따른 해당 지역의 물량 변화이다. 특히 유럽 지역의 저성장이 지속될 경우, 유럽 부분의 정체도 이어질 것으로 DHL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