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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기름값" 화물차 멈춰서나

by 김철민 편집장

2011년 03월 10일

"악~ 기름값" 화물차 멈춰서나
항공·해운만 '유류할증제', 택배 등 피해 '눈덩이'
물류업계, 계약서에 유가상승분 부담 명시해야

[CLO=김철민기자] 천정부지로 오른 기름값 때문에 물류업계에 비상등이 커졌다.


더욱이 항공, 해운업계는 '유류할증료' 도입으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반면 컨테이너화물, 택배 등 육상운송업계는 이 같은 제도적 혜택에 벗어나 있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부가 유가인상에 따른 육상운송업계의 고충을 해결해야 할 것이란 업계와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기름값이 오르면 화물차, 지게차, 크레인, 창고 등 운송장비나 시설에 사용되는 비용이 자연스레 증가한다. 이 몫은 고스란히 물류업체나 개인사업자(화물운수업자)들에게 부담돼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리비아 등 중동사태 불안이 여전하고 두바이유 100달러 시대가 지속될 경우, 화물운송업계는 차라리 차량운행을 멈춰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육운산업, 유가인상 최대 피해자
1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육해공 운송물류기업의 운영원가는 평균 5.30% 상승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5%, 5.7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업의 특성상 기름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유가인상으로 인한 운송분야별로 매출액(영업익) 감소를 살펴보면, 육운이 5.20%(5.56%)로 가장 높았고, 해운 5.16%(8.08%) 항공 2.88%(3.58%), 창고 1.66%(2.82%) 순으로 나타났다.


상의 물류혁신팀 임재국 팀장은 "제조업과 달리 물류업체는 유가상승이 원가상승으로 직결 된다"며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운송건은 업체와 개인사업자들이 아예 운행을 포기해야 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연동제 시행해야
유가인상으로 인한 육운업계 매출액 감소가 항공, 해운업에 비해 가장 큰 것은 바로 '유가연동제' 적용 유무에 있다.


컨테이너 운송업체 한 관계자는 "화주와 1년 단위로 물류비를 통째로 계약해버리기 때문에 그 사이 유가가 올라가면 물류업체나 차주가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다”며 “항공, 해운업계의 유류할증료처럼 육상물류의 유가연동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사 관계자도 "최근 경유값이 리터당 1700원으로 올랐는데 택배비는 오히려 줄고 있다"며 "기업들의 출혈경쟁도 문제지만 기름값 인상을 떠맡은 개인택배사업자들의 하루벌이가 갈수록 줄고 있어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택배업계는 1990년대 후반 경유값이 리터당 300원대였을 때, 택배단가가 5000원 이었지만 현재 리터당 1700원인 상황에 택배비는 오히려 절반수준도 안되는 1700원대 이하인 것으로 전했다.


상생은커녕 계약관행 '뒷걸음질'
이 때문에 운송업계는 유가인상 시 화주가 비용을 분담하는 계약관행이 시행되고,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상의 조사결과, 물류업체들이 유가상승분을 화주에게 요구하지 못하는 이유로 계약상의 이유(57.5%)가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화주와의 관계악화 우려(22.6%)를 꼽았다.

특히 대기업 물류업체가 화주에게 유가인상분을 요구하는 곳은 50.0%로 나타났지만 중소업체들은 26.8%로 답해 유가상승에 따른 중소물류업체의 경영 애로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상의 관계자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 물류시장은 유가상승분에 대한 추가부담 내용이 계약상 명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화주와 물류기업 간 계약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대학교 아태물류학부 양창호 교수는 " 택배, 컨테이너 등 국내 운송업체의 경우, 유류할증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회사마다 개별계약에 의존해야 한다"며 "협상력이 부족한 운송업체들의 형편을 감안할 때, 유가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
유가의 고공행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 수 있어 정부가 중장기 대책을 함께 세워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유가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가상승에 탄력적으로 역 연동되는 유류세인하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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