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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당일배송’이 시사하는 바, 커머스 물류는 ‘새벽’에서 ‘맞춤’으로 진화 중

by 신승윤 기자

2020년 04월 29일

일반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까지 3개 카드 쥔 쿠팡

새벽배송 넘어 '원하는 시간·장소 선택'하는 맞춤배송 시대 오나

맞춤배송의 핵심 역량은 '가시성 확보', 소비자에게 확신 줘야

 

▲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 출시를 밝힌 쿠팡

 

새벽배송 이어 ‘당일배송’ 손에 쥔 쿠팡

 

쿠팡이 오전 10시 이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출근길에 모바일로 먹거리를 주문한 뒤 퇴근 무렵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라 소개했다. 이로서 쿠팡은 독자적 물류 인프라를 통해 일반배송, 새벽배송에 이어 당일배송 카드를 손에 쥐었다.

 

마켓컬리발 유행처럼 번진 새벽배송 서비스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안착시키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이후 새벽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3PL 업체들까지 등장하면서 새벽배송은 마켓컬리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식품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카드 중 하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소비자들은 대세로 떠오른 HMR을 비롯해 육류 및 어패류까지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가운데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었다. 서울·경기지역을 벗어날 수 없었던 새벽배송에 로켓을 달아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전국 배송을 실현했다. 나아가 쿠팡은 당일배송 서비스까지 전국 단위로 시행하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장 많은 수의 배송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쿠팡 측은 위와 같은 배송 다양화의 비결로 촘촘한 배송망을 들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 168개 로켓배송 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로켓배송센터에서 10분 배송거리 내에 주거하는, 이른바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가 3400만 명 규모라는 설명이다.

 

‘내게 맞는 배송’ 선택하는 소비자

 

소비자들에게 새벽배송이 신선했던 이유는 기존과 다른 배송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3일 배송기간을 기본으로 했던 택배배송과 달리,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시간에 제품을 수령해 곧장 활용할 수 있기에 유용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제공하는 Same-Day 배송 옵션

 

당일배송 역시 마찬가지다. 오전 중 쇼핑한 제품을 저녁시간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벽배송과 분리해 다른 방식으로 배송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아마존이 서비스하는 ‘아마존 프라임’이 One-Day 또는 Two-Day 배송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그 외에 추가로 Scheduled Delivery를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맞춤배송’의 핵심은 가시성

 

맞춤배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시성 확보가 필수다. 소비자로 하여금 내가 구매한 제품이 언제, 어디로, 얼마나 걸려 배송되는지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판매자와 택배업체 모두가 발 벗고 나서 고객에게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배송상황을 일일이 보고하는 이유가 바로 가시성 때문이다. 소비자가 가격을 지불한 뒤, 제품이 온전히 본인 소유가 되기까지 배송 중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단절을 최소화해주기 위함이다.

 

나아가 이른 새벽 현관문을 열면 여지없이 놓여 있는 스티로폼 박스와 더불어,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집 앞에 꼬박꼬박 저녁거리가 도착해있다면 소비자는 가시성을 넘어 확신을 가지게 된다. ‘내 물건이 이때쯤이면 집 앞에 안전하게 도착해 있을 것’이라는 확신. 이는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를 온라인 구매를 위한 믿을만한 배송 옵션으로 만들 것이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맞춤 배송 내 다양한 옵션들로 말이다.

▲ 가시성을 확신으로 만들 때 소비자들의 서비스 수요와 효용은 극대화 될 것이다.

 

쿠팡의 이번 당일배송 서비스 출시가 배송 시장과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맞춤배송이란 이름 아래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만 하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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