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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창민의 벼랑끝 SCM] 어차피 틀릴 수요예측, '잘 틀리는 기술' 3가지 ②

by 설창민

2019년 03월 06일

<지난 시리즈> [박승범의 벼랑끝 SCM] 어차피 틀릴 수요예측, '잘 틀리는 기술' 3가지 ①

 

어차피 틀리는 수요예측, 그렇다면 무조건 '잘' 틀려야 한다

수요예측을 잘 틀리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대처 기술

수요예측, 그 누구도 믿지마라! 그리고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라!

 

글. 설창민 SCM 칼럼리스트

 

수요예측 잘 틀리는 기술 ② : Trust no one, deny everything

 

앞의 상황 예시를 통해 재고를 체크하며 단기 수요예측을 조정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어디까지나 생산계획과 입고 일정이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가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공장과 생산계획은 종종 영업부서를 배신한다. 안 지켜진다는 뜻이다. 영업부서에서 수요예측을 해놓고 그만큼 달성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듯이, 공장에서도 생산계획을 세워 놓고 그만큼 달성치 못 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공장에 불을 지르고 싶은 심정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공장을 쉽게 바꿀 수도 없다. 영화 ‘대부(The Godfather. 라스트 갓파더와 혼동 금지)2’ 에서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분)가 한 말을 기억하자.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closer."

 

특히 전체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생산계획에 여유가 없거나, 여름 휴가철 또는 연말연시를 맞아 공장이 장시간 문을 닫으면 생산계획과 입고일정대로 물건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2번 그림을 다시 가져와보자. 2주 뒤 600 개를 받는다는 가정으로 보면 결품이 날 리 없는 계획이다.

▲ <그림 5> 원래의 수요예측 및 생산 – 조달계획(그림 2와 동일)

 

예측은 위와 같이 했는데, 결론적으로 생산계획이 1주일 밀려 지난주가 아닌 이번 주에 생산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자연스럽게 입고도 1주일 밀린다. 다음 주 수요예측대로 판매할 수 없다. 200 개가 모자란다.

▲ <그림 6-1> 한 주가 지난 후 (생산계획 지연에 의한 조달 – 입고 차질)

 

솔직히 영업부서가 생산 사정까지 봐 가면서 수요예측을 진행하려면 상당히 복잡해진다. 하지만 생산계획이 밀릴 만한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그에 맞춰 수요예측을 조정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공급망도 사람이 관리한다. 때문에 관리 담당자가 누구인지 확인해 그 약속이 허풍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다. 갑자기 다른 영업부서가 급한 물건이 필요하다고 해서 재고를 가져가 버리는 일까지 미리 알아채기는 어렵겠지만, 연휴 전후 등 영업부서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특히 위 그림처럼 계획을 수립할 때는 지극히 정상적인 운송 리드타임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는 입고가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매년 가을 미국 서안(캘리포니아 방면)의 항만 적체 및 산불에 의한 철송 차질이다. 이럴 때는 아예 시기를 정하여 공장의 운송 리드타임을 조금 길게 잡고서 수요예측을 하는 것이 맞다. 공장 역시 운송 리드타임을 길게 보고 생산계획을 짜야한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당초 입고가 예정되었던 시기의 수요예측을 이후로 미룬다.

▲ <그림 6-2> 한 주가 지난 후 (생산계획 지연 예상에 따른 수요예측 조정)

 

수요예측 잘 틀리는 기술 ③ : Update, Update, Update

 

아래 그림은 5주 전부터 이번 주까지 총 6주 동안 같은 기간에 대한 수요예측을 전부 취합한 것이다. 같은 기간 내 수요예측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변동되었는지를 확인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점점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형태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 기업에서 비슷할 것이다.

▲ <그림 7-1> 과거 6주간 수요예측 변화 추이(좌측과 우측의 수량 변동폭에 주목)

 

그나마 위 사례는 매우 우수한 축에 속한다. 10% 내외 수준에서 등락했다. 공장 입장에서는 여전히 생산계획 수립이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겠지만, 이 정도면 정말 우수한 사례다. 만약 아래와 같은 수요예측 결과를 확인한다면 생산계획 담당자는 당장 휴가를 떠나고 싶을 것이다.

▲ <그림 7-2> 과거 6주간 수요예측 변화 추이(7-1 대비 좌측과 우측의 수량 변동폭에 주목)

 

시장 상황을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다. 공급 리드타임을 감안한 가장 최신 수요예측(예를 들어 공급 리드타임이 2주라면 <그림7-2>의 좌측 사례에서 최신 수요예측은 2주 전인 200 개가 된다)을 가지고 생산계획을 수립한다 해도 맞을지 틀릴지 장담할 수 없다. 너무 심하게 등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사실 주문수량이 많지 않은 물건은 수요예측이 위와 같을 수 있다. 매주 일정 수량이 대량으로 나갈 때는 수요예측이 등락하더라도 일정폭을 유지한다(대량으로 파는 물건의 수요예측이 위처럼 등락하면 공급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수요예측을 한층 중장기로 보면 위 사례보다 더 심하게 등락한다. 다시 말해 어쩔 수 없이 수요예측이 급등락 할 수 있다.

 

단 급등락을 방치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공장에다 분명히 시장 흐름을 전달해야만 혼란이 덜하기 때문이다.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시장의 흐름이라고? 시장이 환율, 인플레이션 등 엄청난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지 않은 한 등락을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림 7-2>의 오른쪽을 보면 3주 전 600 개가 2주 전 200 개로 수요예측이 급락했다. 거래처가 갑자기 400 개의 발주를 취소했을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만약 거래처에 매주 100 개씩 4주간 또는 매주 200 개씩 2주간 납품하기로 했다면 600 개가 갑자기 200 개로 줄어드는 급락은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다.

 

또는 위 600 개의 발주가 처음부터 영업사원이 목표달성을 위해 무리해서 받은 주문이었던 것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을 수 있다. 과거, 즉 4주 전과 5주 전 수요예측 수량을 잘 보시라. 600 개까지 발주를 낼 필요가 없는 물건이다. 영업사원에게 목표 달성만 강조하고 발주의 질을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영업사원의 목표가 수요예측과 전혀 달랐을 수 있다. 수요예측을 잘 관리하지 않을수록 영업부서는 수요예측과 전혀 다른 수치의 목표를 자기 스스로의 목표라 생각하고 관리한다. 당연히 영업사원은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회사는 여기저기서 재고가 넘쳐나거나 모자란 상황이 반복된다.

 

때문에 수요예측의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당연히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진행할 때마다 과거의 수요예측과 비교하여 되도록 실현 가능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꾸준한 업데이트에 대하여 대충 영업사원들한테 발주가 유효한지 아닌지 물어보는 정도로만 이해한다면 <그림 7-2>의 오른쪽 지표와 같은 해괴한 수요예측이 나온다. 영업사원들이 과거의 수요예측에 책임감을 느끼고,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업데이트는 영업사원들을 상대로 어떻게 Discipline을 올바르게 세울 것인가의 문제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이것만 기억하자. 수요예측을 잘 틀리는 세 가지 기술. 공급 리드타임보다 짧은 단기 수요예측을 잘 관리할 것. 공장이 늘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과거의 수요예측을 최대한 지키는 방향으로 조직 구성원 전체가 노력할 것.

 

<지난 시리즈> [박승범의 벼랑끝 SCM] 어차피 틀릴 수요예측, '잘 틀리는 기술' 3가지 ①



설창민

군 복무 전 우연히 하게 된 창고 알바를 계기로 물류에 입문, 아직 초심을 안 버리고 물류하고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해서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dcscully)를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실무 경험으로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삶과 애환을 독특한 시각과 필체로 써내려가는 것이 삶의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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