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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화물크기 따라 차등운임제 실시

by 김철민 편집장

2018년 10월 22일

“인상이냐 정상화냐” 화주와 택배사 간 갈등, 후폭풍 예고

택배사 "배송, 분류 등 이형화물에 대한 운영비 부담 가중"

이커머스 "예고 없이 가격 인상폭 크고, 갑작스러워"

 

글. CLO 김철민 기자

 

CJ대한통운 등 국내 택배사들이 택배요금 인상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부터  사이즈별 계약 운임에 따라 화주와 계약한 운임 이외에 실제 운임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바이라인네트워크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형 택배사가 같은 방식의 단가 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했다. 이번 택배비 조정을 놓고, 화주 측은 ‘가격인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택배사 측은 ‘정상화’라는 입장이다. 가격인상과 정상화, 택배요금을 둘러 싼 이해 관계자들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은 올초부터 진행됐다. (본지 1월31일자 관련기사  “가격의 정상화, ‘택배 표준 부피 측정기’ 도입 이후”) 이커머스 등 업계에 따르면 택배사들이 ITS(Intelligent Terminal System)라 불리는 스캔 기술을 도입하면서 화물의 부피에 따라 요금을 책정이 가능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화주와 택배사 간 택배요금 계약방식은 기간, 물량에 따라 화물 크기에 상관 없이 박스마다 요금이 일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화주마다 물량 규모에 따라 요금 책정 등 계약방식이 다를 수 있다.

▲ CJ대한통운이 전국 각 지점에 배치한 표준 부피 측정기

 

더욱이 화물 크기에 따라 택배요금을 부과할 경우, 작업자들이 일일이 박스마다 바코드를 찍어야하는 등 하루 수천 박스 이상인 경우에 현장 업무 생산성이 떨어진다. 또 택배 본사가 아닌 영업소 중심의 영업 경쟁에서는 화주를 상대로 화물 크기에 따라 계약 요금에 대한 차등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CJ대한통운 ITS 도입에 앞서 지난해부터 전국 각 지점에 ‘표준 부피 측정기’를 배치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가로와 세로, 높이변의 합이 161~220cm이거나, 무게가 26~35kg에 해당하는 화물을 ‘이형화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형화물은 집하와 배송 시 골칫거리다. 우선 이형화물을 집하할 때 1톤 트럭에 실리지 않아 용달 차량을 추가로 운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곧 비용증가로 연결된다.

 

터미널에서 분류 작업을 하는 데도 애로사항이 있다. CJ대한통운 한 대리점장에 따르면, 이형화물은 컨베이어벨트에 올라가지 못할 뿐 아니라 휠소터에도 장착하지 못한다. 실제 해당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는 휠소터가 화물을 자동으로 분류하는데 이형화물이 끼어있을 경우 휠소터 가동을 중단하고 사람이 일일이 화물을 들어 나른다. 이에 1~2시간이 더 소요된다. 

 

▲ CJ대한통운의 이형화물(똥짐) 기준

 

배송 시에도 문제다.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1톤 트럭에 일반 택배 상자가 350개에서 400개까지 들어가는데 이형화물의 경우 70개만 넣으면 트럭이 가득 찬다”며 “배송기사가 받는 배송 건당 수수료가 700원이라고 했을 때, 300개의 일반 택배를 실으면 21만 원(300×700)의 수수료를 벌 수 있는 데 반해 이형화물 70개를 실으면 4만 9,000원(70×300)밖에 벌지 못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즉 건당 수수료로 임금을 받는 배송기사에게 이형화물을 많이 싣는 게 달갑지 않은 일이라는 거다.

 

물론 보통 사이즈의 택배와 이형화물의 요금은 다르게 책정돼 있다. 각 택배사는 택배의 무게나 크기에 따른 요금 체계를 마련해두고 있다. 가령 CJ대한통운의 이형화물 요금은 5,600~5,800원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동안 이형화물에 일반 택배요금이 적용돼 집하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1차적인 손해는 택배사가 입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 이형화물은 물류 효율성이 낮을 뿐 아니라 취급하는 데 인력과 시간이 보다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택배사뿐 아니라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역시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금처럼 표준부피 측정기를 도입해 이형화물의 크기와 무게를 엄격하게 따지기 전에는 무겁고 커다란 화물이 이형화물로 등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송지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배송지에서도 배송기사가 이형화물을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화물이 제대로 배송되지 않고 화주업체나 집하처로 반송되는 일이 잦았다.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이 제때 배송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제품이 제대로 배송되지 않음에 따라 컴플레인을 받게 되는 업체 역시 손해를 입곤 했다.

▲ 이형화물이 제대로 배송되지 않고 반송되는 일이 많았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

 

비용의 정상화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표준 부피 측정기를 각 지점에 설치하여 화물의 크기와 무게를 엄격히 측정하고 이형화물에 해당하는 화물에 그에 상응하는 요금을 물리는 정책을 실시하게 된 이유는 위와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즉, 이번 정책이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일반택배 가격에 집하·배송되던 소위 ‘똥짐’을 이형화물의 요금을 받고 집하·배송하겠다는 ‘택배요금 정상화’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화주업체에게 공문 등을 보내 이형화물 등록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하는 ‘캠페인’이 진행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강제성을 띄는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이형화물 요금을 정책대로 온전히 받음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일까.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소비자가 반송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된다. 화주 업체도 이와 관련하여 컴플레인을 받을 일이 없어진다. 물론 가장 큰 수혜자는 택배기사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CJ대한통운은 이형화물을 요금 가운데 이용화물 할증요금 1,000원을 배송기사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형화물을 배송하면서도 700원 정도의 수수료밖에 받지 못 했던 배송기사도 1,700원가량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이형화물이 초래하는 배송 비효율성과 그것을 취급하는 데 드는 공수를 고려하면 합당한 것처럼 보인다.

 

집하기사 역시 마찬가지다. 택배사는 택배 요금에 따라 단계적으로 집하 수수료율이 높아지는 정책을 두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는 “집하 시 2,600원짜리에는 27% 가량의 수수료율(수수료 702원)이 적용되는데 이형화물에 등록된 5,700원짜리에는 30% 가량의 수수료율이 적용돼 집하기사가 1,400원((5,700원-1,000원(배송기사에게 제공되는 이형화물 할증요금))×30%)가량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물론 CJ대한통운 본사도 이득을 본다. 집배송터미널로부터 중계허브터미널 간에 이동하는 간선차량의 경우 차이는 있지만, 일반 규격 화물의 경우 1,000개를 실을 때 이형화물은 일반 규격화물의 절반정도인 500개 정도 밖에 실을 수가 없다. 이형화물에 대한 정상적인 추가비용을 받는다면, 이러한 손실을 메꿀 수 있는 것이다.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CJ대한통운이 전국에 휠소터를 배치하면서 더욱 강하게 추진되고 있는 듯하다”며 “(앞서 말했듯)이형화물은 휠소터의 커브를 도는 과정에서 깨지거나 부서질 가능성이 있어 사람이 일일이 들고 날라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정책을 본사 차원에서 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화주의 사정 “비싸고 갑작스럽다”
그렇다면 CJ대한통운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불만을 토하는 화주업체가 많다. 그 이유는 첫째, 이형화물에 적용되는 요금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높기 때문이다. 즉 화주업체도 택배비가 어느 정도 인상돼야 한다는 것에, 특히 일반 화물보다 크고 무거운 이형화물의 택배비가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 동의하면서도 그 상승폭이 너무 가팔라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불만을 토로하는 두 번째 이유는 CJ대한통운이 이러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택배시장 전체의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택배업체 역시 CJ대한통운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른 택배사를 물색하고 새 계약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여기에는 화주업체 스스로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 택배업계에 종사했던 A씨는 “가로와 세로 높이변의 합이 160cm를 초과하는 화물을 이형화물로 등록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이형화물을 소형 사이즈로 내보내는 업체들이 있다”며 “즉 그동안 계약 내용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업체가 많았다”고 전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 역시 “집하하는 택배기사는 바빠서 업체가 내놓은 상품을 일일이 스캔할 여유가 없다”며 “그렇게 해서 이형화물이 소형으로 몇 번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업체가 모든 이형화물을 소형으로 찍어 내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형화물을 취급하는 화주업체의 처지가 이처럼 난처하게 된 데에는 택배 대리점의 책임도 크다는 의견도 있다. 택배 대리점은 계약의 당사자로서, 화주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화주업체가 취급하는 화물의 사이즈를 상세히 살펴봐야만 한다. 또한 ‘현재 이러한 상품에 관하여 계약을 체결했으나 추후 화주업체가 다른 상품을 출시할 경우 그에 대해서는 별도의 택배비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런데 많은 대리점이 물량을 확보하고 거래처를 늘리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왔던 게 현실이다.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는 “주먹구구식으로 영업으로 한 대리점의 책임이 크다”며 “본사 방침이 이러하니 대안을 협의한다거나 계약 당시 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대리점이 화주업체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규모가 작고 물량이 적어 협상력이 낮은 소호몰의 경우 이번 정책으로 분명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택배사 입장에서 물량이 많은 업체와 적은 업체를 동등하게 취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호몰은 물류비 절감을 위한 나름의 고민을 다각도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택배업체가 작은 품목에 대한 저단가나 대규모 기업 물량에 대한 저단가 구조는 용인하면서 이형화물만 통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즉 서비스의 차별성이 없어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택배업체가 일반 택배에 대해서는 저단가 전략을 유지하면서 거기서 발생하는 손실의 일부를 이형화물 취급 업체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큰 택배사를 중심으로 저단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350원~1,400원짜리 택배는 이미 다 공격했고, 한 달에 물량이 수천 개라고 코드를 가짜로 등록해 저단가로 택배서비스를 받던 업체들도 다 찾아내 요금을 정상화하는 추세”라며 “2,200원 이하는 ‘행낭성 상품’이라고 해서 작은 파우치나 미니 박스에 담겨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택배사 입장에서 수익이 안 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여러 택배사가 난립하여 소위 ‘몸집 불리기’를 위한 경쟁을 벌일 때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단가 계약을 많이 체결했으나 최근 이러한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상생으로 이르는 길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이번 정책이 ‘택배요금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택배 요금은 보통 2,500원이다. 그러나 화주업체가 택배사에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이 이에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같은 대리점 관계자는 “제품을 팔아 마진을 남겨야 할 업체가 물류비(택배비)에서 마진을 남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들이 물류비에서 남기는 마진을 조금만 줄여도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특히 그는 택배요금 정상화가 택배기사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상생’으로 이르는 길은 아직 멀고 험해 보인다. 역행하는 택배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를 하면서도, 그 방법과 속도에 대한 입장은 각 이해관계자마다 다르다. 소비자들은 택배요금 인상에 대한 속사정을 잘 알지 못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진짜 상생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결국 택태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 간의 타협과 합의가 아닐까 싶다.



김철민 편집장

Beyond me(dia), Beyond logistics
김철민의 SCL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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