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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의 혁신이야기] 뼈 때리는 혁신전략 3가지

파괴적 혁신, 블루오션, 그리고 틈새시장

by 이종훈

2018년 08월 31일

이종훈의 혁신 이야기④

파괴적 혁신, 블루오션, 그리고 틈새시장

Point1. 토요타 사례로 보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파괴적 혁신, '어마어마한 성능'이 중한 것이 아니다.

Point2. 옐로우테일 와인 사례로 보는 블루오션의 의미, 기존 시장에게 경쟁자로 보이면 안 된다

Point3. 제로투원(Zero to One). 누군가 버리거나 간과한 곳에 틈새가 보인다.

글. 이종훈 롯데엑셀러레이터 투자본부장

 

Idea in Brief

혁신을 외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혁신을 만드는 전략을 기반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특히 인적, 물적 인프라가 취약한 작은 기업은 큰 기업과는 다른 방식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 세 가지 전략이 있다. 파괴적 혁신, 블루오션 전략, 틈새시장 전략이다. 귀에 못박히도록 들은 뻔한 이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간파하고 실행하는 업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작은 조직이 거대한 경쟁자를 ‘와해’시키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세 가지 전략의 의미를 다시금 살펴봤다.

 

이름뿐인 ‘혁신’은 아니었던가요

 

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년 수백여 개에 달하는 스타트업들의 혁신 전략을 듣고, 또 목격했습니다. 아쉽게도 혁신을 외친 많은 이들이 그저 그렇게 이름 없이 사라졌습니다. 왜인가 생각해보니 이런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합니다. 핵심인력 몇 명의 뛰어난 지식과 실행력으로 어찌어찌 아이디어를 끌고 갈 뿐입니다. 태생부터 부족한 자원을 가진 스타트업이기에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기존 기업과 경쟁하고,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 반열에 이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시장에 뛰어들어 정면에 부딪치는 것은 아주 무모한 행동입니다. 혁신을 외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혁신을 만드는 구체적인 전략입니다. 본 기고를 통해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혁신 전략입니다. 놀랍게도 전략들의 이름은 너무나도 많이 쓰여서 흡사 진부해 보이는 것들입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 <틈새시장 전략(Niching)>이 그것이지요.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행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런 전략들입니다. 하지만 이 전략들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그 동안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이 전략들의 이름들은 서로 다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사한 접근방식이라는 점도 재밌습니다.

 

너의 이름은? ‘와해적 혁신’

 

“그 제품은 등장하자마자 시장에 ‘파괴적 혁신’을 몰고 왔습니다”

 

큰 성공을 거둔 제품에 대한 설명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위 문장처럼 실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의 등장 시점부터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아 시장을 장악한 경우’를 파괴적 혁신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파괴’의 의미는 따로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 이론은 크리스텐슨(Christensen) 교수의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 1997)를 통해서 처음 소개된 개념인데요. 파괴적 혁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반대 개념인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기업이 기술혁신 과정에서 기존 역량에 기반한 지속적 혁신을 이루는 것을 존속적 혁신이라 합니다.

파괴적 혁신은 존속적 혁신과 달리 시장에 처음 제품을 내놓았을 때는 기존 기술보다 일시적으로 열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와 꾸준하고 빠른 제품 개선을 통해서 마침내 기존 기술보다 더 높은 기술적 성능을 달성하게 됩니다. 종국에는 기존 기술을 파괴하고, 그 기술의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파괴적 혁신의 대표 사례는 1980~90년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토요타와 혼다로 대표되는 일본 자동차는 후발주자로 미국차에 비해 저렴하지만, 주행 성능은 낮은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일본 자동차는 ‘좋은 연비’, ‘고장이 적은 품질’ 등을 장점으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갔습니다. 여기에 유가상승과 첨단 전자기능 확대 등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미국 승용차 시장을 잠식했는데요. 결국에는 렉서스(Lexus)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고급차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기업이 됐습니다.

 

이처럼 파괴적 혁신이 처음부터 ‘어마어마한 성능’을 기반으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작은 기업이 성능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의 ‘일부’를 잠식하고, 종국에 시장지배 기업을 이기는 과정을 다룹니다. 여기서 파괴의 대상은 기존 기술을 보유한 강자들입니다. 성공적인 파괴적 혁신은 신흥 혁신가에 의해 시장 주도권이 전복되는 결과를 맞이하기 때문에 ‘와해적 혁신’이라는 풀이가 더 적합해 보입니다. 즉, 파괴적 혁신은 스타트업과 같이 작고 빠른 기업에 적합한 혁신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다음 크리스텐슨 교수가 제시한 <파괴적 혁신 전략 수립을 위한 다섯 가지 지침>을 살펴보겠습니다. 이걸 보면 왜 파괴적(와해적) 혁신이 스타트업과 같은 작고 빠른 기업에게 적합한 혁신 전략이 되는지 그 의미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와해적 혁신’은 왜 일어날까요?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의 제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성공 궤도에 오른 기업들은 ‘기존 역량 강화’와 ‘새로운 가치 창출’ 사이의 딜레마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듭니다. 많은 기존 기업들은 이미 본인이 가진 핵심기술에 비해 신기술 역량이 미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신기술을 무시하고 평가 절하하는 경향도 왕왕 보입니다. 또 기존 우수한 기술을 담당해온 핵심인력은 기존 기술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이 강합니다. 해당 기술에 이미 많이 투입된 자본을 회수하려는 동기 또한 강하지요. 그래서 불확실한 새로운 기술보다 기존 기술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직 관성 때문에 파괴적인 기술이 등장하고 그들 스스로 와해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어쩔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경쟁자인 듯, 경쟁자 아닌, 경쟁자 같은 너!

 

“우리 제품은 최신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레드오션 시장을 벗어나는 ‘블루오션 전략’을 추구합니다”

 

‘블루오션’은 최근에는 그 빈도가 줄었지만 역시 많은 사업계획 발표에서 접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은 2004년 한국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이 모본 교수가 집필한 기업 전략서의 제목이자 핵심 개념입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없는 독창적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많은 경쟁자들이 비슷한 전략과 상품으로 ‘핏빛’ 가득한 경쟁을 하는 시장을 레드오션(Red Ocean)이라고 한다면,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인 블루오션(Blue Ocean)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블루오션 전략을 통한 신제품의 새로운 가치 창출은 다음 액션 프레임워크의 실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옐로우테일(Yellow Tail) 와인은 중저가의 캐주얼한 이미지로 맥주와 같이 편하게 마시도록 소비자에게 접근하여 미국 와인시장을 강타했습니다. 전통적 경쟁 요소인 맛, 가격이 아닌 다른 경쟁 요소를 바탕으로 맥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여 성공했다는 점이 우리가 주목할 부분입니다.

블루오션 전략 역시 기존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신생 기업이 고려해야 할 전략입니다. 특히 시장 초기 경쟁자들에게 직접적인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성장하기 전인 취약한 상태에서 기존 강자들로부터 직접적인 견제를 받으면 성공 단계에 이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Southwest)가 초기 기존 항공사가 아닌 철도를 경쟁사로 삼았고, ‘태양의 서커스’가 서커스란 용어를 쓰면서도 서커스의 기본 요소를 대부분 배제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블루오션 전략의 두 저자는 출간 10주년에 즈음하여 <블루오션 창출을 방해하는 레드오션의 덫(블루오션에 대한 착각)>을 발표했는데요. 이걸 보면 왜 블루오션 전략이 기존 기업보다 스타트업과 같은 새로운 기업에 더 적합한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틈새 아닌 ‘집중화’, 한 놈만 패자

 

“저희는 아직 브랜드 파워도 없고, 돈도 없어서, 싼 가격으로 틈새시장을 노립니다”

 

이 또한 흔히 듣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 기업 중 성공한 기업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는 흔히 통용되는 니치마켓 전략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틈새시장 전략도 역시 일반적으로 스타트업과 같이 자원이 부족한 기업들이 취할 수밖에 없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사실 고객이나 제품, 서비스와 같은 측면에서 독자적 특성이 있는 특정 세분시장만을 대상으로 우리가 가진 역량이 최고의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 때 취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성공적인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시장세분화’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명한 기업가인 피터 틸의 저서인 <제로투원(Zero to One)>도 자신들이 독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 시장에서의 새로운 가치 제공을 통해 독점하고, 그 힘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성공적인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시장’의 존재를 확인하는 하위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한 곳’을 보고 있다

 

이번 혁신 이야기에서는 스타트업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혁신전략 3가지를 살펴봤습니다. 파괴적 혁신, 블루오션 전략, 틈새시장 전략은 모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혁신 과정의 핵심 요지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스타트업들이 기존 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루기 위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혁신을 위해서 신기술이 최우선시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 창출에 ‘적절한 기술’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잠재적 경쟁자가 되는 기존기업의 눈에는 띄지 말아야 합니다. 이 기간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좋습니다. 세 번째는 기존 기업이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좀 꺼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합시다. 마지막으로 기존 기업과 다른 관점으로 고객을 바라봐야 합니다. 범용화를 피하고, 절대로 기존 기업들을 닮아 가면 안 됩니다.



이종훈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에서 전임교수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롯데엑셀러레이터의 투자본부장을 맡고 있다. 기술경영학(MOT)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벤처기업 CFO로도 활동했다. 벤처기업 투자활동과 더불어 스타트업의 혁신, 액셀러레이팅, 벤처투자에 대한 연구 및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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