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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동 vs 알리바바] B2B물류로 인도에서 한 판 붙나

by 임예리 기자

2018년 06월 29일

징동, B2B물류로 인도시장 진출說 가속... 현지 물류업체 쉐도우팩스 자금투입 가능성

동남아 시장 넘어 인도로, '알리바바'와의 만남은 필연

IT공룡의 합종연횡... 국경을 넘은 대격돌 예고

징동 인도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알리바바 플립카트 ▲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동(JD.com)의 인도시장 진출설이 힘을 얻고 있다. 징동은 인도시장을 마켓플레이스가 아닌 B2B물류로 진입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징동이 전자상거래가 아닌 물류를 내세워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징동은 인도현지 B2B 물류 플랫폼인 ‘쉐도우팩스(Shadowfax)’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쉐도우팩스는 인도 최대의 크라우드소싱 물류 플랫폼이다. 인도 전역 75개 도시에서 7,000명의 배송기사가 매월 30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주로 식품이나 의약품을 다루는 특화 전자상거래 업체나 백화점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쉐도우팩스는 현재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징동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투자 금액은 1,800~2,500만 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징동 인도 이커머스 전자상거래 쉐도우팩스 shadowfax 京东▲ 쉐도우팩스 홈페이지 메인화면

 

징동이 구글 투자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힌 것도 인도 진출설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지난 18일 구글은 5억 5,000만 달러를 징동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동남아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더욱 질 높은 소매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징동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리우창동 CEO는 “이번 투자 유치는 앞으로 전면 시행될 글로벌 전략의 시작”이라 포부를 밝혔다. 구글의 징동 투자 소식이 알려지기 이전부터 중국 현지 매체를 통해 ‘징동이 인도 물류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보도됐다. 이와 함께 이달(6월) 말 구글차이나가 징동을 포함한 30여 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들을 이끌고 인도 델리로 현장 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사실 중국 현지에서는 징동이 자사의 핵심역량인 전자상거래가 아닌 물류로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대해 의외라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 초 징동 리우창동(刘强东) CEO가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물류를 선두에 두고 징동 공급망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던 것을 봤을 때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동남아 넘어 인도 노린다

 

징동의 글로벌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첫 번째 해외진출 시장으로 러시아를 선택했고, 이후 동남아시아에 진출하여 인도네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징동은 2015년 인도네시아에 B2C 마켓플레이스 징동인도네시아(JD.in)를 론칭했고, 세 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현지 물류업체인 자야엑스프레스트랜신도(Jaya Ekspres Transindo)도 징동의 소유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8월, 징동은 인도네시아의 모빌리티 플랫폼 고젝(Go-Jek)에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징동은 고젝과 물류 측면에서 합작을 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태국의 소매업체 센트럴그룹(Central Group)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타일랜드(JD.co.th)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징동타일랜드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자본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의 사정, 인도에서도 한 판 붙자

 

한편, 알리바바는 징동이 진출한 글로벌 거점인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중국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징동이 인도네시아 마켓플레이스 토코피디아(Tokopedia)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토코피디아는 라자다(Lazada)와 함께 알리바바 진영에 속하게 됐다.

 

인도 물류시장에서도 알리바바가 징동보다 한 발 앞선 모습이다. 알리바바는 현재까지 현지 물류업체 엑스프레스비스(XpressBees)를 포함한 6개 인도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서 지난 1월엔 엑스프레스비스에 1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알리바바 인도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 알리바바가 투자한 인도 현지 업체(2017년 기준)

 

엑스프레스비스는 2015년 설립하여 전자상거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매년 6만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알리바바는 엑스프레스비스 투자를 통해 인도에서 ‘전자상거래-결제-물류’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징동의 잔영, 혼자는 아니다

 

리우창동 징동 CEO는 “향후 텐센트, 월마트, 구글 등의 전략적 투자자들이 징동과 함께 ‘경계없는 소매’의 생태계 연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인도에서 벌어질 징동과 알리바바와의 경쟁 또한 거대한 공룡기업의 연합이 함께 맞붙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징동 진영에 속한 IT공룡 텐센트는 꾸준히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텐센트는 5개 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인도 ▲ 텐센트가 투자한 인도 업체(2017년 기준)

 

징동의 지분율 10%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월마트 역시 인도를 노린다. 월마트는 지난 5월 160억 달러를 들여 인도 본토 전자상거래 유니콘 스타트업인 플립카트(Flipkart)를 인수했다. 월마트가 플립카트를 인수함으로써 자연스레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1/3을 확보했다.

 

여기에 최근 로이터 통신은 구글의 플립카트 투자 의향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우창동의 ‘글로벌 공략 선언’은 더욱 힘을 받아 징동의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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