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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화물, 돈, 지식... 서로 다른 이동이 만드는 가치

by 신준혁 기자

2018년 07월 01일

정보, 화물, 돈, 지식... 각각 다른 이동의 방법

로지스타스테이지 참여 9개 기업 현장 스케치

가상시나리오로 보는 연결의 가치

Idea in Brief

지난 4월 로지스타서밋2018 내부에서 함께 열린 로지스타스테이지에 ‘이동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한 9개의 기업이 참석했다. ‘정보’의 이동, ‘화물’의 이동, ‘돈’의 이동, ‘지식’의 이동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각의 가치를 보여준 이 기업들은 종국에는 하나로 연결된다. 각각의 이동이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가치. 지엔오디오, 아세테크, 이삼사, 인프로, 라이엇, 도어맨로지스, 코너스, 페이오니아, ECM특허법률사무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올해초 CES2018에서 도시형 다목적 자율주행차 이팔렛(e-Palette)을 발표했다. 스스로 이동하는 무인 차량이 ‘운송 및 교통수단’으로, ‘플래그스토어’로, ‘숙소’나 ‘사무실’과 같은 다목적 공간으로 변신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였던 토요타가 해석한 자동차 서비스는 개인이 소유하는 이동 수단인 ‘자동차’가 아니다. 제조, 유통, 교통, 물류 등 다양한 산업이 녹아내린 ‘온디맨드 모빌리티’라 할 수 있다.

 

모빌리티(Mobility)는 움직임(Move)과 능력(Ability)을 합성한 단어로 대개 ‘이동성’으로 해석된다. 현실과 디지털 영역에서 이동성이 강화되면 산업 간 연계와 공유가 일어난다. 서로 다른 산업의 조합은 지금껏 없었던 형태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기존 우리가 해석하고 있는 이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가 새로운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류업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B2C 및 B2B 무역업체들의 사업이 전혀 다른 개념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로지스타스테이지에 참여한 9개 기업(지엔오디오, 아세테크, 이삼사, 인프로, 라이엇, 도어맨로지스, 코너스, 페이오니아, ECM특허법률사무소)은 서로 다른 형태의 ‘모빌리티’를 이야기한다.

 

지엔오디오와 아세테크, 인프로, 라이엇은 ‘정보의 이동’을 지원한다. 지엔오디오는 물류센터의 작업자간, 배송기사와 고객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산업용 헤드셋을 개발, 제공한다. 아세테크는 목소리(Voice) 기반 피킹시스템으로 재고관리와 입출고 정확성을 높였다. 인프로와 라이엇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공급망관리의 영원한 숙제라 불리는 ‘가시성’을 확보하고자 나섰다.

 

이삼사와 도어맨로지스는 ‘화물의 이동’을 지원한다. 이삼사는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개발하여 친환경 대체 운송수단으로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도어맨로지스는 도심 거점에서 택배발송 및 대리수령, 보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맞벌이,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부재중 택배배송 빈도가 높은 것에 착안하여 기존 택배를 보완하는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토요타의 이팔렛 사례처럼 하드웨어의 ‘이동’을 새롭게 해석한 업체도 있다. 토요타가 ‘자동차’의 활용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시켰다면, 이 업체는 ‘공간’의 활용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시켰다. 골목에 입지한 소형점포를 물류센터, 판매매장, 리퍼브스토어 등으로 활용을 추구하고 있는 업체 ‘코너스’가 그 주인공이다.

 

페이오니아는 돈의 이동을 새롭게 해석한 업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확산과 함께 해외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현지 마켓플레이스를 매개로 B2C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글로벌 셀러들이 늘어났다. 글로벌 셀러들의 고민 중 하나는 서로 다른 통화를 사용하고 있는 해외 고객들에게 제 때, 편하게 판매대금을 받는 것이다. 페이오니아는 기존 은행권을 이용했을 때 발생하는 불편함을 금융 플랫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지식의 이동을 지원하는 업체도 있다. ECM특허법률사무소는 모빌리티와 관련된 특허 및 기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된 지식 자원을 원하는 사람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CM특허법률사무소는 4월 18일 당일 로지스타서밋2018을 방문한 400여명의 청중들에게 무료 특허 및 기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줬다.

 

로지스타스테이지에 참여한 9개 기업들의 각각 다른 ‘이동의 가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정보’의 이동, 어떻게 갈무리할까

 

지엔오디오, “소통하는 모빌리티”

 

음향 브랜드 ‘자브라(Jabra)’로 알려진 지엔오디오그룹은 1869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글로벌 음향장비 전문 기업이다. 지엔오디오의 제품군으로는 의료용 보청기를 생산하는 ‘지엔리사운드(GN ReSound)’, 전문직업군(C/S, 사무직)을 위한 산업용 헤드셋, 스포츠 및 개인용 헤드셋을 포함한 ‘지엔자브라(GN Jabra)’와 물류센터 및 화물운송기사를 위한 산업용 헤드셋 브랜드인 ‘블루패럿(Blueparrot)’이 있다.

 

지엔오디오의 ‘블루패럿’은 물류센터 안에서 작업자간 소통과 화물운전기사와 고객간 소통을 원활하게 돕는다. 기존 대형 물류센터나 화물운전 시 사용하는 무전기는 제품이나 선반 등에 부딪혀 전파 방해가 발생해 소통에 불편함이 있었다. 블루패럿 헤드셋의 간편 무전 기능인 ‘패럿버튼(Parrot Button)’으로 별도 송수신기 없이 물류현장 근로자의 휴대폰을 무전기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버튼을 활용해 1대1 혹은 1대 다수의 무전이 가능하다. 또 24시간 유지되는 배터리로 물류업무를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지엔오디오에 따르면 블루패럿의 활용도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통신 3사(KT, LG유플러스, SKT)가 LTE망을 활용한 무전 솔루션을 내놓고 있고, 주파수를 대신한 LTE망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근거다.

 

지엔오디오 관계자는 “과거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망이 아닌 LTE망을 쓰는 국내 통신 3사와 연계해 블루패럿 헤드셋의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LTE 무전시대가 오면 블루패럿 제품을 통해 물류센터와 화물운전자의 업무효율이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아세테크, “풀필먼트 속 자동화 모빌리티”

 

아세테크는 물류시스템 전문기업으로 공급망 영역을 최적화하기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포괄한 토탈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 DPS(Digital Picking System)와 DAS(Digital Assorting System) 등 라이트 모듈(Light Module)를 개발해 물류현장의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세테크의 대표 솔루션은 VOS(Voice Operating Solution)다. VOS는 음성통신시스템으로 물류센터에서 흔히 사용하는 PDA 대신 음성을 통해 피킹, 재고실사 등의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VOS를 사용하면 작업자는 물류센터에서 PDA 리더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작업자의 양 손은 자유로워지고, 작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VOS는 또한 피킹시 물건을 한 번 검사하고 포장 직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크로스체킹 기능을 제공하여, 물류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피킹 확률을 낮춘다.

 

아세테크는 최근 VOS를 넘어선 물류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세테크는 일본 물류자동화 전문회사인 오카무라와 제휴를 통해 최적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한다. 시각과 음성 분류 기술을 종합한 물류자동화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세테크 관계자는 “아세테크는 보이스피킹 시스템을 발판으로 일본 물류자동화 전문회사 오카무라와 제휴를 통해 최적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VOS뿐 아니라 자동화 물류시스템도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 컨설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로, “이제는 똑똑한 축산업”

 

지금까지 가축의 사육이나 급이 관리는 주로 축산업자의 경험에 의존했다. 정성적이었을지언정, 정량적이지는 못했다. 인프로는 사물인터넷 기술 기반 ‘스마트 저울’을 기반으로 사육과 급이와 관련된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축산업계에서 정확한 계측을 기반으로 ‘가축의 건강’과 ‘재고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인프로는 축사에 설치할 수 있는 ‘사료관리 플랫폼’, ‘사물인터넷 통합플랫폼’, ‘스마트 저울’ 세 가지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운다. ‘스마트저울’을 통해 단순히 사료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 이상으로 해당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장주는 실물사료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주문 처리에 대한 기반 데이터로 활용 가능하다. 인프로에 따르면 스마트 저울을 통해 농장운영에 있어 급이량 조절, 수요예측에 기반한 사료 주문 등 농장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인프로는 반도체 기술업체 라이엇(Liot)과 협업해 만든 ‘개체관리’ 솔루션도 제공한다. ‘개체관리’ 솔루션은 가축의 귀에 부착된 RFID 센서를 통해 급이 여부를 확인한다. 급이 여부를 개체별로 파악하면 가축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고 질병관리도 가능하다. 구제역과 같은 급성 전염병의 발생과 확산을 막아 축산농가의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라이엇, “온습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도체 개발기업 라이엇(Liot)은 반도체를 사물인터넷 태그로 만들어 ‘온도 정보파악’과 ‘피킹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접목시켰다. 지금껏 신선식품이나 제약품을 배송할 때 냉매를 사용해 온도를 유지했지만, 화주, 운송기사와 고객은 상품의 온도 상태를 실시간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웠다. 화물기사가 냉장차의 온도를 알고, 통제하는 수준은 가능했지만, 개별화물의 미세한 온습도차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엇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장상자에 센서 태그를 부착해 온도와 습도를 파악하고 화주 및 물류업체에 제공한다. 온도 정보는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져 모바일 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라이엇의 반도체 기술은 물류센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기존 디지털 신호처리(DSP) 판넬을 대신해 무전원 센서 태그를 상품이나 판넬에 부착하여 재고 및 입출고 현황을 파악한다. 전원케이블이 없는 반도체 태그는 설치뿐 아니라 물류센터 확장이나 이전시에도 편리하게 탈부착할 수 있다.

 

강주형 라이엇 대표는 “고가 의약품의 경우, 온도 조절에 실패하면 전량 폐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파악하는 데 라이엇 반도체 기술이 물류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그 자체, ‘화물’의 이동

 

이삼사, “도심을 연결하는 시티모빌리티”

 

전기화물자전거 제조업체 이삼사(ESAMSA)는 도시에 적합한 e모빌리티 운송장비(전기 자전거)를 출시했다. ‘전기자전거계의 SUV’를 표방하는 이삼사의 전기자전거에는 화물칸이 달려 있다. 이삼사 자전거는 교통체증이 심하거나 사륜차 통행이 어려운 7km 미만 도심 단거리 운송에서 친환경 대체 운송수단으로 활용된다. 최대 200kg까지 적재가 가능하며 고객 니즈에 맞춘 화물보관함 제작이 가능하다.

 

이삼사에 따르면 이삼사의 전기자전거는 기업(B2B), 개인(B2C), 정부(B2G)까지 다양한 고객군에서 사업 활용도가 높다. 정부나 기업에 의해 전기자전거가 도입된다면 도심 내 자전거도로에서 대량 배송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서병수 이삼사 대표는 “유럽에서는 디젤엔진 차량을 이용한 배송 규제가 심화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기자전거는 도심 친환경 대체배송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인 이삼사가 노린 시장은 한국이 아닌 유럽이다. 이삼사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이유는 국내 자전거 관련 법규 때문이다. 유럽과 달리 이삼사의 전기자전거는 한국에서 원동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지 못한다. 화물 자전거 사업의 확산에 앞서 자전거 도로 확충과 규제 완화가 필수적인 만큼 이삼사는 정책적인 환경이 받쳐주는 유럽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면서 한국정부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유럽에서 전기자전거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부가 구축한 환경 때문”이라며 “이삼사는 장기적으로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B2G 모델을 통해 국내사업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 이전에 한국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먼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이삼사가 출시한 전기자전거 모델. 먼지나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덮개가 달린 전기자전거도 출시할 예정이다.

 

도어맨로지스, “라스트마일의 새로운 시작”

 

도어맨로지스가 내놓은 도심형 온디맨드 택배 서비스 ‘도어맨택배’는 부재중인 고객을 대신해 택배를 대리수령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며 나타난 ‘부재 중 택배수령’이나 ‘택배기사 사칭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다.

 

현재 도어맨로지스는 서울 2개소, 부산 1개소에 도어맨센터(택배보관 및 발송거점)를 설치했다. 도어맨로지스는 향후 연립 및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0여 개 도어맨센터를 단계적으로 확충하여, 향후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도어맨로지스로부터 부여받은 주소를 온라인 주문 시 택배수령 장소로 이용한다. 도어맨로지스의 도어맨센터 주소로 보내진 택배는 도어맨택배가 보관, 관리하고 이후 고객은 ▲방문수령 ▲희망 배송시간/장소설정 ▲보관 등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도어맨로지스를 통해 중고거래와 개인 간 배송도 늘어날 전망이다. 도어맨로지스는 고객이 포장하기 어려운 모니터, 중고품, 자전거 등 부피가 큰 비규격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승원 도어맨로지스 대표는 “개인 간 거래에서 안전한 포장과 배송을 보장해 중고시장 거래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며 “도어맨로지스는 택배기사를 직고용해 기존 라스트마일 물류업체가 놓치는 세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간’의 이동, 온디맨드 모빌리티로

 

코너스, “물류의 시공간 개념을 바꾸다”

 

코너스는 도심형 마이크로 물류 서비스를 선보였다. 골목이나 이면도로에 위치한 소형 점포를 개조해 ‘전시관’, ‘서비스센터’, ‘물류센터’로 탈바꿈시킨다. 한 마디로 골목 안에 여러 유통업체가 들어온다는 개념이다.

 

코너스의 서비스에는 ‘우리 동네’가 붙는다. 집 앞에서 최신제품을 경험하는 ‘우리동네 체험관’, 오늘 주문한 상품을 오늘 받을 수 있는 ‘우리동네 물류센터’, 인터넷으로 사기엔 찜찜한 상품을 미리 볼 수 있는 ‘우리동네 리퍼브샵’과 같은 식이다. 코너스는 향후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용처의 오프라인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너스는 이달 1호점을 시작으로 유통, 신선식품, 의류업체 등과 협업을 통해 골목내 다양한 온디맨드 유통물류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설명이다.

 

주영재 코너스 대표는 “코너스는 소형 공간을 구축해 창고관리시스템(WMS), 반자동설비와 같이 도심 외곽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 기능을 도심 골목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골목으로 진출하고자하는 유통업체에게 코너스가 구축한 오프라인 플랫폼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모든 이동에는 ‘돈’이 따른다

 

페이오니아, "국경을 넘는 결제 솔루션"

 

페이오니아는 해외 가상계좌를 만들어 대금을 정산하고, 크로스보더 판매자(Seller)들에게 송금해주는 결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존 해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B2C로 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판매자들은 국내은행과 해당 국가 은행, 그리고 중개은행과 환전 수수료 등 복잡한 중간단계를 거쳐 대금을 정산해야 했다. 페이오니아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며 조금 더 편안한 대금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 또는 구매가 발생할 때 페이오니아가 부여한 가상계좌를 통해 대금을 정산 받는 식이다. 페이오니아 이용자는 은행과 중개 수수료 대신 국내 인출 수수료 1.2% 이하(평균)로 대금을 정산할 수 있다.

 

이우용 페이오니아 한국지사장은 “페이오니아는 크로스보더 결제 플랫폼으로, 전체 외화 취급액 중 절반이 글로벌 판매자의 판매 대금이고 나머지는 숙박이나 프리랜서 대금”이라며 “올해 하반기 누적 외화 취급액1조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지식’의 이동, 콘텐츠도 흐른다

 

ECM, “모빌리티 지식 흥신소”

 

ECM특허법률사무소는 스타트업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특허 등록,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ECM특허법률사무소는 최근 물류 및 모빌리티 기술 연구를 통해 관련 산업의 기술 동향을 전달하고 있다.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창고’, ‘스마트배송’ 등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의 용처를 파악하고, 공급망물류 각 분야의 업체에 맞는 기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로지스타스테이지에서 특허 및 기술 상담서비스를 제공한 ECM특허법률사무소의 부스에는 모빌리티 플랫폼과 무인매장, 자동화 설비 등 기술관련고민이 있는 업계 관계자들이 방문하여 자문을 받았다. 상담을 받은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에게 특허권 출원이나 지적재산권 보호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창업가라면 특허와 법률에 관심을 갖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시우 ECM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최근 아마존과 구글의 특허 출원을 살펴보면, 개인과 물류의 모빌리티 데이터가 하나의 자산으로써 평가받고 있다”며 “기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이고 지배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시나리오로 보는 ‘연결의 가치’

 

로지스타스테이지에 참가한 9개의 기업들이 제공하는 이동의 가치는 서로 분산돼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연결돼 있기도 하다. 다음 시나리오를 통해 각 기업이 제공하는 이동의 가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자.

 

하루 단위로 사료량을 확인하고 축사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축산업자에게 해외여행은 먼 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인프로 ‘스마트팜 통합시스템’을 도입한 농장주 신준혁씨는 다음 주 해외여행을 떠난다. 스마트팜 통합시스템을 통해 직접 농장을 가보지 않더라도 가축이 먹는 사료나 음용수의 적정 급이량을 확인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축사의 온습도 현황을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 씨는 축사뿐만 아니라 농장 한 편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있기도 하다. 신 씨는 국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여 온라인으로 버섯을 판매하고 있는데, 고객 주문이 일어날 때마다 버섯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신 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선식품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3PL업체에게 버섯을 맡겼다. 이제는 물류센터까지만 버섯을 대량으로 보내놓으면, 이후 재포장과 개인 소비자당 배송은 3PL업체가 맡아 처리해주는 시스템이 완성됐다. 신 씨는 잘 몰랐지만, 해당 3PL업체는 아세테크가 개발한 물류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었다. 3PL업체 직원들은 아세테크의 음성통신 시스템 VOS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보다 빠른 제품 피킹과 출고처리가 가능했다.

 

이런 신 씨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기존 냉매를 넣어 배송하던 버섯이 종종 상하거나 파손돼 고객 불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안심하고 배송할 수 있다고 한다. 신 씨가 라이엇이 개발한 센서 태그를 버섯상자에 부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 신 씨는 실시간으로 버섯상자의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모바일로 확인 가능하여, 버섯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결품을 만드는 원인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3PL업체에 보관된 신 씨의 버섯은 택배업체가 배송한다. 이 택배업체의 택배기사는 지엔오디오가 개발한 블루패럿 헤드셋을 활용하여 3PL업체와 실시간 연락을 취하고 있다. 혹 배송 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블루패럿 버튼 하나만 누르면 거리와 상관없이 원하는 그룹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블루패럿 헤드셋은 한 번 충전시 24시간 사용이 가능하여 편리하고,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어 꽤나 편리하다는 택배기사의 후문이다.

 

신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재배한 버섯을 마을회관에 갖다 주고 있다. 이 때 신 씨는 이삼사의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이용한다. 화물칸에는 버섯 10박스 정도는 거뜬히 들어간다. 역삼륜의 이삼사 화물자전거의 디자인은 꽤 인상적이어서, 마을 주민들의 관심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기름값이 안 드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신 씨는 농장일 말고도 소일거리로 직접 만든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이 때 택배포장과 안전한 배송은 신 씨에게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가구와 같이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형 화물은 포장재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거리였기 때문이다. 이 때 도어맨로지스가 신 씨의 고민을 해결해줬다. 도어맨로지스는 비정형 화물의 포장과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해줬다.

 

도어맨로지스는 코너스와 제휴하여 신 씨의 마을에 있는 빈 공간을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공간은 물류센터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 씨와 같은 사람들이 ‘판매매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 씨가 재배한 버섯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곤드레나물과 같은 농작물도 함께 판매된다.

 

신 씨는 최근 가구와 함께 직접 만든 소형 악세사리를 해외 사이트에 판매하고 싶어졌다. 일단 한국에 있는 아마존글로벌셀링을 통해 아마존재팬에 입점하여 가까운 ‘일본’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 신 씨는 기존 은행과 거래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일본에서 판매하여 수령받는 엔화를 한국의 원화로 바꿔서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페이오니아의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다.

 

신 씨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축산물과 버섯, 가구, 악세사리를 판매하고 있는 신 씨는 각각의 상품들이 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각 프로세스의 중간에는 신 씨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기술’로 전체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존재했다.

 

신 씨는 생각을 정리하고자 ECM특허법률사무소에 들렸다. 다양한 이동, 그 중간에 만들어지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면, 신 씨가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더 잘 관리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신준혁 기자

시류(時流)와 물류(物流). 흐름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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