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이커머스 물류 新전장 “이제는 ‘반품’이다!”

by 송상화

2018년 06월 28일

유통 경쟁력을 높이는 키, ‘무료 반품’을 지배하라  

양날의 검, ‘매출 향상’과 ‘비용 증가’ 사이에서 

이커머스 반품 전자상거래 아마존 UPS 워드로브 회수물류

 

글.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세상 모든 것을 파는 플랫폼 기업 아마존에게도 개척하기 어려운 분야가 있습니다. ‘신선식품’과 ‘패션의류’입니다. 신선식품과 패션의류는 기존 고객들이 상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습관이 형성된 상품군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표준화가 쉽지 않고, 사전 품질 예측이 어렵기도 합니다. 전자제품이나 도서 같이 품질이 표준화돼 있고, 리뷰나 사진 설명만으로 품질에 대한 사전 예측이 가능한 상품군과는 다릅니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구매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의 습관을 ‘온라인’으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수많은 기업이 온라인 신선식품 및 패션의류 유통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한 기업은 별로 없습니다.

 

패션의류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 추천 서비스로 1조 원 매출을 올린 스티치픽스(Stitch Fix)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을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해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한 업체입니다.

 

그러나 스티치픽스도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기존 습관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기존 방식대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역시 미개척 분야를 해결하고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푸드를 인수하며 신선식품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패션의류 유통은 여전히 아마존에게도 어렵습니다.

 

패션 겨냥한 아마존, 총알은 ‘반품’

 

미개척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을까요. 아마존은 2017년 6월 아마존의 물류 역량을 활용한 아마존프라임워드로브(Amazon Prime Wardrobe, 이하 워드로브)라는 패션의류 특화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합니다. 워드로브는 2018년 상반기 중 1억 명을 돌파한 프라임 멤버십 가입 고객을 전체를 대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워드로브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3개 이상 고른 후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고객에게 배송 후 고객이 원하는 제품만 선택, 결제하고 나머지 제품은 무료로 반품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무료 반품’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패션제품의 사이즈나 재질, 스타일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 제품 구매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구매하길 희망하는 제품을 모두 하나의 박스에 담아 배송 받고, 원하는 제품만 선택한 후 나머지 제품은 모두 무료로 반품할 수 있게 되면 제품 구매에 대한 부담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앞서 잠깐 언급했던 스티치픽스를 이용하는 고객 또한 배송된 제품 중 원하지 않는 제품은 무료로 반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티치픽스의 경우 고객이 직접 고른 상품이 아닌, 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한 5개 제품 중 몇 가지를 선택해야 되기 때문에 제품 선택 범위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아마존의 워드로브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모두 선택하여 무료로 배송 받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 이외에는 무료로 반품할 수 있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보다 유연한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구매하길 원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여러 박스에 담아 입어본 후 원하는 제품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무료로 반품한다는 개념은 무료배송만큼이나 혁신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온라인 유통의 핵심 경쟁력이 빠르고 유연한 무료 배송에 있다고 인식됐지만, 무료 반품이 유통 경쟁력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용 절감 No, ‘수익 창출’의 물류

 

무료 반품으로 가장 유명한 기업으로 온라인 신발 판매기업 자포스(Zappos)가 있습니다. 2009년 아마존에 8억 5,000만 달러에 매각된 자포스는 365일 무료 반품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로 온라인 신발유통 분야에서 급성장한 기업입니다. 패션의류와 마찬가지로 신발 역시 사이즈 및 재질, 스타일에 대한 사전 예측이 어렵기에 모든 구매에 대해 무료 반품을 365일 내 허용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이었습니다.

 

물론 파격의 반대급부는 있었습니다. 자포스 입장에서는 30% 이상의 제품이 반품돼 들어올 수 있기에 ‘제품 판매물류’뿐 아니라 ‘반품물류’ 분야에서도 운영비용이 급증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포스가 무료반품을 고수한 것은 ‘매출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기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포스는 무료배송 및 반품에 따른 물류 프로세스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키바(Kiva Robot)를 대거 활용했고, 자포스를 인수한 아마존이 키바까지 인수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커머스허브(Commerce Hub) 등의 연구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반품 비율이 9% 이하인 반면 온라인 구매의 경우 최소 30%의 상품이 반품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UPS의 분석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에 있어 제품가격 대비 반품물류 비용은 20~65% 수준으로 온라인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높은 물류비용과 대규모 반품에 따라 수익성 창출이 어려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널오브마케팅(Journal of Marketing)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반품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한 이후 평균적으로 457%의 매출 향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반품 프로세스가 효과적이고 용이할 경우 95% 이상의 고객이 해당 사이트에서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분석된 결과를 보더라도 반품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NRF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온라인 쇼핑 고객의 35%가 반품 및 교환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0%의 고객은 무료 반품을 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68%의 고객은 한 번 이상 상품을 반품한 경험이 있고, 60%의 고객은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반품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품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80%의 고객이 구매를 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무료 배송이 아니라 무료 반품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객을 이동시키는 핵심 열쇠가 되는 것입니다.

 

양날의 검에 숨어있는 기회

 

무료 반품은 매출 향상과 비용 증가라는 양날의 검을 품고 있습니다. 물류 프로세스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무료 반품 도입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지속적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효율적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한 기업에게는 무료 반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료배송 시장이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기업’의 독주였다면, 무료반품은 월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기업에게도 기회가 됩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의 자료에 따르면 제품을 매장에 반품할 경우 전체 반품 물류비용이 3달러 정도 들어가는 반면 물류센터로 택배 등을 통해 반품할 경우 반품 물류비용이 6달러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매장 반품의 경우 재판매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 정도지만 물류센터로 반품하는 경우 재판매에 4일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보유한 월마트 입장에서 아마존에 비해 보다 효과적인 반품 프로세스 관리가 가능한 것입니다.

 

UPS의 분석에 따르면, 반품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료 반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고객들에 대한 반품 서비스 선호도에 있어 60%는 무료 반품 서비스를 선택했습니다. 51%는 복잡하지 않은 반품 프로세스, 44%는 반품에 필요한 라벨을 손쉽게 프린트해주는 서비스, 42%는 환불에 걸리는 시간 단축을 원하고 있습니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온라인 유통업체에 있어 기본 사항이 됐습니다. 더 많은 고객들이 무료 배송을 당연히 제공 받는 기본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기에 ‘풀필먼트’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및 서비스 운영에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료 배송뿐 아니라 무료 반품까지 점점 더 기본 서비스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곧 유통에 있어 물류의 중요성을 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물론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고객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과 함께, ‘수익성’이라는 숙제를 낳기도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키바 로봇을 가장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기업이 자포스였고, 자포스의 365일 내 반품 정책은 자포스를 8,600억 원 가치의 온라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것은 결국 물류 서비스를 지배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무료 배송에 이어 반품까지 무료가 되면 물류 프로세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집니다.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반품 회수물류 아마존 워브로드

 

효과적 반품을 위한 9가지 제언

 

효과적 반품 프로세스를 운영하기 위한 기본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정확한 상품 정보 제공을 통해 ‘반품률을 낮추고’, 동시에 물류 프로세스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하면 됩니다. 커머스허브(Commerce Hub)는 반품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제품 상세정보 제공

고객이 반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 제품과 실제 배송된 실물 제품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에게 보다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처음부터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의 충동구매를 유도하기보다는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실용적 구매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료 반품이 제공되면 고객이 좀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고객 반품률을 낮추기 위해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② 상품리뷰 권장

상품 후기(리뷰)를 정직하게 공개하는 것은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가 올라올 가능성도 내포하기에, 늘 부담이 따릅니다. 하지만 고객 리뷰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상세 정보 이상으로 잠재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정확하고 세밀한 정보라 볼 수 있습니다. 잘 구축된 리뷰 데이터를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 관리 측면에서 오히려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③ 풀필먼트 정확도 향상

고객이 주문한 상품 사이즈나 색상, 제품이 정확히 배송되도록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을 최대화해야 합니다. 하루 처리 가능한 물량이 증가할수록, 물류 서비스의 복잡도는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자체 투자로 극복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전문 물류기업을 통한 복잡도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④ 제품별로 다른 반품주소 설정

고객에게 각각 다른 배송지(매장, 혹은 특정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배송했다고 하더라도, 재판매를 고려하여 반품 주소는 서로 다르게 설정해야 합니다. 판매 장소로 반품 장소를 제한할 경우 오히려 반품 프로세스의 복잡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⑤ 반품을 위한 통합 플랫폼 구축

상품 판매 및 배송과 관련된 플랫폼(홈페이지)은 이제 꽤나 많습니다. 반면, 반품 전용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입니다. 제품을 반품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보다 자세한 안내 및 실시간 가시성을 제공하는 반품 전용 플랫폼 운영이 필요합니다. 통합 플랫폼에서는 반품 가능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반품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이드할 필요가 있습니다.

 

⑥ 반품가능 기간을 늘려라

텍사스주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고객이 반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간(가령 ‘1주일’ 이내에 반품 가능)을 확장하여 제공할 경우, 오히려 반품률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반품가능 기간이 짧을 경우 고객이 급하게 반품하게 되지만, 반품기간이 여유롭다면 고객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 또한 함께 늘어납니다.

 

⑦ 오프라인 매장 통한 반품 제공

매장을 통한 반품이 택배를 통한 반품보다 비용이 낮을 뿐 아니라 반품 편의성도 경우에 따라 높습니다. 더불어 반품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다른 제품을 구매할 확률도 올라갑니다. UPS의 분석에 따르면 반품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 중 62%가 매장에서 추가적인 구매를 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⑧ 반품 물류비의 지불 주체 명확화

기본적으로 가장 좋은 정책은 온라인 판매기업이 반품 물류비용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무료 반품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물류 프로세스 관리 역량을 높여 매출 확대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고객에게 반품 비용을 부담시킨다면 처음부터 고객에게 반품에 따른 비용을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⑨ 블랙컨슈머 관리

좋은 의도로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고객이 이를 악용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구매의 약 3.5%에서 악의적 반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블랙컨슈머라면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상화

한국지역난방공사, 홈플러스그룹, POSCO, CJ대한통운, 현대엠앤소프트 등 제조, 유통, 물류 분야의 기업들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였고, 삼성전자, LG전자, CJ제일제당,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생산성본부, 국군수송사령부 등과 함께 SCM 및 물류혁신 관련 교육을 진행하였다. Marquis Who's Who, IBC 등 인명사전 등재 및 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관심분야는 SCM 최적화, 물류 및 유통 혁신, 위치 기반 서비스 및 네비게이션 최적화 등이 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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