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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 무인택배함 시장 커져가지만, 수익화 돌파구는 찾기 어려워

by 임예리 기자

2018년 04월 11일

한 번 사용하는데 100원, ‘낮은 이용료’가 가장 큰 어려움

시장점유율 확대 위한 택배함 투입은 계속될 전망

速递易 丰巢 무인택배함 쑤디이 펑차오

▲ 쑤디이 무인택배함을 이용하는 중국 택배기사의 모습

 

중국 무인택배함 업체의 수익성 고민이 커져가는 와중에, 저렴한 사용료가 수익화 모델 수립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최대 무인택배함 업체 쑤디이(速递易)가 2017년 재무보고를 알렸다. 쑤디이 측에 따르면, 2017년 영업 총수입은 8억 600만 위안(한화 약 1,365억 원)으로, 2016년 대비 22.5%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영업수입은 4억 1000만 위안(한화 약 694억 원)으로 2016년 대비 124.2% 증가했다.

 

영업수입이 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자사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나타난 수익이었다. 쑤디이 운영사 산타이(三泰)의 실적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800만 위안, 12억 6,900만 위안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작년 4월, 산타이가 상장되어 있는 션전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으며, 주식명 앞에 ST(관리종목)가 붙어 위험종목으로 표기됐다. 이후 산타이는 지분매각을 진행했고, 지분매각으로 약 7억 3100만 위안(한화 약 1,238억 원) 수입을 확보했다.

 

현재  산타이는 쑤디이의 지분의 34%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이나포스트 캐피털(中邮资本), 차이냐오네트워크의 전자본(全资本)회사 이바오(驿宝)네트워크,푸싱(复星) 캐피털의 자회사 야동베이전(亚东北辰)이 각각 50%, 10%, 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쑤디이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에 있다. 무인택배함의 수입은 기본적으로 택배 배송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택배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한 형태의 택배보관함의 가격은 1만 8,000위안~5만 위안(한화 약 305~85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임대료와 유지비 등이 더해지면 택배보관함의 운영비는 더 높아진다.

 

하지만 투자비에 비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배송기사가 쑤디이 택배함에 택배를 맡기고 0.4~0.6위안(한화 약 68~102원) 정도를 지불하면, 고객이 무료로 찾아가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사용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윤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고객이 택배를 가져가는 시간이 늦어지면, 회전율도 낮아진다. 이에 2016년 쑤디이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4시간 이상 보관’되는 물품을 대상으로 과금하는 정책을 시범 운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과금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중단됐다.

 

사용료 이외에도 택배함의 모니터나 외관에 광고를 싣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큰 수익은 되지 못한 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마땅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쑤디이의 성적은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쑤디이 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쑤디이는 3,600~4,500만(한화 약 61~76억 원) 위안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또 다른 무인택배함 업체인 펑차오(丰巢) 역시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무인택배함 업계는 쑤디이와 펑차오가 양분하는 상태다. 두 업체가 보유한 무인택배함이 전체의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작년 12월 기준, 쑤디이의 택배함은 8만 4,000여 대 정도다. 펑차오의 경우 작년 중지이잔(中集e栈)을 인수하면서 7만  5,000여 대의 무인택배함을 확보했다.

 

다만 펑차오의 경우, 쑤디이와 달리 출범 시작부터 사용료 무료 전략을 내세웠다. 펑차오가 슌펑(顺丰), 윈다(韵达)를 포함한 5개의 물류업체가 세운 업체인 만큼, 각 택배업체의 라스트마일 배송을 보완하는 역할로써 애초부터 수익화 모델 수립을 우위에 두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수익성에 대한 고민과 별개로 중국 무인택배함 업계의 성장은 가파른 추세다. 2014년 1만 5,000여 대 정도였던 무인택배함은 작년 기준 17만 대 정도로 늘어났다.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员)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국 택배함시장의 규모는 134억 위안(한화 약 2조 2,688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쑤디이, 펑차오 간의 경쟁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쑤디이 측은 지속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택배함 설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 발표했다. 펑차오 역시 작년 1월 투자사인 슌펑, 윈다 등으로부터 25억 위안(한화 약 4,235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택배함 확대를 계속할 것이라 알린 바 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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