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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공급사슬만을 위한 ‘솔루션’ _ 글로벌 물류스타트업백서(31) 엘레멘텀(Elementum)

by 김정현 기자

2018년 0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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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화두가 된 이후부터 사물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등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의 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능력이다. 특히,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얽혀있는 공급망에 속한 사업자라면 산업을 둘러싼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회사 내·외부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여 기업 내부 및 주변 환경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사보다 한발 더 빠르게 예상되는 문제에 대응하고 운영 효율을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두에도 불구하고 공급망은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다. 어떤 회사들이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공급망의 상류와 하류에 어떤 방식으로 회사들이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대기업조차도 부품 공급업자들의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급망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이런 상황에서 ‘전사적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세계 2위 제조업체인 플렉트로닉스(Flextronics)사의 멤버들의 소규모 팀으로 시작된 이들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엘레멘텀(Elementum)’이라는 이름의 업체를 창업한다. 엘레멘텀은 공급망 관리 부문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제공자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한다. 2014년에는 가트너(Gartner)가 꼽은 공급사슬 관리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SaaS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말한다. 모든 서비스가 클라우드에서 이뤄진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웹에서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다. 웹메일 서비스를 떠올려보자. e메일을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따로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하지 않는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주소를 입력하고 로그인하면 끝이다. 유클라우드나 네이버 클라우드,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PC에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에 접속하면 바로 주요 기능을 쓸 수 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ceo

▲ 엘레멘텀(Elementum)의 네이더 미하일(Nader Mikhail) 대표

 

엘레멘텀은 2014년에 4,400만 달러의 시리즈B 유치에 성공해 총 누적 투자 6,000만 달러 규모를 달성했다. 해당 투자에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와 플렉트로닉스가 참여했다. 엘레멘텀은 해당 투자금을 자체적인 기술 강화와 HR 부문에 투자했다. 이 결과 2017년 말 엘레멘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발표한 일하기 좋은 직장 50개사에 포함되기도 했다.

 

엘레멘텀은 다이슨(Dyson), 레노버(Lenovo), 오피스디포(Office Depot)를 비롯한 5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11월 60개국 이상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상업용 및 소비제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업체인 레노버(Lenovo)가 엘레멘텀과 계약을 체결했다. 레노버는 엘레멘텀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더 나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고 구체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활용했다. 특히 제조회사는 고품질 제품을 적기에 납품해야하는 목표가 존재하는데, 레노버는 엘레멘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적기 납품을 가속화하고 보유재고를 최소화하여 전 공급사슬에 신속성 및 오류 및 누락을 최소화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오피스디포(Office Depot)가 엘레멘텀과 협업을 밝혔다. 오피스디포는 엘레멘텀이 그들의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고 옴니채널 운영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엘레멘텀의 솔루션은 조달, 물류, 제조 및 재고관리를 비롯한 소매업체의 비즈니스 전반 모든 부문에서 가시성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오피스디포의 경영진은 엘레멘텀의 상황실에도 접속할 수 있다. 이 상황실을 통해 경영진들은 모든 엘레멘텀 앱에서 종합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산, 출하 및 재고현황을 보고 관리할 수 있다.

 

엘레멘텀은 공급사슬 분야에서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과 같은 업체가 되고자 한다. 세일즈포스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체이듯이 엘레멘텀은 공급사슬 및 물류 분야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하고자 한다.

*세일즈포스는 고객 서비스 매니지먼트를 주로 하는 클라우드 컴퓨터 솔루션 제공 업체로,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1999년 미국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제공 업체인 오라클의 임원 출신인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들과 함께 서비스 특성화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로 설립했다. (출처=두산백과)

 

모두의 공급망을 위하여

 

그렇다면 엘레멘텀이 제공하는 공급사슬 소프트웨어는 어떤 것일까. 반도체칩(Chip) 제조업체가 컴퓨터 완제품 제조업체 두 곳과 협력한다고 가정해보자. 엘레멘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두 회사의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부품인 칩을 제조하는 회사와 완제품 제조업체 모두의 공급사슬에 가시성을 부여할 수 있다.

 

먼저 칩을 제조하는 업체는 엘레멘텀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들의 공급사슬을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는 배송(Delivery) 프로세스를 단축시키고 더욱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공급사슬 라인의 효율성 증대를 통해 전체적인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한편 그들과 거래하는 하드웨어(컴퓨터) 제조업체들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공급망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엘레멘텀이 세계 유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한다. 오라클(Oracle)과 SAP과 같은 회사들은 언뜻 보기에 엘레멘텀이 제공하는 솔루션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키넥시스(Kinaxis)와 JDA와 같은 업체들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에 미하일 대표는 “엘레멘텀은 다수의 기업 솔루션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Platform)이라 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운영 측면에서는 엘레멘텀을 사용하고 세일즈, HR 등 각 분야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엘레멘텀을 사용하는 고객사들의 대부분은 오라클이나 SAP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공급사슬 개선을 위해서는 엘레멘텀의 솔루션 도입을 선택했다.

 

또한 엘레멘텀은 각 운송의 연결점(Node) 당 금액을 청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수백 개의 노드를 가지고 있다. 즉, 엘레멘텀을 이용하는 고객사 대부분은 1년에 수백만 달러가 아니라 수십만 달러를 소비하게 된다. 고객사들은 해당 비용으로 데이터 저장소(Storage) 무제한, 사용자 무제한, 자동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혜택

▲ 엘레멘텀 사용자는 무제한 스토리지, 무제한 사용자, 자동 업그레이드 등이 가능하다.

 

미하일 대표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했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이 공급사슬의 기반이 되는지 알지 못한다. 때문에 CRM 및 기업 자원계획(Resource Planning)을 담당하는 팀들은 알아내기가 힘들다”며 “엘레멘텀은 이러한 산업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섯 개의 핵심 시스템

 

엘레멘텀은 자체적인 시스템의 역할을 각 니즈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실시간 공급자 관리, 제조작업 현장 모니터링, 실시간 물류 관리, 재고관리, 전체적인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상황실까지 총 5가지이다.

 

영역

▲엘레멘텀이 다루는 5가지 영역

 

첫째는 소스(Source)라고 명명한 실시간 공급자 관리(Real-time supplier management)이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경쟁사보다 앞서서 그들이 관리하는 공급업체들의 현황 등 산업과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대처할 수 있다. 엘레멘텀은 매일 1천만 건이 넘는 사건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보들을 고객사의 공급사슬에 맞게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문제 발생 시에는 공급업체들의 정보와 자사의 정보 중 중복된 것을 찾아내어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이용자는 엘레멘텀 솔루션을 통해 경쟁자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을 세우거나 제한된 자원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제조(Manufacture) 분야로 실시간 작업현장(Shop Floor)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제로 작업현장에 작업자가 파견되어 있지 않아도 작업 현장에 작업자를 배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생산 및 산출량을 확인하고 품질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계획된 양을 달성하기까지 대략적인 소요시간을 산출한다. 앱 하나로 이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데이터 산출을 위해 수많은 스프레드시트를 받아서 확인할 필요가 없다. 엘레멘텀은 고객사의 공장 정보와 제품 그래프(Product Graph™)에 입혀, 고객들에게 실시간 글로벌 가시성과 시시각각 발생하는 상태에 대한 변동 사항을 파악하고, 유사시 경고 알림을 전송한다. 고객사들이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생산량(Output), 품질(Quality), 생산(Build), 계획(Plan), 배송(Ship) 등이 있다.

 

엘레멘텀의 핵심 고객사인 다이슨(Dyson)의 제임스 로완(James Rowan) COO는 “제조사들은 자사의 공장과 최종 고객 사이의 접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출하시간 단축을 원한다”며 “엘레멘텀의 솔루션은 이런 목표를 위한 기능들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운송(Transport) 분야에서의 실시간 물류관리(Real-time Logistics Management)다. 어느 산업이던 속도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으며, 엘레멘텀의 솔루션은 궁극적으로 빠른 배송을 돕는다. 운송수단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으며 트럭에서 항공으로 옮겨지는 등의 복합운송(Cross-carrier)에 대한 배송 트래킹이 가능하다. 운송업자(Carrier)의 운송이 늦어지면 조기에 경고를 보내며 운송업자들의 성과 측정까지 한다.

 

타사 소스 및 GPS 위치 확인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들을 통해 기업의 공급망 내에 있는 모든 경로 및 선적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전체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각각의 경로별로 제공되기도 한다. 또한 사전 병목현상(Bottleneck)을 감지하고 이 모든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고려한 예상도착시간(Estimated time of arrival)을 다시 계산하여 제공한다. 때문에 외부 요인이 고객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기 전에 지연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도록 지원한다.

 

엘레멘텀 솔루션의 네 번째 핵심 응용 분야는 실시간 재고관리(Real-time Inventory management)다. 솔루션 사용을 통해 이용자는 과재고를 줄이고 동시에 재고부족(Stockouts)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재고 흐름을 모니터링 하여 안전재고(Buffer Inventory)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재고를 린(Lean)하게 취급하여 기업의 현금흐름 유동을 원활하게 하여 다른 사업 분야에 이를 투자할 수 있다.

 

해당 솔루션은 창고에 보유하고 있는 재고뿐만 아니라 이동 중인(In-transit) 재고까지 파악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이다. 조달물류 및 제조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 요구를 적시에 맞출 수 있도록 한다. 재고 수준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엘레멘텀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물류센터(Distribution Center) 및 수송 중인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수요에 맞출 수 있는지, 혹은 조정이 필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상황실

▲상황실(Situation Room) 화면

 

마지막은 전체적인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실(Situation Room)이다. 고객사는 상황실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문제로 번지기 전에 발생하는 이슈들을 실시간으로 찾아낸다. 또한 상황실은 웹과 모바일 앱 등 동일한 플랫폼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위치에 상관없이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객사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몇 번의 클릭만으로 상황표를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작업자들이 동일한 데이터를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작업자들은 데이터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어 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

 

구동화면

▲ 다이슨(Dyson)이 사용하는 엘레멘텀 화면

 

미하일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를 통합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미래 시장 판도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엘레멘텀은 업계를 혼란시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공급사슬 분야에서 규칙을 다시 생성하여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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